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4-17 17:47:43

누구도, 아무도

누구도, 아무도
한켠 단편소설
파일:한켠_누구도아무도.webp
장르 판타지
저자 한켠
출판사 우주라이크소설
출간 정보 2023.05.15 전자책 출간
분량 약 1.8만 자
독점 감상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5235000001

1. 개요

1. 개요

작가 한켠이 2023년 5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

'인간과 뱀파이어가 서로를 연기한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타임루프 장치를 사용해 공연과 실제 상황을 오가며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가'라는 오랜 질문을 탐구하는 소설이다.
누구가, 제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습니다.
연습실에서 몇백 번이나 봤던 눈인데 왜… 박자에 맞춰 떨어져야 했지만,
누구가 제 눈에서 뭔가를 본 순간 저도 누구의 눈에서 뭔가를 보았고 그대로 추락해버렸습니다.
누구가 쓰러지는 저를 잡아 제 입술에 자기 입술을 대고 입을 벌려 제 앞니를 혀로 훑고 제 혀도 누구의 입속으로 들어가고…
누구가 이 장면에서 키스를 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해서 대본에 추가된 장면이었어요.
아파. 뾰족한 게 나를 찔러. 뭐야 이거. 왜 송곳니가 짐승처럼 날카로운 거야.
극 중에서 내가 뱀파이어고 네가 인데 왜 네가 송곳니를 갈았어? 아니면 특수 분장인 걸까?
왜 분장 선생님은 내가 아니라 쟤한테 그런 분장을 하셨을까? 의상 입기 전이라서 헷갈리셨나?
그런 말을 하고 싶었지만 무대 위에서 할 수는 없었습니다.
첫 공연 첫 장면에서 우당탕하고 떨어져버렸는데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그때 누구가 입술을 떼고 제 눈을 응시하며 주지시켰습니다.


“이건 이인극이야. 무대 위에 우리 둘밖에 없어. 우린 서로를 믿어야만 해.”


저는 누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것 같습니다.
눈을 깜빡였더니 제가 다시 바위 위에 누구를 등지고 서 있었습니다.
눈앞에서 배우가 떨어지고, 입맞춤 수준이 아닌 키스를 했는데도 객석은 고요했고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무 놀라 웃음도 안 났던 걸까요.
<누구도, 아무도>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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