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14 15:23:12

타조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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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rich Syndrome ·

1. 개요2. 예시3. 타조의 진실

1. 개요

타조평야에서 맹수사냥꾼을 만나면 모래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의 행동을 두고 생겨난 말.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대응 및 해결을 하려 하지 않고 현실부정 속에서 문제 대응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해 나중에 심각한 화를 입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2. 예시

술이나 마약에 중독되거나 뇌내망상에 심취하는 등 현실을 도피하는 심리가 이에 해당한다. 원효대사가 해골물인 줄 모르고 마셨을 때는 맛있다가 사실을 알고 나니 역겹게 느껴졌던 것처럼(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이유), 사람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괴로울 때 행복회로를 돌리며 정신승리를 하면 스트레스는 해소되나 문제는 현실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마치 치료제가 아니라 진통제에 의존하는 것과 같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지 않고 진통제를 남용하거나 중독되면 나중에 화근이 될 수 있듯이, 현실의 문제를 마주하기가 부담스럽고 귀찮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미뤄두면 당장은 마음이 편할 수 있어도, 훗날 화근이 될 수 있다. 비행기 대형 사고들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여 무시했던 것이 끔찍한 참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를 봐도 여성가족부 장관은 성공적인 개최에 대해 자신만만 했었으나 '현실은 시궁창'이었기에 근거없는 자신감의 위험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간혹 "원하는 대로 상상하면 다 이뤄진다"며 약을 파는 사람들도 있으나, 심리학 연구에서 대학생들에게 테스트를 해봤더니 오히려 성공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한 쪽이 결과가 더 안좋았다고 한다. 원래 사람이 '데드라인'에 임박해서야 갑자기 정신차리고 하는 성향이 있는데, 막연히 다 잘될 것이라며 태평한 사람보다는 이번엔 시험이 망할 수도 있다며 자신의 성적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쪽이 더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등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하면 더 멀어진다'는 명언이 있는데, 현실과는 동떨어진 채 성공한 자기 모습에 심취해 있다 보면 정작 현실을 잊을 위험이 있다. 이미 상상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은 스포츠카 타고 우월한데, 눈을 떠 보니 현실은 시궁창이면 오히려 더 비참하게 느껴지며 현타가 올 수 있으며 의욕도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현실을 외면하고 더욱 더 망상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 마치 행복한 꿈을 꾸다가 깨면 아쉬워하며 현타가 오고 꿈을 더 꾸고 싶어하는 것과 같다. 술에 중독된 사람들 역시 정신을 차리면 현실에 괴로우니 현실을 잊기 위해 술에 집착하다가 중독자가 된 것처럼, 뇌내망상도 중독될 수 있다.

성냥팔이 소녀도 마지막엔 환상에 심취한 채로 쓸쓸히 세상을 떠났는데, '맥도날드 할머니' 역시 신데렐라가 된 자신의 모습에 심취해 있다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채 쓸쓸히 생을 떠났다. 만약 현실적인 여성이라면 백마 탄 왕자를 원한다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노력하든가 했을 것이다. 실제 한국이 빈곤하던 시절에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였기에 미국인 남성에 대한 환상을 가진 한국 여성들이 있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 방구석에서 상상만 해봐야 현실은 바뀌지 않으니 직접 이태원에 가서 일하는 등 적극 부딪쳐 미국인과 인연이 되어 미국으로 이민간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또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과 실력을 정확히 파악해야 수준에 맞는 현실적인 목표를 정할 수 있다. 헌데 타조 증후군처럼 그저 원하는 것만 상상하며 과몰입 하다보면, 환상에서 나와 현실을 마주하기가 무섭고 귀찮으니 현실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맥도날드 할머니 역시 환상에서 나오는 것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이 괴롭다고 타조처럼 머리를 파묻지 말고, 일단 현실을 받아들이고 하나둘씩 좋아지는 것에 만족을 느끼라고 충고한다. 마치 군대 이등병이 먼저 현실을 받아들여야 적응을 하게 되고 일병, 상병, 병장 한단계씩 올라갈 때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이등병이 처음부터 전역하는 상상에만 심취해 있으면 현실과 괴리될 수 있고, 이미 상상 속에서 자신은 말년 병장이므로 일병 올라가봐야 별로 좋지도 않고 더 조급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는 현실 문제 해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명언이 있으며 타조 증후군은 '피할 수 없으면 뇌내망상에 빠져라'에 가깝다. 물론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 두렵고 싫을 수 있으나, 그렇다고 망상에만 빠져있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막노동꾼 출신 서울대 수석 합격자 장승수는 공부를 시작했을 때 서울대 수석 합격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으며 철저히 현실적으로 목표를 정하면서 한계단씩 올라갔다. 오히려 처음 재수학원에 들어간 후 첫 모의고사에서 하위권 4년제 대학 점수 나오자 엄청 기쁘고 만족했다고 한다. 그래서 점점 점수가 올라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다가, 연고대 직전에 점수가 딱 멈춰서 한동안 계속 제자리에 맴돌았다고 한다. 대개 재수생들은 이럴 때가 가장 위험한 때이고 포기하기 십상인데, 장승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연고대 못가면 어때, 공부가 이렇게 재미 있는데 공부 하면서 살지 뭐" 이렇게 자기합리화를 통해 체념을 했다.

중요한 것은 목표대학이나 심상화 따위가 아니라 '꾸준히 공부를 하는 것'이므로 장승수는 중위권 대학이라도 가자며 현실적인 목표를 정하고 공부를 꾸준히 했더니 갑자기 어느 순간 점수가 확 올라갔다고 한다. 반면 목표대학에만 집착한다면 그 이하 대학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데 점수는 멈춰있으니 현타를 느끼며 포기할 수 있다. 실제 여름 즈음에 포기해버리는 재수생들도 많다. 이미 심상화를 통해 자신의 뇌에선 자신은 그 대학 학생으로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있는데, 아무리 공부를 해도 점수가 안 오르면 조바심도 들고 의욕이 떨어지며 중도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또 심상화 할 시간에 차라리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 실력을 키우는 것이 나은데, 달콤한 상상에 중독되어 그런 생각에만 빠져있다 보면 현실은 더 멀어질 수 있다.

3. 타조의 진실

하지만 이는 타조가 먹이를 먹기 위해 몸을 숙이고 있는 광경이 마치 머리를 파묻고 있는 것처럼 보였거나, 먹이를 먹고 엎드리는 습성을 보고 착각했거나, 또는 더운 날씨에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수분이 있는 땅바닥에 목을 길게 내려뜨리고 쉬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인한 오해이다.

또한 땅 속에 머리를 박게 될 경우 멀리 있는 작은 소리도 훨씬 잘 들리게 된다. 소리는 매질의 밀도가 높을수록 빠르게 전달되며, 즉 기체보다 고체에서 훨씬 빠르게 전달된다. 또한 동물의 기척이 대부분 발소리임을 생각해 보면 숙적의 기척을 잘 듣기 위한 목적도 있는 셈이다. 따라서 훨씬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행동이다.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의미의 영미권 숙어인 'Don't bury your head in the sand.'와 일맥상통한다.

사자성어 장두노미와 어원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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