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15:42:00

결론


1. 結論
1.1. 문화적 특징
1.1.1. 글쓰기에서
1.2. 관련 문서
2. 決論3. 제주도 방언4. 황세옥의 노래

1. 結論

  1. 말이나 글의 을 맺는 부분.
  2. 최종적으로 판단을 내림. 또는 그 판단.
  3. 추론에서 일정한 명제를 전제로 하여 이끌어 낸 판단. ‘A이면 B이다.(A→B)’의 꼴로 나타낼 때 B의 부분

1.1. 문화적 특징

고맥락권 문화인 한국이나 일본 등은 좀처럼 결론을 입 밖으로 내거나 문서에 명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 문화권에 속하는 학생들 입장에서 두괄식 글쓰기는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친숙함이 없는 방식일 수 밖에 없는데, 설령 두괄식으로 글을 쓰더라도 건방지다는 비난 내지 사소한 트집[1]을 잡힐 가능성이 높기에 주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가 극으로 치달은 곳이 일본인데, 역이나 가게 혹은 길거리 어디를 가도 안내 문구로 빽빽한 이유는 당연히 책임 회피를 위한 목적이다. 문제는 이런 안내 문구 중에 '이리이리 하라'는 말은 없어서 결국 판단(결론)은 상대방(청자)가 해야한다는 점이 포인트. 신문 기사를 읽어도 마치 네이버 블로그 마냥 가치가 있는 정보를 찾아내기가 어렵고, 학술 논문마저 해당 논문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모호한 경우가 태반이다[2].

한국 역시 고맥락 문화권에 속하므로 일본과 제법 유사한 성향을 띄고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 특히 가속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 '~라 생각해요' 라는 말이 즐겨 쓰인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입니다' 와 같은 결론을 내뱉을 경우 상술한 온갖 트집을 잡히거나, 혹은 그러한 염려 때문에 결론을 모호하게 두는 식으로 언어 문화가 바뀐 셈이다. 물론 이는 건전한 문화라 보기 어려우며 IMF 이후 국가 성장과는 별개로 사회 전체적인 침체와 그로 인한 개개인에게 심적 여유가 없어진 배경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종종 결론을 요구하면 '배경/상황도 중요하니까 일단 들어주길 바라' 라며 아예 거부하는 경우도 일상 생활에서는 적지 않은 편이다.[3] 원래 배경 설명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도구로서 유용한 것이지만, 아예 이들의 인식은 배경과 결론의 중요성이 동등하기 때문에 결론을 먼저 말할 수가 없는 것. 이는 명백한 착각내지 잘못이지만,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고맥락권 국가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4] 예를들어 누군가가 명백히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슬그머니 넘어가는 상황을 꼬집으면 본인만 불이익[5]을 받기 때문. 따라서 본인의 주장을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다면 '나는 너에게 악의는 없고, 정말 이렇게 귀찮게 하고 싶진 않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네가 인내심 있게 끝까지 들어준다면 조그마한 사견을 말해보고자 해' 와 같은 마치 해병식 중첩문을 떠올릴 법한 미괄식 설명이 요구된다.

1.1.1. 글쓰기에서

상술한 문화적 특징은 글쓰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즉, 한국인의 작문은 미괄식인 경우가 매우 많으며, 문학 작품에서는 크게 문제가 안되지만 보고나 여타 실용적인 문서에서도 미괄식으로 서술해대어 청자나 독자의 분노를 사는 경우가 많다. 다만 실용적인 문서는 읽고 이해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본인의 책임회피나 어쭙잖은 자존심[6]을 버리고 두괄식으로 서술해야만 한다. 당연하지만 미괄식 서술을 고집하다가는 본인의 평가도 망치기 마련이다. 어떻게든 부하직원을 갱생 시키려고 노력하는 상사라면 몇 번이고 두괄식 서술을 지시할 것이고, 아예 포기를 한 사람이면 인사고과를 낮게 주고 중요한 일을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직장 내 인간관계가 아니더라도, 사과문이나 공지사항 등 일반인들이 읽을 것을 전제로 하는 문서도 마찬가지. 이른바 '4과문' 내지 '괴문서' 로 불리면서 본인 혹은 직장 자체의 수준이 폄하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글쓰기에서도 미괄식은 독자에게 선호되지 않는 작문법이며, 많은 이들이 장문을 목격할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버린다. 때때로 '사람들이 글을 읽지 않는다' 고 한탄하는 이들도 있으나, 인터넷 상에는 쓰레기 수준의 장문이 매우 많으므로 타임 킬링용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는 이들에게 일일이 장문을 읽으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오류이다. 글을 읽게 하고 싶으면 글을 읽을 이유를 만들어야 하며, 따라서 두괄식이 필요한 것이다.[7] 이러한 문제로 인해 흔히 '3줄 요약' 으로 불리는 본문의 중심 근거와 결론을 요약하여 글 말미에 제시하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서두에 명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미괄식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8] 물론 서두에 3줄 요약을 미리 써 두는 경우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빈도는 적은편.

