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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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 라이브러리컴퍼니 |
작가 | 김수민 |
작곡 | 강홍준 |
연출 | 이기쁨 |
음악감독 | 양지해 |
공연 기간 | 공연 중 초연: 2025.01.24 ~ 2025.04.06 |
공연 장소 | 초연: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 |
관람 시간 | 100분 |
공식 계정 |
1. 개요
상실의 시대, 존재성을 찾아 헤매는 시인들의 이야기뮤지컬 〈무명, 준희〉는 상실의 시대, 글을 쓰는 것조차 사치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다.
창씨개명으로 나 자신도 가질 수 없고, 조선말을 쓸 수도 없는 시대 속에서 준희와 정우가 각자의 존재성을 찾아 헤매며 시인으로서의 목소리를 발견하고 타인에게 손 내밀어 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신의 시를 알아봐 준, 홀로 허우적대던 세상 속에서 함께 앞으로 나아가 줄 것 같은 준희를 자신의 세계로 데려오고 싶은 정우와 격변하는 세상 속 정우가 지키려던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준희의 이야기는 시적 감수성이 고갈된 세상에서 꿈을 잃어버린 현재를 사는 우리의 지금을 돌아보게 만든다.
2. 시놉시스
상실의 시대, 1940년대 일제 강점기. 부모를 잃고 과자점에서 일하고 있는 '준희'는 저녁마다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적 능력을 가졌으나 꿈을 포기하고 어린 동생 '연희'를 위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준희' 앞에, 자신의 시집출판을 도와달라는 '정우'가 나타난다. '정우'는 조선어로 쓴 그의 시를 훼손되지 않게 지키고 싶다. "잃어버렸으면 말해야지. 그래야 존재하지." '정우'에게 이끌린 '준희'는 점차 시의 세계에 매료되고, 그와 함께 시를 쓰기 시작한다. "내게도 목소리가 있을까. 깨지 않는 꿈이 있을까." 한편, '정우'의 시는 조선인 학생들과 '연희'의 마음에 위로와 힘을 주지만, 조선어학회 사건이 터져 학회 선생님들이 줄줄이 검거 된다. 이에 대한 부당함과 조선어가 사라질 위기감을 느낀 정우는 조선어를 지키기 위해 학생 모임을 시작하려 하는데.... 무엇도 지킬 수 없는 상실의 시대, 두 사람의 청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3. 등장인물
*준희
어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학업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든 인물.
정우의 시를 통해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것들이 흔들리고, 점점 시의 세계에 매료된다.
*정우
섬세하고 특출난 감수성을 가진 문학도이자 시인.
홀로 허우적대던 세상 속에서 함께 나아가 줄 것 같은 준희를 자신의 세계로 데려오려 한다.
*연희
보육원에서 나와 오빠와 함께 살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준희의 하나뿐인 여동생.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보육원 아이들에게 조선어 단어를 읽어주고 말하고 있다.
정우의 시를 통해 마음 속 깊이 묻어두었던 것들이 흔들리고, 점점 시의 세계에 매료된다.
*정우
섬세하고 특출난 감수성을 가진 문학도이자 시인.
홀로 허우적대던 세상 속에서 함께 나아가 줄 것 같은 준희를 자신의 세계로 데려오려 한다.
*연희
보육원에서 나와 오빠와 함께 살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준희의 하나뿐인 여동생.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보육원 아이들에게 조선어 단어를 읽어주고 말하고 있다.
