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 SLI VGA까지 수랭을 사용한 커스텀 수랭 시스템.[1] |
1. 개요
수랭(水冷, water cooling)은 열을 전달하는 매질이 액체인 냉각 방식을 말한다. 펌프를 이용해 냉각수를 순환시켜 장치에서 발생한 열을 이동시킨 다음 외부에서 냉각한다.[2]이 문서에서는 데스크톱 컴퓨터의 부품 냉각 방식(십중팔구 공랭쿨러) 중 특이 케이스인 "수랭쿨링 시스템"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다.[3] 엔진의 열을 식히는 시스템도 같은 수랭이지만 엔진 냉각을 위한 수랭 시스템은 라디에이터 참고. 히트펌프의 응축기를 냉각시키기 위해서도 수랭식 냉각기[4]가 쓰이고 레이저나 촬영소자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도 수랭식이 쓰이는 경우가 있고 총기의 과열을 막기 위해서도 쓰이고 아예 발전소 같은 대형 플랜트 전체를 냉각시키기 위해서 강물을 끌어다 쓰기도 한다.
공랭식보다 효율이 좋고 소음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설치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설치 후에 부품을 바꿀 때마다 냉각시설을 차단 및 분해하고 다시 재조립하는 과정이 들어가니 유지보수도 곤란하다. 덤으로 펌프를 사용해서 고압의 액체를 순환시키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면 누수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누수가 한번 발생하면 대부분 다른 부품까지 고장난다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있으므로 부담스럽다면 공랭을 선택하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수랭식은 곧 터질 수랭이랑 이미 터진 수랭밖에 없다 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물 대신, 냉매나 기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비전도성 냉매, 기름의 경우 아예 냉매나 기름에 부품을 담가서 냉각 시스템을 구축하곤 하는데, 보통 저렴한 미네랄 오일(유동 파라핀 등)을 사용하기에 대개 '유랭식'이라고 한다.
2. 상세
수랭이 공랭보다 냉각에 더 효율적인 이유는 상온에서 물이 밀도와 비열이 훨씬 크고 열 전도율이 좋아[5] 더 많은 양의 열을 더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똑같이 달궈진 프라이팬을 냉동실에 집어넣는 것과 찬물에 담그는 것 중 어느 쪽이 훨씬 빨리 식을지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온다.냉매로 사용하는 냉각수는 증류수와 부동액에 계면 활성제, 알칼리성 인히비터와 색소 등을 첨가해 만든다. 부동액으로는 대부분 프로판디올이나 에탄디올을 많이 쓰나 에탄디올은 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6] 자동차 부동액으로 쓰이고, 컴퓨터로는 프로판디올을 더 많이 쓴다. 프로판디올은 스프라이트 등의 식품에도 들어간다. 증류수는 비전도체이기 때문에 회로에 떨어져도 합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여러 이유로 순도가 떨어지는 순간 전도성을 띠게 되면서 합선이 난다.
워터 블록이 프로세서를 감싸 여기서 발생한 열을 냉각수에 전달한다. 워터 블록에서 데워진 냉각수는 워터 펌프 모터에 의해 호스를 통해 라디에이터로 이동해 이곳에서 식혀진다. 여기서 효율적인 냉각을 위해 팬(Fan)까지 동원한다. 이때 펌프에서 특유의 심장 뛰는 소리 같은 펌프 작동음과 진동이 발생한다.[7]
또한 수랭으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선 공기 흐름 설계가 중요하다. 밖으로 방출된 가열된 공기가 역류하지 않도록, 그리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컴퓨터 내부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공랭도 이런 점에서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수랭에서 중요한 이유는 케이스의 공기 흐름 설계에 따라 라디에이터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이다. 가열된 공기가 상승한다는 점을 이용해 상단 배기 전면 흡기가 효율적인 경우가 많지만, 가끔 케이스 제작사의 상단과 전면의 설계 수준에 따라 제각각일 수가 있다.
컴퓨터 하드웨어가 취미인 사람들의 실질적인 종착지 역할도 한다. 공랭 방식의 CPU 쿨러가 부수적으로 메인보드 전원부 및 메모리에 냉각 작업을 하는데 비해 일체형 수랭 방식은 이것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스텀 수랭 시스템을 마련한다. 냉각하고 싶은 워터 블록을 각각 부품에 맞게 구해 씌우고, 거기에 호스를 연결하기 위한 피팅과 밸브 등을 구매해 서로 연결한다. 그래서 커스텀 수랭 시스템은 컴퓨터 본체 가격이 나온다.
