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명
1880년대 워터맨 이후 초기의 만년필은 아이드로퍼 방식이라고 하여, 안약을 넣는 스포이드와 유사한 도구를 사용하여 넣었다. 이후 1900년대 초 콘클린으로 대표되는 크레센트 필러가 발표된 이후 여러 만년필 회사들이 앞투어 만년필 잉크 주입 방식들을 내 놓게 되었다. 파카로 대표되는 버튼필러, 쉐퍼로 대표되는 레버필러, 오노토로 대표되는 플런저 필러, 펠리칸으로 대표되는 피스톤필러가 1900-20년의 시기에 발표된다.이후 잉크 충전을 위해 사용하는 고무 주머니[1]의 내구성의 문제, 충전량을 더 늘리고자 하는 시도 등으로 인해 파카에서 버큐메틱을 내놓았고, 쉐퍼에서는 백필과 스노클 등을 내놓았다. 이 외에는 스포이드 처럼 잉크를 충전하는 에어로매트릭[2]과 주사기에 물을 담듯 피스톤을 당겨 충전하는 실린지 방식 등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충전 방식이 소개되고 있었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3] 출시된 만년필은 주로 컨버터 / 카트리지 겸용 방식을 활용한다.
컨버터 방식은 스크루, 피스톤을 활용해 잉크를 넣는 잉크통을 펜 안에 넣는 방식이며, 카트리지 방식은 일회용 잉크 통을 펜 안에 넣어서 볼펜 심 교체하듯이 잉크 통만 바꿔가며 쓰는 방식이다. 병 잉크를 사용하는 경우 컨버터, 피스톤 필러 방식을 사용해야 하며, 카트리지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다. 병 잉크 용량만큼 카트리지를 갈아끼우며 쓰려면 제법 돈이 많이 나가기 때문.[4] 카트리지 방식의 경우 컨버터를 이용할 수 있으나 간혹 카트리지 전용 모델이 존재하기도 한다. 예시로는 Sailor 피어리스, 리쿠르트(단종), 오토 타쉐, 쉐퍼 vfm[5], Montblanc 마이스터스튁 147
2. 교체 방식
탈착식 잉크통이다.2.1. 카트리지
Cartridge
일회용 제품으로 잉크가 든 플라스틱 통을 끼워서 쓰는 방식. 가장 저렴하고 널리 사용되는 방법이다. 웬만한 충격에는 잉크가 새는 일이 없어 보관이 용이하다. 아이드로퍼처럼 다 쓰고서 주사기로 잉크를 다시 채우는 식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카트리지+주사기 신공이 널리 쓰인다. 주사기를 이용해 카트리지에 잉크를 주입해 재사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주사기 한 개에 약국에서 몇백 원밖에 안 하니 비싼 컨버터를 사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고 카트리지가 컨버터보다 잉크 양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방법을 선호하기도 한다. 단, 일반적으로 주사기 내부에는 윤활유로 처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잉크 성분에 따라서 윤활유가 결합하여 닙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참고할 것. 잉크 충전용 툴(+세척용 도구)이 발매되어 있으니 그걸 써도 좋다.[7] 세척용 스포이드가 포함된 충전 키트의 경우 약 5천원 안팎에 구입이 가능하다.
교체 영상
2.2. 컨버터
2.2.1. 피스톤 컨버터
Piston Converter
카트리지에 피스톤이 달린 형태이다. 손잡이를 나사처럼 돌려서 피스톤을 집어넣거나 뺄 수 있다. 이 때 생기는 공기압 차이를 이용해 잉크를 채운다. 가장 대중적인 방식. 가장 간편한 편이지만, 잉크 저장량은 가장 적다.
