최근 수정 시각 : 2025-04-24 20:42:40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파일:도망쳐서 도착한 곳에.jpg

1. 개요2. 상세3. 기타

1. 개요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逃げ出した先に楽園なんてありゃしねえのさ
미우라 켄타로의 만화 베르세르크의 명대사.

2. 상세

단죄편 : 로스트 칠드런의 장 결말부에서 나오는 대사로, '운명에 대한 저항과 투쟁'이 주제인 베르세르크의 주제 의식을 잘 표현하는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이다.

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해 가출했지만, 인신매매범들에게 납치당한다. 이를 가츠가 구해줘 가츠를 따라다니게 된다. 가츠와 질은 질의 마을을 습격하던 사도 로시느를 잡으러 안개 계곡에 가고, 질은 로시느에 의해 요정[1]이 될 뻔 하지만 또다시 가츠가 구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비참한 현실로 돌아가기 싫었던 질은 가츠에게 어디라도 좋으니 자신을 데려가 달라 하지만, 가츠는 아래와 같이 말하며 거절한다.
봐라. 내 주변의 어둠을.[2]
어디라도 좋다고 했지? 여기가 네가 도착한 곳, 여기가 네 낙원이다.
(악령들을 한 번에 참살하고 질을 안아준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도착한 곳, 그곳에 있는 건 또 다른 전장뿐이다.
돌아가. 여긴 나의 전장이다.
넌 너의 전장으로 가라.

이후 질은 자신에게 검사님처럼 처절하게 살 용기도, 로시느처럼 도망칠 용기도 없다는 걸 깨닫지만 대신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3. 기타

극중 은 작디 작은 황량하고 척박한 산골 마을에서 무능력한 술주정뱅이에 가정 폭력을 일삼는 비참한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매일 매 맞아가면서도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 하는 어머니를 나약하고 한심하게 바라보면서도 자신 역시도 꿈도 희망도 없는 남루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던 로시느 역시 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고, 이윽고 로시느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행복해지고자 요정들이 산다는 안개계곡을 찾아 떠났다.

질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타고난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리저리 자유로이 떠도는 가츠를 보며 자신도 데려가달라며 애원하지만, 가츠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어둠과 심연 속 마물들을 불러들이며 질에게 똑바로 보라고 응수한다. 그 후 가츠를 둘러 싸고 있는 마물들을 보며 기겁한 질은 공포에 떨며 낙담하고 만다. 그리고 나오는 대사가 바로 이 문서의 제목인 것이다. 가츠는 그녀에게 "이 어둠은 나의 전장이자 네가 도망친 끝에 도달한 낙원이다." 라며, 그러니 "너는 너의 전장으로 돌아가라" 라고 말한다. 그러자 질은 자신이 돌아가고 싶은 곳 따윈 없으며, 그곳은 싫은 일 투성이에 아무도 상냥하지 않다며 투정하지만 가츠는 어둠과 함께 사라진다.

로시느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바꾸기 위해 모든 걸 바쳐서 사도가 되었다. 가츠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처절히 저항하며 혈혈단신으로 그것을 뚫고 나아간다. 허나 질은 그들과는 다르게 무기력하고 나약한 존재로서 살아왔으며, 현재에 불만이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좌절만 쌓아 갔다.

그러나, 가츠가 사라진 후 안개가 개었고, 질은 왠지 모를 홀가분함과 함께, 하늘에서 바라본 자신의 마을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작게 보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자신은 역시 가츠처럼 처절하게 살 순 없고, 그렇다고 로시느처럼 도망칠 용기도 없다고 파크에게 털어 놓는다. 그 대신 적어도 자기 나름대로 울고 소리치며 이를 악물어보겠다고, 그러면 조금이라도 뭔가 바뀌지 않겠냐며 다짐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산속에 감춰져 보이지도 않는 작은 마을에서, 나는 나의 작은 싸움을 시작하겠다" 고 결심하며 모든 사건은 종료된다.

베르세르크는 가츠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빠져드는 부조리한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서도, 그저 방관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그것을 뚫고 나아가 이윽고 스스로가 자신의 운명을 능동적으로 자아내는 인간의 의지력을 설파한다. 가츠에게 있어서 마물을 불러들이는 낙인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초월적 존재들에 의해 심어진 것이며, 보통 사람이라면 그 운명을 이겨내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가츠는 그것을 자신의 전장이라 지칭하며 그것에서 도망치지 않고 맞받아쳐 싸워, 자신에게 주어진 부조리한 운명을 스스로 바꿔내려 발버둥친다.

가츠에게 있어선 마물을 불러 들이는 그 삶을 부정하고 도망쳐도 거기엔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낙원이 없다. 가츠에게 있어서 낙원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며 이윽고 그것을 뚫고 나아가 그리피스에게 당도하여 그와 매듭을 짓는 것 뿐이다. 질은 가츠가 스스로 어둠을 뚫고 나가는 광경을 목도하며, 마을에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며 반성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전장을 스스로의 의지로 저항하고 싸워 나아가라는 것.', 이것이 가츠가 질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였다고 할 수 있다.

KBS2 드라마 순정복서 2화의 초장부에 이 대사가 인용되기도 했다.

웹소설 '도망친 곳이 낙원이었다'는 이 대사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잠뜰의 상황극 도망자들에서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없다는 말.. 믿어?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정약용의 경우 우곡동 같은 낙원을 찾는 행태에 그런 곳은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자손을 토끼나 노루로 만드는 짓에 불과하다고 하는 비슷한 어록을 남겼다.

웃긴대학에 이 대사의 잘못된 남용을 지적하고 해석을 잘 풀어놓은 게시물이 존재한다.

던전앤파이터만들어진 신 나벨 레이드에서 나벨이 분노의 내면 패턴을 시전할 때 이 대사를 읆는다.


[1] 사실은 요정이 아닌 식인 벌레다.[2] 제물의 낙인으로 인해 몰려드는 악령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