아주 극소수의 유저는 시스템 전체를 미네랄 오일에 빠트리는 유랭이나 액화 질소를 부어가며 오버클럭을 하는 경지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수로를 직접 설계하는 커스텀 수랭은 단순히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인 만족감도 주기에 하드웨어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에겐 로망으로 여겨진다.
공랭보다 투자 비용에 비해 효율이 그리 좋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수랭과 히트 파이프는 둘 다 공통적으로 냉각수를 이용해 냉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워터 블록에서 열을 머금은 냉매를 라디에이터에 전달하는 워터 펌프 모터가 있다는 점에서 수랭이 더 효율적이다. 공랭 쿨러는 아무리 히트 파이프를 많이 꽂더라도 열원에서 멀어질수록, 그러니까 히트 파이프의 끝 쪽 방열핀일수록 열을 전달 받지 못하는 데다 날씨 자체가 더워서 공기 온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냉각 효율이 떨어지는데 반해 수랭은 더 수로를 길게 늘리거나 라디에이터를 엄청나게 큰 걸 써도 열을 냉각할 수 있다. 다만 비상식적으로 오버클럭을 심하게 하는 경우가 아니면 히트 파이프로도 충분하다.
3. 종목
3.1. 커스텀 수랭
해당 항목 참고3.2. 일체형 수랭
주로 수랭 방식의 CPU 쿨러로 제품이 만들어진다.완제품으로 나오는 수랭 방식은 복잡한 것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과거에는 동 가격의 공랭 쿨러와 성능이 비슷하거나 밀리는 경우가 있었으나 점차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아졌다. 물론 고급형의 경우에는 커스텀 수랭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비싸다.
1열 라디에이터 쿨러의 경우 비슷한 가격의 대형 공랭 쿨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 해서 케이스가 작아 간섭이 일어나서 일반 타워형 쿨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나 쓰이는 편.
팬 2열 이상을 장착할 수 있는 수준(2열 라디에이터)부터는 확실히 웬만한 공랭 쿨러보단 높은 성능을 내 준다. 내부에 먼지가 쌓이지 않는 것과 케이스가 어디 있건 간에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상대적으로 CPU에 장착되는 블록이 공랭 쿨러보다 훨씬 면적이 좁다 보니 장착하기 편리하다는 것 또한 장점[8]. 완제품 수랭 쿨러랑 동급의 상위급 공랭 쿨러는 하나같이 커다란 녀석들이라 경우에 따라선 장착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는 걸 생각하면... 또한 공랭과는 다르게 CPU의 발열을 아예 케이스 밖으로 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CPU 주변에 공기가 거의 흐르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전원부 온도가 공랭 쿨러에 비해선 꽤 높게 측정되는 단점이 있다. 전원부/노스브리지 발열이 골칫거리인 X58 및 AM3+2011 소켓 계열에선 의외로 복병이 될 수 있다. 해결책으로 전원부까지 덮는 수랭 자켓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하지만 누누이 말하지만, 일체형 수랭도 펌프는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코어 온도와 펌프 속도에 따라서 다르지만 얼추 2~3년 사이에 펌프 성능이 절반으로 떨어지니, 오래 쓰다 코어 온도가 올라가거나 펌프 소리가 커지면 펌프 수명이 거의 다 된 것이다. 사실 일체형 수랭이 보급이 몇 년이 지나면서 최대 단점이 드러났는데, 초기에 나온 일체형 수랭의 펌프 수명이 다 돼 AS를 받으러 갈 때 쯤이면 보증이 끝나 그냥 새 물건을 살 정도의 공임비를 요구하고 AS 기사도 수리가 돼도 방수는 보증이 안된다고 말을 할 정도이다.