4. 넘버
- M01. 상실하는 밤 - 준희 정우 연희
{{{#!folding 【가사/접기】
준희 마침내, 이 밤 흩어진 글을 고이 모아 그에게 보내 결국은, 이 밤 스러진 마음 귀히 안아 이 밤에 심으면 오늘 지나 피어날 거야 찾을 거야 헤매인 걸음 속에서 찾을 거야 빼앗긴 마음 속에서 찾을 거야 제발 찾을 거야 어둠이 날 삼켜도 기억해 나는 너를 정우 아직도, 이 밤 사장된 말들 전부 삼켜 보내지 못해 결국은, 이 밤 끔찍한 심장 아직 뛰어 이 밤에 던지면 누군가에겐 숨이 되기를 찾을 거야 흔들린 걸음 속에서 찾을 거야 실패한 마음 속에서 찾을 거야 제발 찾을 거야 어둠이 날 삼켜도 기억해 나는 너를 연희 안녕 우리 인사할까 안녕 내가 가진 나의 전부 매일 밤 날 지켜준 마음 안녕 안녕 안녕 버려야 해 없어야 해 지키기 위해 연희 / 준희 안녕 / 유일한 생이라 해도 연희 / 정우 안녕 / 마지막 밤이라 해도 연희 / 준희 정우 안녕 / 모든 걸 잃는다 해도 이제 인사할게 / 나는 너를 나의 전부 / 오직 너를 준희 정우 연희 찾을 거야 준희 정우 흔들린 걸음 속에서 준희 정우 연희 찾을 거야 준희 정우 빼앗긴 마음 속에서 준희 정우 / 연희 찾을 거야 제발 찾을 거야 / 찾을 거야 제발 다시 준희 정우 연희 어둠이 날 삼켜도 | }}}
| 준희 내것 아닌 과자를 팔고 일본어 영어로 일을 하고 완벽하게 하룰 끝내면 먹고 살 수 있는 내일이 와 이 넓은 하늘 아래 남은 건 오직 동생과 나 내가 지켜야 할 세상은 오직 너 너 너 다른 건 다 무용한 짓 내 하루를 다해 너의 하룰 지켜 다른 건 다 무용한 짓 내 하루는 오직 널 향해 있어 너 있는 세상을 지켜내 다른 건 다 무용한 짓일 뿐 그렇게 살아야 해 연희 새언니는 좀 찾아봤어? 준희 뭐? 연희 ''우리 원장님처럼 미국 사람도 좋아.'' 준희 으이구. 연희 ''그럼 아직도 밤마다 번역일 해?'' 준희 글 쓰는 것보단 번역일이 좋지. 돈도 되고. 연희 ''엄마랑 아빠는 오빠 글 쓰는 거 좋아하셨어?'' 준희 그런 운동이 아니니까. 연희 오빠, 오빠는 커서 뭐가 되고 싶었어? 준희 남의 말로 번역을 해내 원하시는 대로 뭐든 좋아 완벽하게 글을 써내면 함께 살 수 있는 미래가 와 이 넓은 하늘 아래 남은 건 오직 동생과 나 내가 지켜야 할 세상은 오직 너 너 너 다른 건 다 무용한 짓 내 마음을 다해 너의 맘을 지켜 다른 건 다 무용한 짓 나의 꿈은 오직 널 향해 있어 너 있는 세상을 지켜내 다른 건 다 무용한 짓일 뿐 그렇게 견뎌야 해 준희 조선어로 쓴 시잖아? 정우 ''그를 데려다 주오'' 준희 누구요 나는? 만약 누군가 날 데려다 준다면 태어나던 바다로 피어나던 산으로 만약 누군가 날 데려다 준다면 땅 위 어디에 하늘 아래 어디에 나는 어디에 이런 건 다 무용한데 내 마음이 자꾸 내게 얘기해 고통에 찬 이 세상 속에서 침묵하고 있는 난 난 무용한 것 | }}}