주입 영상
2.2.2. 스퀴즈 컨버터
Squeeze conveter몸통에 달린 버튼을 스포이드 처럼 누르고 떼면서 잉크를 채운다. 파이로트의 CON-20이나 몇몇 파카 구형 컨버터 등 일부 제품에서 사용된다. 아래 나와있는 에어로메트릭 방식 과의 차이는 컨버터 특성상 피드와 연결된 숨관(브레스 튜브)이 없다는것. 덕분에 에어로메트릭 방식보다는 성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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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빌트-인 방식
배럴 자체를 잉크통으로 쓰는 방식으로 탈착은 불가하지만 잉크 저장량이 상당하다는 장점이 있다.3.1. 아이드로퍼
Eyedropper Filler가장 오래된 방식이다. 스포이드 같은 아이 드로퍼로 배럴에 직접 잉크를 채운다. 그 다음 손잡이와 배럴 사이 결합부에 실리콘 그리스를 바른 후 체결한다. 잉크를 많이 채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러모로 단점이 많다. 잉크를 주입할 때마다 실리콘 그리스와 아이 드로퍼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고, 사용자 손의 열기로 내부 공기가 팽창하여 잉크가 밀려나와 밖으로 샐 우려가 있다.(오버플로우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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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즈 아이 드로퍼라는 파생형도 있다.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배럴 내부에 ink flow stopper 고무 마개가 뒷부분의 노브(사진 상에서는 tail)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펜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이 노브가 닫혀 있어 잉크가 흐르지 않다가 펜을 사용할 때는 노브를 풀어 잉크를 흐르게 하는 것이 원리이다. 현재는 상당히 마이너한 방식인데 나미키와 다니트리오의 초고가 모델들이 이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외 오로라 카피로부터 시작한 대만제 Opus 88 제품 역시 대부분 해당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3.2. 피스톤 필러
Piston Filler
펠리칸에서 상용화했으며, 주로 몽블랑, 펠리칸, 트위스비 만년필에서 자주 쓰는 방식이다. 만년필 배럴 자체가 거대한 컨버터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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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플런저 필러
Plunger Filler(Vac-Fill)
주사기의 주사 방법과 비슷하지만, 원리는 완전히 다르다. 피스톤을 뒤로 당긴 후 펜촉을 잉크통에 담그고 다시 민다. 배럴 가장 앞 부분은 피스톤보다 더 공간이 넓은데, 피스톤이 그 넓은 곳에 도달하면 진공이 풀리면서 잉크가 차오른다. 영국의 오노토에서 처음으로 개발되었고 이후 쉐퍼에서도 채용되었으나, 소재의 한계로 인해 사용할수록 밀폐력이 떨어지고 내부의 코르크가 부식되는 등의 단점이 많아서 도태되었다. 오죽하면 메이커 만년필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
그러나 만년필이 더이상 실용품의 영역이 아닌 취미 또는 사치품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긴 현재는 실용성은 높지만 잉크 저장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매우 보편화 되어버린 컨버터와 카트리지 일색의 만년필들과 달리 플런저 필러 특유의 큰 잉크 저장량과 주입 방식을 타사 제품과 차별화 되는 장점이자 개성으로 내세워 몇몇 고급 만년필 제조사들에서 고가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내부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인 코르크 또한 시대가 변함에 따라 플라스틱과 고무 등의 소재로 변경하여 예전처럼 소재 자체가 부식되면서 코르크가 부스러져 내부의 잉크와 함께 고착화 되는 등의 문제점은 개선된 상황이다.[8] 현행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대표적으로 비스콘티와 그라폰 파버카스텔의 일부 고급 제품, 일본의 파이롯트 커스텀 시리즈의 일부 제품과 TWSBI를 비롯한 중화권의 저가 만년필 제조사에서 다수 제조하고 있다.
쉐퍼에서는 백-필이라는 명칭을 사용했고 배큠 필러라는 명칭도 있지만 파커의 배큐매틱 방식과 헷갈리기 쉬워서 그런지 일반적으론 잘 사용되지 않는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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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배큐매틱 필러
Vacumatic Filler파카에서 개발한 방식으로 파커 배큐매틱에 처음으로 채용된 방식. 배럴 끝 캡을 열어서 버튼을 누르면, 배럴 내부의 다이어프램이 피스톤의 역할을 하면서 숨관(브레스 튜브)으로 공기를 밀어내고, 버튼에서 손을 때면 스프링으로 다이어프램이 위로 올라오면서 잉크가 따라서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이다. 여러번 눌러야 가득 채워진다는단점이 있지만 기존의 버튼 필러와는 비교할수 없고 피스톤 필러보다도 많은 양의 잉크를 저장할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파카 51 초기형까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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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펌프 필러
Pump fillers이름 그대로 피스톤을 앞뒤로 여러번 펌프질해서 채운다.
3.6. 쌕 필러
번거롭게 배럴에 직접 잉크를 넣던 아이드로퍼 방식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셀프 필링 방식. 1898년 콘클린의 크레센트 필러가 처음으로 상용화된 이후 주로 미국 만년필사에서 채용하였다. 쌕 필러들은 이름이 다르긴 해도 전체적으로 배럴 안에 들어있는 러버 색을 눌러서 잉크를 채우는 방식은 동일하다. 다만 누르는 방법이 조금씩 차이가 날 뿐.전체적으로 내부의 색이 노후화되면 교체해야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파커 51 에어로매트릭 방식에 사용되는 프리 글래스 재질의 러버 색은 현재도 교체없이 잘만 작동할정도로 튼튼하다.