3.3. 유랭
수조를 만들어 비전도성 냉매나 미네랄 오일(광유) 등을 채우고 컴퓨터 부품을 통째로 담그는 형태의 냉각 방법이다. '침랭'이라고도 한다. 보통 저렴한 유동파라핀이 쓰이지만, 광유의 부식성과 기름이라는 성질에서 오는 단점 때문에 불소계 냉매를 쓰기도 한다. 불소계 냉매의 대표격으로 3M의 'Fluorinert Electronic Liquids'가 있는데, 유동파라핀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비싸지만 부식성이 없어 주기적으로 갈아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단순히 부품을 냉매에 담가버린다고 끝이 아니고, 냉매가 잘 식을 수 있도록 여러 설비를 추가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대책 없이 열을 빼내는 환경을 적절히 조성해 주지 않으면 냉매는 단순히 열을 저장하는 버퍼가 될 뿐이며, 그 상태에서 부품들이 열을 내뿜으면 컴퓨터가 말 그대로 튀김기로 변해 버리니 유의.
우선 미네랄 오일이라면 팬을 설치하여 냉매가 잘 순환되도록 해 주고, 냉매가 잘 식을 수 있도록 방열판을 연결해야 냉각 효율이 높아진다. 수조 아래에 폭기설비를 설치하여 적극적으로 냉매를 뒤섞는 편이 열교환 성능은 가장 좋으나, 이러면 에어펌프의 소음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불소계 냉매는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발열부에서 바로 기화한다. 때문에 수조를 밀폐구조로 만들고 수조 위쪽에 냉각설비를 달아서 기화된 냉매가 냉각기 표면에서 액화하여 떨어질 수 있도록 만들면 지극히 효율이 높은 냉각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위 영상의 설명 패널에는 종래 냉각방식 대비 에너지를 97%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냉매에 부품을 담가버리는 형태의 냉각 방식이기에 냉매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가 아예 없다는 점, 밀폐된 수조 안에 있기 때문에 먼지 등 외부 오염에 매우 강하다는 점, 부품이 액체 속에 있기 때문에 다른 냉각 방식보다 소음이 더 적다는 점이 주된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투명 수조로 케이스 내부룰 어항처럼 튜닝해 일반적인 케이스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심미성을 줄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단점도 만만찮은데, '액체 속'은 컴퓨터 부품 제조사에서 상정하는 정상적인 사용 환경이 아니기에, 부품 제조사에서 AS 제공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사실상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 주된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모터로 돌아가는데다 숨구멍도 있는 하드디스크는 보통 냉매 속에 넣지 않으므로 하드디스크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잡기 어렵다. 광유를 쓸 경우 전선 등이 부식된다는 보고도 있으며,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전선을 타고 광유가 샌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냉매의 무게가 더해지므로 컴퓨터 본체의 무게가 굉장히 무거워진다.
3.4. 그래픽카드에서의 수랭
간혹 그래픽카드에서 수랭을 쓰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R9 295X2 같은 초고급형에만 쓰였지만 2015년 6월 AMD가 Fury X에 수랭 쿨러를 붙이고 649달러의 가격표를 달아 출시하였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7990 MARS 등처럼 295X2 이전에도 수랭을 채용한 VGA가 존재했으며, 커스텀 블록을 달아 VGA/CPU 전체를 수랭식으로 구성하는 것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보편화되어 있었다. 다만 '레퍼런스'로서 수랭을 기본으로 장착한 건 295X2가 최초.
또한 대부분의 퍼포먼스/하이엔드급 레퍼런스 그래픽카드의 경우 여기에 장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랭 쿨러 솔루션이 여러 회사에서 출시되어 있다. GPU 코어, 경우에 따라서는 VRAM까지 수랭 쿨러가 냉각하고 전원부의 경우 따로 방열판을 달고 소형 공랭 쿨러로 냉각하는 방식이다.
물론 커스텀 수랭을 위해 GPU 코어, VRAM, 전원부까지 물로 냉각할 수 있는 워터 블록도 출시되고 있으며, 비레퍼런스 카드의 경우 대부분 얄짤없이 전용 워터 블록을 구매해야 한다.
일체형은 몰라도 워터 블록을 쓴다는 얘기는 커스텀 수랭 시스템을 쓴다는 얘기이므로 돈이 굉장히 많이 든다. 당장 워터 블록만 해도 $100 이상씩 한다.
