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판에서의 삽화
5판에서의 삽화
조랑말 정도 크기의 이 생물체는 4개의 벌레형 다리와 두껍고 우툴두툴한 가죽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 구부러진 몸을 가지고 있다. 꼬리는 판으로 둘러져 있고 양쪽에 물갈퀴가 붙은 듯한 돌기가 끝에 달려있다.
Rust Monster.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괴물. 금속을 녹슬게 만들어 먹는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강력한 장비를 줄줄이 두르고 다니는 중고렙 캐릭터의 악몽
전투 쪽으로만 보면 HD 5 정도에 물기 공격도 1d8 피해, 게다가 명중 굴림도 몹시 낮아서 그렇게 강하지 않은 괴물 같지만, 사실 녹 괴물은 매우 골치 아픈 괴물이다. 갑옷이나 검 등의 금속으로 된 물건이 녹 괴물의 더듬이에 닿거나 녹 괴물을 직접 공격하면 강철 골렘이든 마법 물품[1]이든 모두 부식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내 +5검이 이 시시한 녹 괴물의 더듬이에 닿더니 푸스스 녹 덩어리가 돼서 뭉개지는 것이다!
그래서 일명 전사의 적. 규칙책에서는 대부분의 전사들이 녹 괴물에 맞서는 것보다 오크군단과 맞서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녹 괴물의 목적은 캐릭터를 공격하는 게 아닌 금속 물체를 부식시켜서 먹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 없는 금속 물체를 던져준 뒤 도망칠 수 있다. 갑옷이나 방패처럼 큰 물체를 먼저 노리며, 금이나 은같은 다른 금속도 먹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철을 가장 선호한다.
풀라운드 행동으로 라운드를 통째로 버려가며 물기 공격을 할 정도로 괴롭히지 않는 이상 녹 괴물에 의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일은 거의 없지만 녹 괴물에게 공격당하고 나면 갑옷이나 방패, 무기 중 하나 이상이 없어진 상태로 돌아다녀야한다.
그래서 녹 괴물은 그 자체가 위험한 것이 아니라, 그 다음 조우를 위험하게 만드는 요소다. 이 놈 다음에 오는 조우에 알몸으로 싸워야 할지도 모르니까. D&D 바닥에서는 녹 괴물 직후에 어떤 조우가 일어나는지로 사악한 DM을 판별할 수 있다고도 한다.
지능도 2에다 하는 짓도 그냥 짐승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서 오해하기 쉽지만 의외로 마법적 야수가 아니라 기괴체(3판 기준)이다. 때문에 에픽급이 아닌 이상 동물 길들이기 기술로 길들이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단순히 금속을 먹고 싶어할 뿐인 다루기 쉬워 보이는 괴물인데다 인간을 적으로 뒀을 때 동료로 두면 분명히 쓸모가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녹 괴물을 길들이거나 패밀리어, 동물 동료로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굉장히 많다. 결국 D&D 4판에서는 사람들이 이 녀석에게 마법 물품을 먹이고 배를 째서 레지듐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원하는 마법 물품을 제작하는 설정과 규칙이 추가된다.
PC에겐 쓸모없는 것 같지만, 의외로 머리를 잘 굴릴 수 있으면 이놈도 활용법이 있다. 어떤 캠페인에서는 녹 괴물 더듬이 가루를 유리병에 담아서 수류탄처럼 투척해서 적 무기를 부식시키는 물품화하기도 하고, 몬스터 현혹 등으로 써먹을 방법도 많이 있다.
녹 괴물의 더듬이 공격은 나무, 석재 등 비금속에는 전혀 쓸모없으므로, 강하지도 않고 공격 능력 자체도 별 볼일 없으니 제압하려면 갑옷은 벗고 몽둥이를 들고 패자.
녹 괴물과 비슷하게 철제 장비를 위협하는 몬스터로 블랙 푸딩이 있다. 이쪽은 강철 골렘에게까지는 영향을 못 미치는 대신 실용적인 전투력까지 갖춘 괴물이다.
초기 시절에는 등은 안킬로사우루스 비슷하게 바위 같은 것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꼬리는 양 끝이 긴 리본 모양에 얼굴은 동그란 눈에 점 눈동자+새부리라는 은근히 귀여운 모습이었다. 또한 팬아트 등에서도 녹 괴물이 저지른 일을 재미있게 표현하기 위해 이 초기 모습을 사용하는 걸 은근히 자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