| 정우 잃어버리자 내 사랑은 시작되어 별이 뜬 자리 두고 온 새는 꿈을 꾸네 잃어버려도 내 사랑은 계속되어 깨어난 새는 노래하네 그렇게 사랑이 내게 하늘을 노래하게 해 나의 새장은 날 끝까지 놓아주지 않지만 또다시 사랑이 나에게 부딪혀 날갯짓하게 해 바람 한 줌도 절대 내 것은 없겠지만 내 시들 쓰여진 조선어 그대로 훼손 없이 출판할 수 있게 미국에 출판 요청을 하려고 해. 준희 출판? 미국에 조선어 그대로 출판하는 게 말이 돼? 정우 그래서 너의 영어가 필요한 거야. 그들한테 내 시의 아름다움을 설명해 주는 거지, 너의 영어로. 준희 헛소리하지 마. 제대로 쓰지도 못하게 하는 조선어를 누가 관심 가진다고. 정우 그러니까. 잃어버렸으면 말해야지. 그래야 존재하지. 덧칠해진 단어 삼켜지는 언어 떠나가는 벗과 침수되는 땅을 그 모든 사라져가는 이름들을 사랑을 하자 내 절망은 시작되어 새벽의 새는 밤을 새워 목놓아 우네 사랑을 하자 내 절망은 깊어져서 꿈꾸던 새는 땅 위를 기네 내 사랑이 끝내 날 죽이고 말 테지만 나는 나의 폐허를 기꺼이 안으리라 마침내 사랑이 끝내 날 또 죽이고 말테지만 난 기꺼이 난 내 사랑을 사랑을 말하리라 | }}}
| 연희 캄캄한 우물 속에는 오빠가 가르쳐 준 노래 캄캄한 우물 속에는 아빠 닮은 내 얼굴 캄캄한 우물 속에는 꺼내면 혼나는 조선말 마음에 가득찬 얘기 혼자 꾹 참았다가 우물에 말하지 한 밤 두 밤 세 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이 올까 한 밤 두 밤 세 밤 지나면 누군갈 지켜주는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캄캄한 우물 속에는 시끄러운 나의 생각들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언젠가 난 커서 무엇이 될까 언젠가 난 커서 무엇을 할까 | }}}
| 준희 음 뭐랄까 뭔가 있는 느낌 연희 뭔가 있는 느낌? 준희 응 얼마 전에 나도 뭔가 읽다가 아 시를 쓰는 사람을 만났어 연희 어떤 사람이야? 준희 갑자기 불쑥 나타나 괴상한 말을 하는 정우 사느냐 죽느냐 그것은 문제야. 준희 아마 좀 미친 사람 연희 그럼 오빠, 미애처럼 코 흘리면서 막 울다가 그 사람 시 읽고 뚝 그쳤어? 준희 아니거든. 연희 맞잖아. 그게 아님 뭔데? 준희 그래 분명히 뭔가 있는 느낌 연희 뭔가 있는 느낌 준희 / 연희 아 말하자면 혼자일 때도 / 혼자일 때도 종이 너머 글을 쓴 사람이 손 잡아주는 / 손 잡아주는 준희 내 곁에 가만히 앉아주는 그래 그런 느낌 연희 / 정우 알 것 같아 / 알 수 있어 음 간질간질 간질이는 그런 느낌 / 잡아줘 날 준희 / 정우 일렁일렁 일렁이는 그런 느낌 / 춤을 춰줘 연희 토닥토닥 토닥이는 그런 느낌 준희 저기 멀리서 내게 와 준희 연희 / 정우 손 내미는 / 함께해줘 지켜진 작은 마음 / 내 사랑을 준희 정우 연희 문장 너머 누군가가 있어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을 때도 글 너머에 누군가가 있어 우리가 글 한 편을 만났을 때 준희 잡을 수 없어도 그가 쓴 시처럼 연희 내 곁에 없어도 엄마 편지처럼 준희 연희, 정우'''지금 이 안에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준희 연희 그래 그런 마음이 있어 | }}}
