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국의 단편소설. 지은이는 피츠제임스 오브라이언 Fitz-James O'Brien(1828~1862). 아일랜드계 미국인으로 조상이 아일랜드 대기근 당시 미국으로 이주해온 바 있다. 1859년에 쓰여진 단편 소설로 짧지만 보이지 않은 괴생물체가 등장하는 소설로 선구작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은이 오브라이언이 그다지 소설로 벌어먹을 마음을 보이지않고 남북 전쟁이 터지자 참전하여 전사하는 통에 꽤 오랫동안 묻혀졌다가 투명인간이 쓰여지면서 인기를 끌자 비로소 투명인간 나오기 40년전에도 비슷한 소설이 있었다는 게 발굴되어 뒤늦은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저자 오브라이언은 소설의 등장인물과 비슷하게 마약을 상용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었는데, 왜 남북전쟁에 굳이 참전해서 죽었는지는 확실치 않다.[1]원제목은 What Was It? 인데 7~80년대에 어린이 종합모음집 문고에선 보이지 않은 괴물이란 제목과 같이 일본 일러스트레이터 이시하라 고진(石原豪人/1923~1998)의 섬뜩한 삽화가 으스스하여 어린이들에게 무서움을 안겨준 추억을 준 바 있다.(이사하라 고진의 다른 삽화들)
다만 70~80년대 나온 이 책자들에서 아이들 보기 좋으라고(?) 빼먹은 게 많았는데 이 작품같은 경우 해리와 해먼드가 대마초를 피우는 부분이 다 잘렸다. 70년대 대마초 파동으로 단속이 강화되었던 터라.
2. 줄거리
미국 어느 도시에 큼직한 집이 있는데 이 집을 만든 사람은 괴이한 죽음을 당했고 그가 죽은 뒤로 이 집에선 세입자들이 뭔가 보이지 않은 유령이 있다고 하여 오래살지못하고 겁을 먹고 나가기 일쑤였다. 오래전 이 집을 산 중년부인은 집을 팔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고 세입자도 잘 안 들어와 전전긍긍하다가 주인공인 해리와 친구 해먼드가 싼 값에 머물게 되자 얼른 방을 내준다.소문따위 무시하며 대마초를 피우던 해리와 해먼드는 각자 방을 따로 쓰며 잠을 잤어도 며칠동안 아무런 일도 없었다. 어느 날 밤, 해먼드랑 대마초를 피우고 방에 홀로 들어간 해리는 그날따라 잠이 안와 책을 보는데 하필이면 괴담을 가득 싣은 책이라 더 기분만 으스스해져서 억지로 자고자 불을 끄고 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잠이 오던 때, 뭔가가 목을 조르며 죽이려드는 통에 해리는 기겁한다. 어둠속에서 그것이랑 싸워가며 겨우 한 손으로 램프 불을 켜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었다. 그러나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얼굴을 날카롭게 긁어대는 이건 대체 뭐란 말인가?
해리는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해먼드와 다른 가난한 세입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들은 어둠 속에서 홀로 비명지르고 도움을 요청하는 해리를 보고 미쳤다고 비웃고 해먼드는 대마초가 너무 과해서 환각이 보이는 거라고 귓속말을 한다. 화가 난 해리는 그럼 내 앞에 뭐가 있는지 만져봐라! 소리치고 해먼드도 그래? 하고 손을 대다가 보이지 않은 그것에 손이 닿자 비명을 지르며 바깥으로 나가더니만 창고에서 말을 묶는 굵직한 밧줄을 가져온다. 그리고 둘이 우당탕 다툼 끝에 보이지 않는 그것을 밧줄로 묶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 속에 밧줄이 묶인 걸 보고 다른 사람들은 마술이라도 하냐? 비웃지만 해리와 해먼드가 그것을 침대에 내던진다. 당연히 침대가 음푹 들어가면서 그게 진짜 존재하는 것임을 알게되자 죄다 비명을 지르며 달아난다. 해리와 해먼드는 대체 이게 뭔지 난감해하고 며칠 안가 온동네에 이것에 대한 소문이 퍼진다. 세입자들은 연이어 나가게 되고 집주인 여인은 그걸 가지고 나가라고 하지만 해리와 해먼드도 "그건 우리가 데려온 게 아니라 이 집에 살던 거다! 정 그러면 그놈을 풀어주고 나가겠다!" 맞받아치자 아무런 말도 못할 뿐이었다.
밧줄에 단단히 묶인 그것은 밧줄을 풀고자 발버둥쳤지만 사람 목소리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귀를 기울이면 숨쉬는 소리가 들리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않는다. 놔둘 수 없어서 밧줄을 약간 느슨하게 하고 빵이며 물이나 고기를 줘도 건드리지 않기에 의사와 화가를 불러와 의사가 클로로포름을 써서 그걸 기절시키고 화가는 석고를 붙여서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같으면서도 기형아, 아니 도저히 뭐라고 할 수 없는 괴이한 얼굴이 드러났다. 녀석이 가엾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다고 풀어줬다간 사람이 다칠지도 모를 일.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밧줄에 묶인 그것은 서서히 죽어가지만 물이며 먹을 것, 어느 것도 일절 손대지않고 스스로 죽음을 맞게된다. 해리와 해먼드는 그걸 파묻어주며 간략한 장례식을 해준다. 그리고 둘은 보이지 않은 그것을 가련하게 여긴다.
3. 평가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와 같이 투명 괴생명체를 다룬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작가가 일찍 죽고 살아생전 알려지지 못하여 오를라에게 투명생물체가 나온 영광을 빼앗긴 비운의 작품이다. 단지 보이지 않는 생물체가 나온 거 말고도 그 집안에 대한 이야기랑 등장인물들이 그거에 대하여 고민하고 심리묘사라든지 여러 모로 호러 단편에서 뒤늦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허버트 조지 웰즈도 오를라를 보면서 투명인간에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가 뒤늦게 이 작품을 알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이 작품이 우선권을 차지할 수는 없었다. 한편 모파상은 깜짝 놀라기는커녕 이 소설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는데, 이 작품이 프랑스어로 번역되었을 때 모파상은 이미 사망한 지 40여 년이 지난 후였기 때문이다.[1] 남북전쟁 초기에는 전쟁이 뭔지도 모르고 모험심으로 자원입대한 사람들이 많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