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01 16:50:17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

1. 개요2. 유래 및 시사점3. 관련 문서

1. 개요

대한민국에 내려오는 속담.

자기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정작 남에게만 잘하라고 하는 모순적인 사람을 일컬을 때 쓴다. 약간 다른 듯하지만 비슷한 말로 내로남불을 들 수 있겠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선생은 바담 풍 해도 생도는 바람 풍 하라는 격이다'로 수록되어 있다.

2. 유래 및 시사점

옛날 어느 서당에 훈장이 아이들을 가르칠 때 '바람 풍()'이라 해야 할 것을 혀짤배기 발음 탓에 '바 풍'이라고 가르쳐 놓고 애들이 그걸 그대로 '바담 풍'이라고 발음하니까 그걸 억지로 다그치면서 옥신각신하다가, 결국 자기가 발음을 그렇게 하더라도 너희는 제대로 '바람 풍'하고 발음하라며 끝마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1] 본인이 직접 말한 거라면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담 풍 해라'가 되므로 사실상 불가능한 속담이다

이 속담은 교육자가 가져야 할 모범으로서의 책임을 시사함과 동시에 스스로에겐 관대하면서 타인에겐 엄격한 이중잣대에 관한 심리를 시사한다. 발음이 안되는걸 어떡해

음운론적으로 해석했을 때, 이 속담에서 묘사하는 음운 현상은 치경 탄음 /ɾ/을 치마찰음 /θ/로 발음하는 현상을 묘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현상은 설소대가 선천적으로 너무 짧아서 발생하거나, 혀나 턱 근육의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발생한다. 의학적 발성법이 지금처럼 체계화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설소대 제거술 같은 수술을 할 수도 없었고, 말더듬이나 발음을 고치고 싶은 사람은 책을 수천 번에 걸쳐서 낭독하는 등의 단순 연습에 의존하는 일이 허다했다. 이렇게 열악한 여건 때문에 발음 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었고, 이 속담에서처럼 '알아서 적당히 알아듣고 터득해라' 류의 가르침이 곳곳에 퍼져 있었다.

영화 댄싱퀸에서는 이 속담에 딱 맞는 상황극이 나왔는데, 연설 준비를 하던 정민이 사투리 때문에 '서울특별시'를 '서울별시'라고 발음하자 친구가 지적하는 장면이 있는데, 문제는 이 친구도 정민과 같은 고향 친구라 사투리를 쓰는 통에 서로 턱별시라고 말하며 지적하다가 그냥 제대로 발음한 셈 치자고 결론을 냈다(...)

전직 월스트리트 기자 모건 하우절은 《돈의 심리학》에서 "남들이 나에게 추천하는 내용과 본인 스스로 하는 행동이 서로 다르다는 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그저 나와 내 가족에게 미치는 복잡하고 정서적인 문제를 다룰 때 정답은 없다는 것을 강조해 줄 뿐이다."라면서 다음 예를 든다.
  • 미국의 모든 뮤추얼펀드 매니저 중 절반은 자신의 펀드에 한 푼도 투자하지 않는다고 한다.
  • 의사들은 남들의 죽음을 막으려고 그처럼 많은 시간을 쓰면서도 정작 자신의 죽음 앞에서는 상당히 평온한 경향이 있다.
  • 존 보글은 자신이 인덱스펀드를 창안하고 전도한 사람인데도 헤지펀드 및 뮤추얼펀드의 매니저인 아들의 펀드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는 이렇게 해명했다. "가족이니까 하는 일도 있잖아요. 앞뒤가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인생이 늘 앞뒤가 맞는 건 아니잖아요."

3. 관련 문서



[1] 여기까지만 보면 스승이 실수로 뭘 잘못 가르쳐도(훈장 본인이 바담 풍이라 한 것) 애들한텐 책에 올바르게 나온 대로 지식을 익혀라(그래도 올바른 발음은 바람 풍이 맞으므로 바람 풍이라고 애들에게 외우라고 한 것)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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