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4 19:13:14

미나리(영화)/줄거리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미나리(영화)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프롤로그2. 전반부3. 중반부4. 후반부5. 에필로그

1. 프롤로그

1980년대, 약 10년 전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한인 이민자인 제이콥(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부부는 아칸소 주의 농장이 딸린 트레일러 집으로 첫째 딸 앤(지영)과 심장병이 있는 둘째 아들 데이빗을 데리고 이사를 한다. 제이콥은 자식들에게 농장을 소개하며 이제 농사를 짓고 살 거라고 말하지만, 모니카는 한인들이 많고 병원도 가까운 대도시인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낯설고 아무 것도 없는 시골 땅에 정착해야 하는 이 상황이 막막하다.

2. 전반부

모니카는 제이콥이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는 것에 불만을 품고, 결국 토네이도가 몰아치는 밤 부부싸움을 벌인다.[1][2] 이후 모니카는 아칸소의 한 공장에서 병아리 암수감별사로 일하고, 제이콥은 레이건 정부의 정책을 따라 본격적으로 농장을 일구게 된다. 제이콥은 미국의 농사꾼들이 하는 다우징 로드를 하지 않고 스스로 땅을 파서 물이 나오는 곳을 찾아내고,[3] 농기계[4]를 구입하다가 폴(월 패튼)이라는 과거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는 농사꾼을 알게 된다. 제이콥은 폴과 함께 농사를 짓기로 결심하지만, 주일에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다니며 엑소시즘에 관심이 있고 특이하게 행동하는 그를 탐탁지 않아한다.[5]

3. 중반부

맞벌이를 해야하는 집안 사정 때문에 모니카는 어린 남매, 특히 심장병이 있는 아들 데이빗을 대신 돌봐줄 아이들의 외할머니인 순자(윤여정)를 미국으로 모셔온다. 그러나 데이빗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난 낯선 한국인 외할머니가 진짜 할머니 같지 않다며[6] 불평을 한다. 하루는 가족이 다 함께 교회에 가는데, 교회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찾고자 했던 모니카는 오히려 이민자를 불편하게 여기는 교회 분위기가 싫어 제이콥에게 교회를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돌아오는 동안 혼자 자기 키만한 십자가를 매고 걷는 고행을 하는 폴을 발견하고, 제이콥은 그를 비웃는다. 또 하루는 데이빗이 이불에 실례를 했더니 순자가 고장난 페니스라고 하다가 데이빗은 '아니에요 페니스가 아니라 딩동이에요'라고 한다.[7]

순자와 데이빗의 사이는 점점 나빠져 하루는 프로레슬링 경기를 보는 할머니의 마운틴 듀[8] 잔에 자기 오줌을 넣어 할머니에게 먹인다. 데이빗은 당연히 부모님에게 크게 혼이 나지만, 순자는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9] 이후 교회에 가는 날 서랍을 열다가 다친 데이빗을 순자가 치료해주며 둘의 사이는 회복된다.

제이콥이 판 우물에서 물이 마른다. 제이콥이 산 땅은 사실 땅은 좋지만 물을 구하기 힘든 땅이었던 것이다. 이미 큰 투자를 했기에 포기할 수 없었던 제이콥은 집으로 들어가는 생활용수를 끌어 밭에 물을 댄다. 당연히 밭의 상황은 좋아졌지만 대신 물 값을 계속 내야하는 새로운 부담이 생겼다. 사실상 농작물을 수확한다 한들 이윤을 남길 수 있을지도 의문. 또한, 이로 인해 집으로 들어가는 물이 부족[10]하게 되자 제이콥과 모니카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은행원은 제이콥이 아칸소에 산 땅은 사람들이 꺼리는 땅인데 제이콥이 용감한 결정을 했다며 칭찬하는데, 무언가 모종의 이유로 해당 토지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역주민들은 이미 알고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화이다.

교회에서 예배를 끝마치고 앤과 함께 교회 셔틀버스를 탄 데이빗은 집에 가는 중 차창 밖에서 십자가를 짊어진 채로 지나가는 폴을 향해 반가운 표정을 짓지만, 다른 아이들이 폴에 대해 함부로 흉을 보면서 나쁜 소문을 늘어놓자 풀이 죽은 표정을 짓는다.