보통 CPU는 모듈 형태의 일체형 수랭 쿨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아직까지 그래픽카드는 그 모습을 찾기 어렵다. 나와도 비레퍼 제작사에서 나오는 경우만 간혹 있는 정도. 그래서 번거로운 조립형 수랭 쿨러 설치가 싫은 유저들을 위해 이런 제품이나 이런 형태의 어댑터도 판매된다. 전자는 그냥 장착하면 사용할 수 있고, 후자는 CPU용 수랭 쿨러와 함께 장착할 수 있다. GPU 외의 전원부와 VRAM의 쿨링을 위한 작은 쿨링팬이 달려 나오는 형태로, 이걸 사서 그래픽카드에 CPU용 일체형 쿨러와 같이 끼면 된다. 가격이 좀 되지만 관심 있는 사람에겐 꽤나 유용할 수 있다.
또, 아예 개인이 이런 식으로 CPU용 대형 방열판을 장착할 수 있게 개조하는 경우도 있다. 공간 때문에 비효율적인 납작한 형태의 그래픽카드 쿨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능이 좋지만, 일반적인 케이스에서는 장착할 수 없다. 그냥 대책 없이 장착했다간 그래픽카드 PCB 기판이 무게 때문에 박살날 수도 있다 보니... 만약 이런 걸
컬러풀에서 출시하는 그래픽카드 라인업 중 넵튠이 일체형 수랭이 장착되어 출시되는 모델이다. 이외에도 ASUS의 ROG Strix나 ROG Matrix 등의 라인업이나 GIGABYTE의 어로스 익스트림 워터포스 라인업 등에 일체형 수랭 모델이 있다. 과거에는 흔하지 않았지만 요새는 꽤 많이 흔해졌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증가하면서 발열을 해소하기 위해 쿨링 솔루션이 점점 커지는 추세에 고성능 모델에서는 3.5슬롯 이상의 두께를 가지는 모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수랭을 채택하는 경우 얇게는 2슬롯까지 두께를 줄일 수 있으므로[9] PCIe 슬롯이 부족한 m-ATX나 라디에이터가 설치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비교적 여유로운 ITX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성능을 올리고 싶다면 고려해 볼 만 하다. 다만 일반적인 2팬이나 3팬을 탑재하고 출시되는 모델들보다 20에서 30만원 정도, 많게는 60만원 정도까지 비싼 것은 감안해야 한다.
4. 여담
수랭쿨러의 냉각효율과 정숙성은 인정하면서도 컴퓨터 본체 안에서 물이 흘러다닌다는 사실에 심리적인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껴 수랭쿨러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누수가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수랭과는 인연이 없을 것 같은 노트북 컴퓨터에서도 하이엔드 제품에 수랭 방식을 결합한 것들이 가끔씩 나오기도 한다. 물론 노트북에는 라디에이터나 팬, 펌프 같은 걸 집어넣을 공간이 없으니 노트북 안에는 냉각수가 통하는 파이프만 두고 나머지는 외장 형식으로 사용한다. 발열 제어에는 상당히 효과적이나 들고 다니는 데에 큰 차질이 생기므로 사실상 어딘가에 거치해서 쭉 사용하는 용도로 쓰게 된다. 제조사도 이를 모르는 건 아니라 쿨러와 노트북 본체를 쉽게 탈착할 수 있도록 만들긴 하지만 이렇게 떼어내면 그냥 공랭 노트북과 다를 게 없어진다는 게 함정.
일부 인터넷 데이터 센터에서 공조 설비의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 수랭식 냉동기를 실험적으로 도입하기도 한다. 구글에서는 핀란드에 있는 제지공장을 사들여서 그 건물을 해수 냉각 시스템을 가진 데이터센터로 개조해 버렸다. 그러나 수랭 시스템에는 누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대부분 공랭을 고집한다. 데이터센터 특성상 냉방 및 공조 설비가 매우 잘 구축되어 있기도 하고. 이 외에도 수랭식 냉동기를 사용하는 건물은 많다. 물을 증발시켜서 증발열을 이용해 냉각수 온도를 상온보다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효율이 크게 증가한다. 좀 더 친환경적인 건물의 경우 위 구글의 예시처럼 근처의 큰 강이나 바다 혹은 지하수를 이용해 냉동기를 냉각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아예 데이터센터 서버를 해저에 구축하는, 이른바 '나틱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1단계에 이어 2단계의 결과도 아주 성공적이라고 한다.#
수랭식은 공랭식에 비해 냉각에 공간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크기를 극단적으로 줄여 컨테이너 안에 서버를 욱여넣는 데 쓰이기도 한다.