3.6.1. 크레센트 필러
Crescent Filler아이드로퍼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셀프 필링 방식. 1989년 콘클린에서 개발하였다. 배럴 외부에 노출되어있는 반원형의 고리를 안으로 누르면 고리에 연결된 판이 러버 색을 누르면서 잉크가 충전되는 방식. 이후 개발되는 레버 필러나 버튼 필러 등도 사실상 크레센트 필러의 누르는 방식을 개선한것에 불과하다.
3.6.2. 레버 필러
Lever Filler
배럴에 파여있는 홈에 레버가 끼워져 있으며 이 래버를 90도로 들어올리면 러버 색이 눌러지고, 다시 내리면 색이 탄성으로 복원되면서 잉크가 충전된다. 쉐퍼에서 처음으로 개발했으며 이후 워터맨에도 채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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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버튼 필러
Button Filler
파커에서 개발한 방식. 배럴 끝의 캡을 돌려서 열고 버튼을 누르면 배럴 안의 판이 구부러지면서 러버 색을 눌러 잉크가 충전된다. 레버 필러와 다르게 바깥에 홈을 파지 않아도 돼서 깔끔한 외형을 만들수 있었으나 배럴 끝 캡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후 버큐매틱 필러가 개발될때까지 파커에서 주력으로 사용.
3.6.4. 스노클 필러
Snorkel
쉐퍼에서 개발. 노브를 돌리면 잉크 충전용 대롱(스노클)이 나온다. 닙을 더럽히지 않고도 간편히 충전할 수 있지만 내부구조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어 쉐퍼 PFM 이후로는 사실상 명맥이 끊어진 상태다. 나머진 터치다운 방식과 동일.
원리
3.6.5. 터치다운 필러
Touchdown
작동시키는 방법은 플런저 필러와 비슷하지만 내부는 평범한 러버 색이 들어있다. 쉐퍼에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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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 에어로매트릭 필러
Aerometric
파커에서 개발하여 파커 51에 처음으로 채용된 방식. 얼핏 보기에 스퀴즈 컨버터와 비슷해보이지만 브리더 튜브라는 가느다란 파이프가 피드에서부터 잉크 저장공간인 sac으로 뻗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브리더 튜브는 프레셔 바를 눌러 잉크를 채울 때 잉크 대신 공기를 배출하는 효율을 최대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고무나 실리콘 재질의 sac이 피스톤식 컨버터에 비해 튼튼하지 못하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파커에 쓰인 Pil-glass 재질의 sac은 일반 고무와 달리 수십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아무 문제없이 작동된다는 점에서 엄청난 내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파커 51이 단종된 지금 중국의 영웅이 이 방식의 만년필을 사용하고 있다.
[1] ink Sac[2] aerometric인데 보통 에어로매틱이라고 이상하게 부르고 있다.[3] 워터맨의 플라스틱 카트리지 필링 방식의 만년필이 1953년 출시되었으며, 잇따라 쉐퍼가 1955년, 파카가 1960년에 카트리지 방식의 만년필을 출시한다.[4] 어디까지나 한국 한정 이야기. 유럽이나 중국의 경우에는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카트리지를 구입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6개 한 상자 살 돈으로 수십 개 단위 묶음을 구매할 수 있다. 어린 학생들은 잉크 충전을 잘 못하기 때문에 카트리지 사용이 권장되고 박리다매를 노려 저가에 많은 양을 판매하는게 일반적인 모습.[5] 다른 것들은 만년필을 작게 만들기 위해 카트리지 전용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vfm의 경우 원래부터 카트리지 전용으로 설계한 건 아니었고, 그냥 내부 공간이 좁아서 카트리지밖에 안 들어간다(...) 카웨코의 미니 스퀴즈 컨버터와 미니 스포츠 컨버터가 호환되긴 한다.[6] 그냥 146의 여행자용이다. 컨버터는 쓰다보면 공기가 차는데, 이는 비행기에 타면 기압차때문에 터질수 있다. 이때문에 비행기 탑승이 잦은 사람들 전용으로 만든 개조품.[7] 만년필 제조회사가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에 판매 중인 거의 모든 브랜드 만년필에 사용 가능하며 온라인 샵 중에는 만년필을 사면 잉크 충전 툴을 함께 주는 곳도 있다.[8] 다만 코르크의 역할을 고무가 대체하며, 밀폐를 플라스틱 또는 고무 헤드가 유지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이기 때문에 오랜기간 사용시 고무 헤드 또는 고무 링의 노화로 인한 밀폐력 저하는 여전히 존재하며 해당 부품의 교체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