| 정우 잊혀진 이름 불러주는 보슬보슬 햇비 소리 잃어버린 길 토닥이는 보드라운 햇살 소리 내게 반짝하며 인사하는 가득 속삭이며 온통 사로잡는 그 소리 그 소리 온 세상이 내게 말을 걸어 온 단어가 가득 차올라 언제 어디든 나를 비추고 내가 누구인지 묻네 나를 들려? 온 세상이 말하고 있잖아. 준희 미친놈이야? 정우 미친놈이 둘이면 그건 더 이상 미친놈이 아니지. 해묵은 슬픔을 덮어주는 맵디매운 담배 연기 헤매는 걸음을 찾아주는 거리 위에 재즈 음악 준희 내게 스쳐 가며 그냥 흘러가는 내겐 팔짱 끼고 빨리 지나치는 그 소리 그 소리 정우 / 준희 온 세상이 내게 말을 걸어 / 한 순간일 뿐 온 단어가 가득 차올라 / 내 앞의 길은 언제 어디든 나를 비추고 / 나를 비춰도 내가 누구인지 묻네 / 눈을 감아 이 세상에 내가 대답해 / 오직 현실만 한 문장이 내게 남아서 / 내게 남아서 나는 언제 어디든 나를 밝히고 / 내가 없는 내가 누구인지 답해 / 세상 속에 살아 정우 오래돼서 안 쓰는 학교 창고야. 여기라면 안전해. 준희 이것도 다 네가 쓴 시야? 정우 어. 거기 있어. 내 모든 대답들. 준희 ''눈을 크게 뜬다'' 정우 응, 왜? 준희 이 마음 나도 아는 마음이야. 너의 대답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야. 정우 아니야. 그건 그냥 내가 겪은 나만의 현실일 뿐이야. 준희 아니, 이건 나의 현실이기도 해. 정우 우리의 현실? 우리의 세상! 정우 / 준희 나의 단어가 사라지기 전에 / 너의 단어 속에 너의 침묵이 깊어지기 전에 / 나의 침묵 속에 나의 하늘이 무너지기 전에 / 너의 하늘이 너의 대지가 흩어지기 전에 / 나의 대지가 우리 세상이 끝이 나기 전에 / 가득 속삭여 우리 호흡이 끝이 날 때까지 지금 / 들려오네 내게 말해줘 / 내게 말을 걸어 나와 잡아줘 / 나를 잡아줘 이 순간 속에 준희 너의 세상은 내게 말을 걸어 너의 단어가 내게 찾아와 언제 어디든 나를 비추고 내가 누구인지 보여줘 정우 너의 세상에 내가 대답해 너의 문장을 내게 남겨서 언제 어디든 정우 준희 나를 밝히는 대답 속에서 살아있어 | }}}
| 준희 그래 여기까지 너무 멀리까지 왔네 이제 돌아서 다시 원래 제자리로 그렇게 돌아가야 해 아니 마음을 막아 매일 그랬던 것처럼 다시 나를 막아 아침이 되면 돌아서서 하루를 달려가야 해 나의 밤하늘엔 별들이 뜨지 않아 나의 밤하늘엔 커다란 달만 내려봐 가득찬 구름 기나긴 침묵 그 안에 묻어둔 나 밤하늘이 안고 있는 것들 하지만 오늘 밤엔 나의 숨소리가 들려 구름 사이로 작은 바람이 불어오니 내 안 가득 별들이 떠오르네 밤하늘이 안고 있는 것들 내게도 목소리가 있을까 깨지 않는 꿈이 있을까 모든 걸 다 잊고 마음껏 나를 내던질 수 있는 내게도 내가 내가 있을까 나의 밤하늘에 별의 꼬리가 길을 내 나의 밤하늘에 꿈의 파편이 몸을 펴 그리던 마음 영원한 노래 다시 내게 올 아침 밤하늘이 안고 있는 것들 아주 먼 아주 작은 기다린 잊지 못한 사라지지 않는 모든 것 밤하늘에 빛나는 것들 | }}}
| 연희 ''연희야!'' 정우 아름다운 계절에는 잎사귀 하나 태어나고 아름다운 계절에는 잎사귀 붉게 자랄 때까지 바람은 발끝을 들고 감싸안는다 하늘은 해를 깨운다 햇살은 다정스레 지켜봐준다 연희 ''오빠!'' 아름다운 계절에는 내 마음 가득 피어나고 아름다운 계절에는 혼자인 아이 울고있을 때 시 한 편 토닥이며 살포시 다가온다 나란히 곁에 앉는다 글자는 다정스레 지켜봐준다 ''전에는 엄마편지 말고는'' 하지만 겨울이 오면 바람은 거세지는데 누구도 울지 않는 그런 밤이 올까 혹시 나도 해를 깨울 수 있을까 내가 가진 이 마음으로 준희 ''조선인 학생들 사이에서 네 시를 필사하는게 유행이래. 