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사용하는 둔기류 | ||
톤파 | 삼단봉 | 진압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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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 경찰에서는 경찰봉 중 기다란 것들을 지칭한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주로 사용하는데 길이에 따라 105cm의 중봉과 120cm의 장봉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진압봉은 FRP 플라스틱 재질로 구성되어 꽤 가벼운 무게를 갖고 있다. 이쪽은 일반 경찰봉으로 대응이 어려운 쇠파이프나 죽창 등을 막기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2. 효용성
105cm, 120cm 진압봉은 전/의경으로 복무한 사람이라면 익숙한 물건인 동시에 존재 이유를 궁금하게 만드는 물건이다. 진압봉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제대로 써먹기가 애매한 장비이다. 대한민국 의경 대원들이 집회시위 관리 업무에 투입될 때에는 소위 방패조와 봉조라고 불리는 각각의 역할이 있어서, 각 역할에 맞는 장비를 휴대하게 된다. 방패조의 경우 말 그대로 진압 방패를 휴대하고 봉조의 경우 진압봉을 휴대하게 되는데, 이 때 휴대하는 장비가 보통 120cm 진압봉이다. 그러나 구조상 타격력이 약해 대체 기존 진압봉으로 뭘 할 수 있겠냐는 논의가 경찰 내부에서 일던 적이 있었다. |
▲ 검도용 죽도와 단봉을 휴대한 경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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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cm 중봉과 50cm 단봉을 군화끈 등으로 매어 만든 편곤을 사용하는 경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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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 연세대 사태 당시, 한총련 사수대에 포위된 경찰들이 단봉으로 저항하고 있다. |
다만 타격력 문제는 경찰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게, 타격력이 강한 재질로 만들게 되면 잘못 휘둘러 상대방의 머리라도 내려치면 그대로 사망한다. 술에 취했거나 아드레날린과잉등 흥분 상태의 성인 남자라면 팔다리의 골절도 버티고 날뛸 수 있는데 이런 사람을 몸통을 쳐서 제지할 만한 강도로 만들게 되면 급소나 다른 관절부위를 타격하게 되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 경찰 입장에서도 방패야 강도가 단단해도 방어용 무기라 상관 없지만 타격무기를 너무 강력하게 만들면 과잉대응이라 욕먹을것이 뻔하다.[3] 게다가 몸통을 쳐 제압할 정도면 그냥 죽일수도 있는 흉기라 "진압"봉의 의미가 없다. 시위진압은 어디까지나 해산/체포지 제압이 아니기 때문에 뚜드려서 제압한다는 목적으로는 좀 부족했던것. 방어용도 어정쩡 한편. 생각보다 안 깨지고 안 휘어지는 수준이라 많은 걸 기대할 순 없다.
2004년도 의경 근무자의 증언으로는 봉도 방패도 방어용이라고 배웠다고 한다. 방패는 대열을 짜고, 봉은 방패 위로 밀어내거나 찔러서 시위대와 거리를 유지하는 용도라는 것. 전문적인 시위진압부대가 아니라 평시에는 경비임무를 맡고 대규모 시위에 한해 지원을 나가는 2선 부대였으므로 당시 해산단계였던 전투경찰과는 다를 수도 있다. 순찰 때는 단봉을 패용했는데, 장봉도 단봉도 휴대만 했지 2년 내내 사용법을 배운 적도, 사용한 적도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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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톤파를 들고 시위를 진압하는 외국 경찰[4] |
사실 진압봉의 원형이 검도의 죽도이고 도입 목적도 긴 몽둥이를 든 상대에게 짧은 단봉으론 대응이 어려우니 그에 맞붙을 수 있게 하는 장비인지라 검도수련자라면 검술을 통해 상대방의 무기와 공격에 대응하여 공방을 펼쳐 효율 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방패는 아무리 잘 해도 휘두르는 무기를 막는 정도에 그치지만 길이가 비슷한 몽둥이라면 기술을 통해 상대방의 무기를 제어할 수 있다. 다만 검술이란게 그리 만만한게 아닌지라 징병된 인원에겐 너무 어려운 내용이었다.
차라리 깃대봉 대용으로 쓴다거나, 대열앞에서 높이 들어서 뒷 사람이 대열을 놓치지 않게 해준다거나, 일상생활에서 이불을 턴다거나 긴 막대기가 필요하면 그 대용으로 쓴다거나 하는 등의 용도로 더 유용하게 쓴다. 사람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라 는걸 실감 할 수 있지만 일단 이걸로 진압 하라고 훈련 받는 사람들도 진압용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압 용도로는 쓸모가 없다.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실종자 수색을 할 경우 야산에서 시체를 찾기 위해 땅을 찌르거나 낙엽이나 풀을 뒤지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노무현 정부시절 전의경 완전 폐지를 추진하면서 전/의경 중대를 줄이고 경찰관 기동대가 만들어지면서, 진압중대 운용 전술 또한 바뀌었을지 모르므로 장비 운용 방법 또한 바뀌었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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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cm 중봉을 들고 시위대와 대치하는 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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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이 중봉과 타지를 들고 찍은 사진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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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원 평택공장 점거 농성 사건 당시 진압 사진. 경찰특공대가 단봉 장봉 삼단봉 및 편곤 등으로 무장한 걸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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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전국노동자대회 시위 당시 120cm 진압봉으로 무장한 경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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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원 평택공장 점거 농성 사건 당시 경찰이 장봉을 들고 있다. |
3. 창작물에서
[1] 성인용 죽도 39호의 길이가 120cm이다.[2] 거북이 방패는 처음엔 매끈하였지만 미끄러운 플라스틱 재질이라 상대방의 공격을 막았을 때 둔기가 방패에서 미끄러져 몸에 맞게 되자 미끄러 지지 않게 튀어나온 선을 만들게 된다. 그래서 거북이 등껍질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3] 내부에 심지를 넣어 단단하게 만든 죽도로 시위대에게 치명상을 입히자 언론에서 일제히 비난한 적이 있었다.[4] 첫 번째 사진은 카라비니에리이고, 두 번째 사진은 월가 점령 시위 당시의 뉴욕 경찰이다.[5] U자 혹은 Y자 형태의 봉으로, 단검을 휘두르는 범인을 접근시키지 않고 제압하기 매우 유용해서 일본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사용한다.[6] 일본 경찰은 비슷한 128cm 길이의 장도봉을 흔히 길거리나 파출소 앞에서도 휴대하고 다니는데, 한국 120cm 진압봉과는 달리 제대로 된 목제 강봉인데다, 일본 경찰은 이걸로 용의자 제압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뿐만 아니라 상기한 사스마타 역시 흉기난동범죄에 대한 해결책으로 채용함은 물론 민간에 널리 보급해 실제 효과적으로 흉기난동 범죄를 막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를 배워오자는 논의가 민관 가리지 않고 몇번 있었으나 그때마다 무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