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뜻풀이
매년 특정한 날이 돌아올 때 그 횟수를 주년(周年/週年)이라 하고, 죽은 _사람_의 기일이 돌아오는 횟수를 주기(周忌/週忌)라고 한다.2. 구별하기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사건에는 모두 '주년'이라고 한다. 기념 문서에 '오해' 문단이 있듯 '주년'에 축하의 뜻만 있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중립적인 뜻을 가진 낱말이다.[1] 영어에서 또한 이와 같이 해마다 오는 날을 일의 좋고 나쁨과 상관없이 Anniversary라고 한다.'주기'의 기(忌)라는 한자 자체의 뜻이 "원망하다, 꺼리다, 안 좋게 여기다."라는 뜻이기에 불행한 일이 생긴 날이라는 뜻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나, 여기서 기(忌)는 기일, 즉 제삿날을 의미한다.[2] 따라서 '주기'는 죽은 사람에 한정하여 사용하고 사건 자체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 즉, '주기'라는 말을 쓰려면 앞에 죽은 사람을 표현해야만 한다.
보통 부정적 사건은 'n주년'이라고 기념하는 일이 많지 않아서 헷갈리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이쪽이 옳은 표현임에도 "그런 심각한 사건을 '몇 주년'이라고 좋은 일인 양 표현하다니 말이 되냐."라며 항의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트위터나 공영방송사를 포함해 수많은 언론에서도 잘못된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 등 올바른 표현도 조금 늘어났지만 2024년 기준으로도 아직 갈 길이 멀어, 2주년을 맞이해 국회에서 열린 추모제에서도 '이태원 참사 2주기'라는 틀린 표현이 여전히 자연스럽게 쓰였다.
3. 예시
XX 사고 _n주기_(X) XX 사고 _n주년_(O) XX 사고 _희생자 n주기_(O) XX 사고 _희생자 ○○○ n주기_(O) |
위의 예시에서 사람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XX 사고 희생자 n주기'라고만 하는 경우, 희생자들이 모두 같은 날에 사망해야 쓸 수 있는 표현이 된다. 다만 특수한 사고가 아닌 한 이런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XX 사고 n주년'이 제일 무난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나무위키에서도 각종 사고 문서 등에서 '주기'의 잘못된 쓰임이 자주 보인다.[3]
4. 관련 문서
[1] 세월호 참사 “1주년”은 틀린 표현? …“‘주기’와 ‘주년’ 정답은?”, 매일경제, 김민준 기자, 2015. 4. 16.[2] 관련 국립국어원 답변을 참조: "질의하신 경우('참사')에는 일 년을 단위로 돌아오는 돌을 세는 단위인 '주년'을 쓰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3] 특히 대구 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침몰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 9.11 테러 등과 같은 대형참사 관련 문서에서 주년을 '주기'로 고쳐 편집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