이거 다 너에게 온 편지들이야'' 정우 우리 말이 소중해져서 고향 방언들을 정리해보고있어요 준희 이 절망감이 나만의 것이라 생각했는데, 우리의 것이었어요 정우 내 아이들이 빼앗긴 모든 것에 대해 매일 깨닫게해요 연희 ''오빠, 우린 매일 정우오빠의 시를 생각해.'' 준희 이거봐, 너의 대답이 필요한 사람이 있었어. 정우 그러게, 정말 있었네 준희야, 이제 네 대답을 들려줘 준희 아니야 정우야, 내 시는 습작 수준이야. 사람들은 다 네 시를 좋아해 연희 ''오빠, 나도 해를 깨울 수 있을까?'' 다 같이 아름다운 계절에는 추운 겨울 지날 때까지 우리들의 계절에는 모든 울음 끝날 때까지 시 한 편 부드럽게 흔들어 달래준다 글자는 날 향해 있어준다 우리는 흔들리며 다 같이 노래한다 우리는 널 향해 펜을 든다 연약한 마음들은 곱게 자란다 연약한 마음 다 하여 끝까지 | }}}
| 정우 몸을 숨기면 땅 속에 있으면 아침은 안전한 어둠이 돼 몸을 숨기면 내 언어를 버리면 내 한 몸 어디든 갈 수 있어 맘을 숨기면 땅 속에 있으면 우리의 계절은 영원이 돼 맘을 숨기면 너와 시를 쓰면 영원히 봄비만 꿈꿀 수 있어 하지만 내 발끝이 점점 무너지고 있어 저 한 줄기 봄비가 날 울리고 있어 무너지는 세상 속에 눌러 쓴 내 세상도 전부 무너져 다 사라지는데 어디요 나는 지금 누구요 나는 대체 나의 언어는 어디 있는지 힘없이 잡혀가는데 너 없이 나도 없어 찾아와 그래야만 해 태양을 만난다 해도 이젠 몸을 내밀어 봄은 떠났지만 이미 끝났지만 저 태양은 땅을 태우지만 발버둥쳐볼까 꿈틀거려볼까 그래 나는 가야 해 우리 계절이 끝이 난다 해도 날 울리는 봄을 찾아 헤매이는 것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나 | }}}
| 준희 어디에 있니 어디로 갔니 너는 기다렸잖아 매일 내가 오길 기다렸잖아 여기엔 없니 저멀리 갔니 이젠 하늘을 너를 어디로 데려가버린거니 나 여기 왔는데 왜 어디에도 대체 너는 없는 거야 연희 ''우물에 조선어 편지들을 전부 버렸어.'' 준희 그게 뭐길래 그렇게 지키려했니 나도 모르게 싸워 온거니 혼자 너는 세상은 너를 어떻게 너를 데려가 도대체 왜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너를 나 여기 있는데 넌 어디에 있니 너 먼저 떠나갔니 없어 없어 없어 너는 절대 없어 없어 하늘 아래 널 기다리며 없어 없어 이젠 아무것도 없어 | }}}
| 준희 나 홀로 남아 바랄게 없지만 찰나의 꿈들은 깨졌지만 나 홀로 남아 할 수가 있는건 울음을 뱉으며 꿈틀거리는 것 봄은 떠났지만 노랜 끝났지만 나에게 우는 법을 가르쳐준 시와 발버둥 쳐 볼까 꿈틀거려볼까 자국을 그려볼까 홀로 깨어 길을 가야한다 해도 정우 빛, 무얼 밝히고 있는지 빛, 나를 비웃고 있는지 더는 볼 수 없고 도망칠 수도 없는 빛 처참하게 비추는 빛 저 빛 준희 모든게 다 무용해도 나를 잡은 시를 지켜낼 거야 정우 모든 건 다 무용한 짓 무엇도 되돌릴 수 없어 절대 준희 정우 새롭게 만난 아침 앞에 다른 건 다 무용할 뿐 | }}}