1.2. 관련 문서

2. 決論

의론(議論)에서 가부와 시비를 따져 결정함. 또는 그렇게 결정된 의론.

3. 제주도 방언

결혼제주도 방언이다.

4. 황세옥의 노래


[1] 예를 들어 '그건 지나친 일반화 아닌가요?' 와 같은 트집이 대표적이다. 만약 '성급한 일반화' 라면 그것이 성급한 이유를 지적함으로서 합리적인 비판이 될 수 있지만, '일반화 하지 마세요' 같은 대안 없는 추상적인 지적은 그냥 '니가 마음에 안든다' 와 같은 발목 잡기인지라, 조직이나 커뮤니티 내에서 누가 더 정치질을 잘하느냐는 싸움으로 번지기에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물론 이건 폐쇄적인 문화(권)의 특징이므로 합리적인 사고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일반화 하지 마세요'와 같은 트집은 오히려 멍청한 사람 취급 받기 좋다는 점이 큰 차이.[2] 다만, 모호한 문서를 읽는 것이 일상화 된 일본인 특성상 두괄식 문장을 독해하는 것이 난해하다는 경우가 많다. 즉, 결론이 먼저 오면 그 뒤에 따라오는 문장은 결론을 보충하는 문장이 아니라, 결론과는 다른 새로운 이야기로 읽혀지는 것. 물론 이것은 일본어로 쓰여진 논문 한정이다.[3] 물론 일상에서 이렇게 딱딱한 회화가 오고 간다는 말이 아니다. '그래서 뭔 소린데?' 라는 식의 질문에 '일단 들어보라고' 라는 대꾸가 돌아오는 식.[4] 오해하면 안되는 것이 결론에 대한 중요성의 상실과 완곡어법의 사용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완곡어법은 흔히 토익식 화법으로 불리는 것과 같이 저맥락 문화권에서도 즐겨 사용되는데, 상대가 이해한다는 것을 전제한 완곡어법은 직접적인 지시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 결론은 매우 명확하다. 예를 들어 '내 택배는 어디지?' 라는 질문에 대해 '오늘 태풍이야' 라는 대답은 '택배가 안온다/안왔다' 는 명백한 결론을 내포한다.[5] 직장내 왕따, 이지매 등.[6] 종종 '이건 배경이해가 없으면 이해하기가 어려워' 라고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결론을 숨기는 이들이 있다. 허나 이는 상대의 이해력을 깔보는 오만한 행위이며, 되려 자신이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 없다는 자신감 부족을 청자나 독자를 핑계로 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7] 물론 자신의 글(주제나 핵심 내용) 자체에 매력이 없다는 것을 작성자 스스로가 알기에 미괄식에 집착하게 된다는 근본적인 이유가 있긴 하다. 그러나 별 것 아닌 내용을 자신의 작문 실력을 뽐내어 그럴 듯한 글 처럼 시간 들여 썼더니 아무도 읽지 않는다고 한탄하는 건 지나치게 뻔뻔한 셈.[8] 심지어 '마지막에 3줄 요약 있음' 이라고 써 두는 경우도 적지 않은 편. 어떻게든 미괄식 서술 그대로 읽어주길 바란다는 강한 욕구와 뒤로가기는 최소한으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극적으로 치닫은 경우. 물론 요약이 아예 없는 것 보다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