안의 냉매가 터져버리면 이렇게 된다. 사진은 Power Mac G5. Mac Pro의 전신으로, PowerPC G5의 발열을 감당하기 위해 수랭 시스템을 탑재했는데 이게 수명이 다해 터지는 일이 속출했다. 당연히 결과는 처참하게 변한 부품들. 때문에 후속작 Mac Pro부터는 공랭식으로 바뀌었다.
수랭식이라고 물만 넣을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유튜브에는 온갖 액체를 물 대신 넣어 냉각제로 쓰는 일이 허다하다. 맥주, 위스키, 보드카 등등(...)
국내에 자작 수랭 시스템을 이용하여 온수기를 만든 사람이 있다. 당연하지만, 수랭 시스템에서 나온 물은 열을 먹어 따뜻하기 때문에 온수가 된다. 난방비도 절감하고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듯.
스마트폰 수랭 쿨러 케이스도 있다고 한다!
침랭과 수랭을 합친 특이한 PC 케이스를 만든 사례도 있다. 여기서는 그래픽 카드, CPU의 히트싱크가 바깥에 있는 구리 파이프와 연결되어 있어 열을 주변의 물로 발산하는 형태.
5. 수랭을 사용할 경우 방 자체의 온도가 내려간다?
수랭과 공랭을 비교할 때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회자되었던 내용으로, 수랭을 사용할 경우 열 배출량이 줄어들어 방 온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해당 내용은 열역학 제2법칙만 알아도 논파 할 수 있는 미신에 가까운 내용으로서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열배출 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공랭 시스템이 수랭 시스템 보다 피부로 느껴지는 열감이 더 높기 때문이다.[10] 컴퓨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이 동일하다 가정한다면, 오히려 더 빨리 열을 뿜어내는 수랭 쪽이 방의 온도를 더 빨리 올리게 된다. 바로 윗문단의 가열된 냉매를 온수로 사용하는 경우라면 PC에서 발생한 열을 방 밖으로 빼내는 것이니 방의 온도가 증가하는 것은 억제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에도 방 내부의 온도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튜브의 IT 리뷰 채널 LinusTechTips에서는 이 주제를 두고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수랭으로 하나 공랭으로 하나 방 온도에는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결론은 다음과 같다.
- 공랭/수랭 사용 시 방의 온도 에 차이가 있는가? : 없다.
- 공랭/수랭 사용 시 방의 온도 상승속도에 차이가 있는가? : 있다. 열발산이 빠른 쪽이 방 안의 온도를 더 빨리 올린다. (더 빠르게 올리는 것이지 더 높게 올리는 것이 아니다!)
열이라는 개념을 물로 치환 하면 이해하기 보다 쉽다. 방안에 일정한 속도로 물을 공급하는 수도 꼭지가 있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열)이 컵(시스템)에 받아지고 있다고 생각하자. 방 안에 있는 사람(쿨러)은 컵에 물이 넘치기(과열되기) 전에 컵을 엎어 물을 바닥에 뿌린다. 빠르게 엎든 느리게 엎든 결국 방안에 공급되는 물의 양은 같으며, 빠르게 엎는 쪽(수랭)은 컵의 물 수위가 어느 정도 높아지기도 전(낮은 온도차, 낮은 열감)에 뿌려버리기 때문에 더 짧은 주기로 더 적은 열을 퍼내고, 느리게 퍼내는 쪽(공랭)은 컵에 담기는 물의 수위가 더 높아지며(높은 온도차, 높은 열감), 보다 긴 주기로 한꺼번에 더 많은 열을 퍼낸다. [11]최종적으로 물이 방에 뿌려지는 주기만 달라질 뿐, 방안에 뿌려지는 물의 양은 같다.
물론, 방이 매우 좁아 순간적인 발열량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거나, 실험기기의 부하량이 일정 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실제로 컴퓨터의 경우 온도가 높아지면 자동적으로 전압을 높여 정상작동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에 발열량의 절대치는 공랭 쪽이 클 수 있다. 그러나, 위 영상에서 나타난 실험은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일반적 사용과는 동떨어진 수준의 높은 발열이 유지되며, 방 공간 자체도 작고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악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조건을 상정한다면 위 변수들은 거의 오차범위 수준의 영향만 끼친다고 가정할 수 있으며, 공랭과 수랭의 차이로 인해 유의미한 수준의 온도차이를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다고 볼 수 있다.