| 준희 잃어버리자 내 사랑은 시작되어 꿈틀거리며 함께 울어보자 말했잖아 정우 잃어버리자 내 절망은 시작되어 벼랑 끝까지 날 몰아세우며 쫓아오네 준희 온 세상 다 무너진 날 붙잡고 같이 시를 쓰자 했잖아 왜 거짓말을 해 정우 모두 다 거짓말을 해 준희 나를 살게 한 언어로 펜을 잡게 한 문장으로 정우 무용한 내 문장들이 이젠 너에게 거짓말을 해 ''난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어.'' 잃어버리면 다시 뺏어와야만 해 입을 막으면 그 손을 다 물어뜯어야지 준희 잃어버려도 내 사랑은 계속되어 새벽에 우는 새는 하늘 보며 노래하네 정우 노래론 절대 찾을 수 없는 거야 죽여야만 끝이 난다고 다 거짓말을 해 준희 왜 거짓말을 해 정우 내 힘 없는 언어가 내 무용한 문장들이 준희 나의 손을 잡아주던 정우 시가 이젠 너에게 거짓말을 해 준희 내 사랑이 내게 하늘을 노래하게 해 나의 새장은 날 끝까지 놓아주지 않지만 마침내 사랑이 끝내 날 죽이고 말 테지만 나는 사랑을 말하리라 준희 / 정우 왜 거짓말을 해 / 다 거짓말을 해 왜 거짓말을 해 / 다 거짓말을 해 나를 살게 한 문장이 / 나를 살게 한 문장들이 넌 / 난 준희 왜 준희 정우 거짓말을 해 준희 지켜왔던 언어로 정우 믿어왔던 내 언어가 준희 정우 모든 걸 다 태워버리며 준희 / 정우 지금 / 결국 너에게 / 나에게 거짓말을 해 / 거짓말이 돼 정우 상해로 갈 거야 거기 임시정부가 있어 준희 안 돼! 너 진짜 죽을 수도 있어 정우 상관 없어 준희 최정우! | }}}
| 준희 선명한 이 밤 조각난 글을 고이 모아 다시 완성해 끝없는 이 밤 쓰러진 마음 귀히 안아 이 밤에 심으며 어둠 끝에 알 수 있을까 알 수 있을까 정우 ''혼자면 충분합니다.'' 선명한 이 밤 가득찬 절망 전부 토 해 여기에 담아 끝없는 이 밤 끔찍한 심장 이 밤 속에 던지며 누군가에겐 숨이 되기를 날 쫒는 그 밤 도망치는 나 전부 먹혀 목을 졸라와 날 쫒는 그 밤 빼앗긴 나는 이 밤 속에 던지며 어둠 끝에 알 수 있을까 준희 정우 찾을 거야 내가 왜 살아있는지 찾을 거야 이 밤에 끝이 어딘지 찾을 거야 제발 찾을 거야 어둠이 날 삼켜도 기억해 나는 너를 | }}}
| 정우 깜빡이는 불빛 혹은 내 눈꺼풀 의자 끄는 소리 혹은 신음 소리 피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영원한 질문들 덮쳐오는 질문 모두 아는 정답 잡혀오는 문장 못박히는 단어 도망칠 수 없을 것만 같던 너무 쉬운 영원한 대답들 말해야 하는데 대답해야 하는데 진실은 흐려져 고통은 선명해 벗겨 토해 비틀어 뽑아내 막아 씹어 짓눌러 닥쳐 내 대답은 내 단어는 그 밤 속에 '''태양이 덮쳐온다.''' 준희 정우야, 넌 그냥 너의 시를 쓴 것뿐이잖아. 정우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야.'' 끌려오는 대답 삼켜지는 나 칼을 빼든 문장 조여오는 단어 절대 벗어날 수가 없는 날 삼키는 영원한 나의 시 말해야 하는데 대답해야 하는데 진실을 놓으면 고통은 끝이 나 네가 뭘 하든 답은 똑같아 여기 조서에 서명해 빨리 내 질문은 내 대답은 그 밤 속에 나를 데려다 주오 태어나던 바다로 나를 데려다 주오 피어나던 산으로 데려다 주오 아무리 달려도 그 밤이 쫓아와 어디에 있어도 나는 팔아먹은 거짓 위선자 용서 못할 위증 살인자 내 진실은 내 진심은 난 그 밤 속에 | }}}
