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시장 바닥을 주무르는 유력자로서, 창씨개명을 하고 친일파로 활동하면서도 항상 한복을 입고 다니고 뒤로는 몰래 독립군 군자금을 보내는 등 양다리를 걸쳐 놓은 기회주의자이다.[1] 여느 부자들이 그렇듯 해방 직후 일본인 재산을 털어 얻은 막대한 금괴를 정치자금으로 삼아 벼슬살이를 하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장사로 돈을 벌고 벼슬에 집착하는 걸 보면 양반 가문은 아니고 상놈 가문인 듯. 독립군은 처음에 그를 바라보면서 웬 듣보 노인네가 나서서 귀찮게 하나 싶었지만 돈뭉치를 건네주자 안색이 바뀌면서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등 예의를 차린다. 그러나 퍼주기만 할 줄 알았지 무식하고[2] 본인이 어떤 입장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떨어져[3] 선거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전재산을 날리게 되자, 자신이 뒤를 봐주던 박 의원 앞에서 칼로 할복을 하고는 아들에게 빚만 남기고 갈 수는 없다며 그 동안 줬던 뒷돈을 달라 협박하고는 죽는다.
꺼삐딴 리나 살아 있는 이중생 각하 등을 읽고나서 이 인물을 보게 되면 그 당시의 기회주의자들의 전형이라는 걸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4]
[1] 전광호의 단편소설 꺼삐딴 리를 연상하면 된다.[2] 아들에 대한 교육열의 집착을 보면 느낄 수 있다.[3] 오죽하면 배운 거 없는 안상배마저 저들이 당신을 챙겨줄 것 같느냐고 작작 좀 하라고 할 정도였다.[4] 채만식의 '미스터 방' 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