컴퓨터로 인한 방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컴퓨터 자체나 수랭쿨러 라디에이터를 실외로 빼내면 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에어컨이 이런 원리다.[12] 어찌 보면 물의 뛰어난 열 전도성을 활용하는 가장 원칙적이고 좋은 방법이다. 다만 겨울에는 컴퓨터 내부에 결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루리웹에서는 과거 이에 관하여 일명 루리웹 수랭 대첩이 펼쳐져 다른 커뮤니티의 주목을 끌었던 적이 있다.
위 글에서는 수냉을 사용했을 때와 공냉을 사용했을 때의 컴퓨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이 동일하다 가정하였는데, 실제로는 접합 온도(junction temparature)가 증가하면 누설 전류(leakage current)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디바이스의 정적 전력(static power)이 유의미하게[13] 증가한다. 이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상식이다. 따라서 공냉과 수냉을 사용했을 때의 열평형 상태에서 반도체 칩의 전력 소모량은 실제로 다르다.
전자 설계 자동화(EDA) 툴이 공기 흐름, 방열판과 같은 냉각 환경 설정을 고려하여 칩의 최악의 경우(worst case) 전력 소모량을 계산하는 이유는 EDA 툴 개발자가 바보여서가 아니고, 바로 이 때문이다. 냉각 환경에 따라 접합 온도가 달라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전력 소모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복잡한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단순히 수냉과 공냉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이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열역학 2법칙을 단순히 대입하는 것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6. 관련 문서
[1] 수랭 쿨링 시스템 제작과 컴퓨터 부품 리뷰로 유명한 유명한 해외 유튜버 Jayztwocents의 Skunkworks라는 이름의 시스템이다. 사진 출처.[2] 에어컨, 냉장고도 프레온가스 등을 냉매로 사용하여 실외기나 측면으로 열을 배출하니 수랭으로 볼수도 있다.[3] 상품군 구분은 국내에서는 "공랭쿨러 / 수랭쿨러"라고 구분하며, 해외(아마존)에서는 "Cooling Fans / Heatsinks / Water Cooling Systems"으로 구분하여 판매하고 있다. 한편 해외위키에서 Cooler를 검색하면 아이스박스가 나온다.[4] 흔하게 보이는 냉각탑. 대규모 건물들은 아예 이걸 기반으로 시스템 에어컨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5] 30℃ 기준으로 물은 공기보다 열 용량이 약 6배, 열 전도율은 23배이다.[6] 생체 내 변환을 통해 맹독인 옥살산이 생성되기 때문.[7] 다만 다이어프램(Diaphragm) 방식 펌프인 경우에만 발생하고 임펠러(Impeller) 방식 펌프는 조용한 편이다.[8] 장착 가능한 CPU 쿨러 높이가 낮거나, 튜닝램이나 방열판으로 인해 CPU 좌우 공간이 부족한 경우 등[9] AORUS GeForce RTX™ 4090 XTREME WATERFORCE 24G 모델의 두께가 40mm로, 정확하게 2슬롯이다. 물론 그래픽카드의 크기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라디에이터 부피나 냉각수 튜브 등을 고려해야 한다.[10] 열용량 공식에서 같은 열량을 배출한다면 비열x질량(cm)이 작을 경우(공랭의 공기<수랭의 물) 온도(Δt)는 더 높게(공랭의 공기>수랭의 물) 느끼는 것이다.[11] 열전달과 관련된 배경 지식이 없는 경우 물컵을 더 빨리 버리는 행동과 늦게 버리는 행동을 열 배출 속도와 연계지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추가로 설명을 덧붙이자면, 열 배출 속도(열유속)는 두 표면의 온도 차이가 클 수록 빨라진다. 즉, 구조상 열전달 효율이 뛰어난 수랭은 온도차가 크게 나지 않아도 충분한 열전달이 가능하지만, 열전달 효율이 떨어지는 공랭은 발생하는 열과 쿨러를 통해 나가는 열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온도차가 상승해서 떨어지는 열전달 효율을 벌충하게 된다.[12] 냉장고나 에어컨이나 기본 원리는 같지만, 냉장고는 냉장고 내부의 열을 빼내 집 안에 버리기 때문에 집을 시원하게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13] 일상 생활에서 방 온도 상승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절대적인 열 생산량은 오차 범위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