| 연희 캄캄한 우물 속에는 준희 잡을 수 없는 나의 사랑 연희 캄캄한 우물 속에는 준희 구하지 못한 나의 전부 연희 내 곁에는 없지만 연희 준희 우물 속에는 다 있지 연희 한 밤 두 밤 세 밤 울었던 밤들 세며 준희 한 장 두 장 세 장 닫지 못한 답을하며 연희 그렇게 있어 준희 손을 내밀어 연희 영원히 준희 널 향해 연희 준희 말하고 있어 준희 나의 하늘은 해가 져도 여기 남아있어 나의 하늘은 바람따라 구름도 가득 흐르네 길 잃은 사이에 작은 별이 떠서 나를 깨워주네 나의 하늘은 변해가는 수많은 빛깔들이 나의 하늘에 아침이 있다 말하네 달에 베인 자리 아픈 꿈이 앉아 나의 위에서 볓빛이 되어 비춰주네 모든게 다 무용해도 내 절망이 내게 말을 걸어 모든게 다 무용해도 내가 발견한 대답을 해 나를 향해 내가 오기만 기다리는 사랑스런 노랫소리 나를 살리려 손내미는 너의 문장 너의 소리 내게 반짝하며 내게 인사하는 가득 속삭이며 온통 사로잡는 그 소리 그 소리 연희 안녕. 우리 인사 할까 안녕. 내가 가진 나의 전부 매일 밤 나를 지켜준 마음 안녕 안녕 안녕 연희 / 정우 안녕. 우리 인사할까 / 사랑이 날 안녕. 내가 가진 전부 / 노래하게 해 안녕 이제 인사할게 / 또다시 날 안녕 안녕 안녕 / 꿈꾸게 해 정우 내 단어가 사라진다해도 너의 침묵이 계속 깊어진다해도 내 하늘이 무너진다 해도 너의 대지가 끝내 흩어진다 해도 정우 연희 우리의 세상이 우리의 호흡이 끝이 난다 해도 언제나 준희 오늘 밤하늘은 나의 생을 노래해 오늘 밤하늘은 나의 파편을 껴안아 그리던 마음 영원할 노래 헤매고 잃어온 우리 이 밤하늘에 반짝이며 빛나고 있던 전부 | }}}
| 정우 해는 파고들어 준희 곁에 앉아 정우 ''상처 난 발을 간질인다.'' 준희 사방이 닫힌 벽 사이로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정우 찬 바닥 위에 숨을 내쉬면 입김이 물방울 되어 맺힌다 준희 참 우습지 여기 유일한 온기는 나라는 게 정우 몸은 떨리는데 눈 한 송이씩 녹여본다 한 송이 지고 나면 준희 아마 찰나일 거야 내가 꿈틀거린 시간은 아마 찰나일 거야 내가 봄을 부른 시간은 아침이 오면 해는 떠오르고 시간이 가면 겨울은 떠나겠지 가만히 흘러가 그냥 찰나일 거야 준희 / 정우 별이 뜬 자리 / 계속 찾아다녔어 영원한 밤 속에 / 계속 도망쳐왔어 손에 쥐려고 / 붙잡으려고 준희 무언가 마음에 꼭 안으려고 준희 정우 이제 겨우 나의 빈손을 펴네 준희 그래 찰나일 거야 검게 오인된 사랑 시는 정우 그래 찰나일 거야 벅차게 외친 사랑 시는 준희 하지만 그 순간에 정우 지나간 찰나에 준희 정우 내가 있어 그렇게 찰나와 찰나와 찰나가 그 사랑과 상실과 절망이 준희 안을 수 있는 품이 되어 정우 생의 증거 되어 준희 정우 여기 있어 준희 그건 찰나였지만 진짜인 것 영원한 것 정우 아주 찰나였지만 내가 되는 것 우리가 되는 것 준희 정우 수만 번의 찰나가 피고 지면 피고 지면 준희 상실한 계절이 나를 피우고 정우 피어난 계절이 나를 증명해 준희 찰나였지만 나의 찰나를 안고 준희 / 정우 나를 쓴다 / 나를 쓴다 너를 쓴다 / 너를 쓴다 시를 쓴다 준희 같이 시를 쓰자. | }}}5. 줄거리6. 출연진6.1. 2025년 초연2025.01.24 ~ 2025.04.06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2관 7. 기타7.1. 재관람 혜택 | 초연 조선어학회 회원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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