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눈이 먼 총각이 도깨비들이 알려준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전래동화로 보통 이런 이야기들은 형이 나쁘게 나오는 편으로 이 이야기 역시 형이 나쁘게 나오지만 여기서는 동생이 나쁘다는 판본 하에 따라 이야기가 시작된다.[1]2. 줄거리
어느 마을에 떠돌이 총각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은 상냥하고 온화한 반면 동생은 성격이 포악하고 난폭했다. 특히 형을 도붓장수가 개 후리듯 마구 괴롭혀서 마을 사람들은 착한 형을 안타까워하고 동생을 욕했다.형제는 부모님을 여의고 거지로 살며 떠돌고 있었다. 어느날 동생이 자신은 기와마을로 갈 테니 형은 초가마을로 가라고 얘기했고 형제는 길을 떠났다. 그 결과 형이 간 초가마을은 마침 잔치가 열려서 형은 주민들의 배려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인심 좋은 주민들이 한가득 싸 준 음식은 동생과 함께 먹으려고 가지고 온 반면 동생이 간 기와마을은 역병신이 노해 전염병이 돈다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문을 잠그고 나오질 않아 동생은 먹지도 못하고 쫄쫄 굶고 왔다. 형이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온 걸 본 동생은 화가 나고 속이 상해 내일은 자신이 초가마을로 가겠다고 했고 형은 그 말을 따랐다.
하지만 이번에도 운이 없었다. 동생이 간 초가마을은 잔치가 끝나 다들 친척집으로 여행을 간 상태라 한 명도 없는 상태인 반면 형이 간 기와마을은 전염병을 물러가게 하기 위해 역병신을 달래는 굿을 하고 있어 형은 이 굿에 참여해서 주민들의 배려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기서도 한가득 음식을 싸가지고 집으로 즐겁게 돌아왔고 동생은 역시 한 번도 대접받지 못한 채로 돌아왔다.
계속해서 환대를 받은 형과 정반대로 계속해서 박대만 당해 화가 난 동생은 "왜 제가 먹을 것도 형이 다 가져가는 건가요?!"라고 화를 내면서 가지고 있던 나뭇가지를 형의 눈에 콱 찍어서 맹인으로 만든 다음 형을 두고 밖으로 나갔고, 맹인이 된 형은 앞을 더듬으며 하염없이 길을 가다가 우연히 대나무 숲의 작은 집을 발견했다. 안에 들어가니 꽤 널찍한데 아무도 없다.
일단 여기에 밤을 보내기로 한 형은 밤이 되자 말소리가 듣게 되었으며 누가 오나 싶어 서둘러 다락에 숨었다. 보아하니 이 집은 도깨비 집인듯 보이며 거구의 사나이 몇몇이 오는데 하나같이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집에 들어온 도깨비 사내들 중 한 도깨비 사내가 입을 여니 "여보게들, 내가 길을 가던 중에 어리석은 동생이 형의 눈을 찔러서 맹인으로 만든 걸 보았어. 소경 된 눈에 북쪽 산 옹달샘에 눈을 적시고 그 샘 옆의 버드나무 잎으로 눈을 문지르면 다시 볼 수 있는데 말이야. 참 어리석구먼."라고 말했고 다른 도깨비는 "저 멀리 동촌 고을 진사댁 외동딸 병은 그 집 지붕위에 있는 거대한 지네가 심술을 부리는 거니 지네를 죽이면 병은 나아. 그리고 지네를 죽이려면 쇠젓가락으로 놈을 잡아 들기름에 튀기면 되는건데, 쯧쯧..."이라 입을 열었고 나머지 한 도깨비는 "남서쪽 마을 당나무가 말라 죽은 것은 그 아래에 거대한 금덩이가 물길을 막아서 그런 건데 말야..."라며 말을 했다.
형은 그 말을 귀에 새겨들어 새벽녘에 도깨비들이 집을 나선 틈을 타 서둘러 북쪽 산 옹달샘으로 달려가 그 샘물로 눈을 적시고 샘 옆의 버들잎을 눈에 문질렀다. 그러자 눈이 다시 보였다. 다시 눈이 뜨인 형은 서둘러 동촌고을로 달려가 병에 걸린 진사댁 외동딸을 고쳐주겠다고 얘기했다. 진사는 서둘러 형을 안에 들인 뒤 무엇이 필요하냐 물었다. 형은 쇠젓가락과 팔팔 끓인 들기름이 필요하다 했고 진사는 하인들을 시켜 서둘러 형이 말한 것들을 준비하라 시켰다.
쇠젓가락을 받아든 형이 지붕위로 올라가 기와를 뒤지니 거대한 지네가 꿈틀거리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해쳤는지 그 색이 참 붉다. 형은 쇠젓가락으로 지네를 잡고 서둘러 마당으로 내려온 뒤 하인들이 준비해 놓은 팔팔 끓고 있는 들기름에다 지네를 냅다 던져넣어 튀겨 죽였다. 그러자 오랜 병에 시달리던 진사댁 외동딸이 바로 건강해져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진사는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딸이 마침 혼기가 되었는데 이 아이를 살려준 보답으로 형을 사위로 들이기로 했다. 형은 무척 고마워했고 진사의 사위가 되었다.
이후에 형은 아내와 함께 남서쪽 고을로 가서 당나무가 말라죽은 원인을 바로 알려주었다. 당나무 뿌리 아래에 거대한 금덩이가 있는데 그게 물길을 막아서 그렇다고 하자 사람들은 서둘러 당나무 뿌리를 파헤쳐서 거대한 금덩이를 캤다. 그러자 다 죽어가던 당나무가 바로 생기발랄하게 살아났다. 마을 사람들은 부부에게 고마워하며 거대한 금덩이 반을 보답으로 주었고 형 부부는 큰 부자가 되어 잘 살았다.
판본에 따라서는 형 부부가 거지들을 위해 마을 잔치를 벌일 때 거지가 된 동생을 맞아주어 같이 사는 거로 끝나는 결말도 있다.
[1] 판본에 따라서 두 형제의 성격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