집안 사정 때문에 당분간 교회 친구인 조니의 집에 얹혀살게 된 데이빗은 조니와 같이 어른들 몰래 씹는 담배에 손을 대거나 카우보이 흉내를 내며 논다. 이후 둘은 순자에게 받은 화투를 가지고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조니의 새아빠와 함께 아침을 먹는다. 이때 조니의 아버지가 "너희 아버지는 새로운 농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굳이 떠보며 진실을 얘기해주는데, 제이콥이 산 땅의 전 주인은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실패했고 결국 전 재산을 잃어서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얘기한다.[11]

4. 후반부

데이빗이 순자에게 안겨 잠들던 날 아침, 순자는 뇌졸중이 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되고 병원에 입원한다. 이후 병원에서 순자를 다시 데려와 함께 살지만, 모니카는 바깥일을 하면서 제이콥의 농사일을 돕고 아이들과 어머니까지 부양해야하는 현실을 점점 견딜 수 없어한다. 순자의 뇌졸중이 아직 다 낫지 않았는데도 집으로 데려온 건, 병원비가 부족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이후 건강검진을 받기위해 오클라호마 시티에 위치한 병원에 아들 데이빗을 데리고 가자 의사가 데이빗의 심장병이 많이 호전되어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거기에 오클라호마 시티 현지의 한인마트 사장에게 가져가 보여준 샘플 채소들에 대해서도 꽤 긍정적인 반응을 받는데, 신선해서 품질이 좋은데다 알고보니 한인마트 사장의 얘기에 의하면 오클라호마주 일대로 한인들의 이주가 늘어나 한식재료의 수요 또한 증가추세에 있었던 상황이었다. 초반부만 해도 너무도 무모한것처럼 보였던 제이콥의 사업 아이디어가 실제로 가능성이 아주 없진 않았던 것.[12]

가족들이 집을 비운 사이, 순자는 아픈몸을 이끌고도 집안일을 시작하고 가족들을 돕기 위해 드럼통에 집에서 나온 쓰레기를 집어넣고 태운다. 하지만 불타던 상자 하나가 드럼통 바깥으로 떨어져 지팡이로 어떻게든 꺼보려 하지만 불씨가 바람에 날려 제이콥의 농작물 저장소로 옮겨붙고, 가족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저장소는 크게 불타고 있었다. 제이콥과 모니카는 불을 끄고 그나마 불이 붙지 않은 농작물들을 꺼내려 하지만 실패한다.[13]

전소된 저장소를 보고 죄책감을 느낀 순자는 가족들을 떠나려 하지만, 앤과 데이빗이 뛰어와 말리면서[14] 모두 함께 집으로 돌아와 한 자리에서 잠이 든다.[15]

5. 에필로그

제이콥 모니카 부부는 이혼하지 않고 화해하고, 아이들과 외할머니는 가족이 된다. 제이콥은 결국 미국 아칸소 주미신에 순응해 다우징 로드 방식으로 수맥을 찾아 농사를 다시 짓기로 한다.[16] 제이콥과 데이빗이 근처의 냇가에서 순자가 심어둔 미나리를 발견해 수확하는 장면을 끝으로 영화가 막을 내린다.[17]

[1] 아이들이 싸우지 말라는 메시지를 적은 비행기를 만들긴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2] 그래도 싸운 이후 화해를 한다.[3] 사실 Y자 나무막대를 양손으로 쥐고 수맥을 찾는 다우징 로드는 아무 근거 없는 유사과학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엔딩에서 다우징 로드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제이콥이 미국 시골 문화에 순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4] 고증오류인데, 해당 트랙터는 마힌드라 트랙터의 2010년대 모델이다. 게다가 마힌드라는 90년대 말에야 미국시장에 진출했다.[5] 대다수의 관객들이 크게 주목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폴이 한국전쟁에 파병갔던 참전용사라는 점에서 미뤄볼때, 소년, 청년기에도 정신이상 증상이 있었다면 애초에 징집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고려한다면 원래는 정상적인 사람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베트남전 및 이라크전쟁과 아프간전쟁 등 참혹한 전쟁을 겪고 PTSD로 인해 미쳐버린 현실의 미국 참전용사들의 사례들처럼 폴 또한 이러한 경위로 정신줄을 놓은게 아닐까하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 전쟁 참전여부와 관계없이 고향에 돌아온뒤 다른 이유로 정신질환이 생겨났을 수도 있지만, 종교에 대한 무서운 집착과 특히나 마치 커다란 죄를 지은것을 속죄하고자 하는것처럼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고 동네를 방황하는 모습에서 볼때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의심하기에 충분한 배경을 가지고있다. 흥미롭게도 미나리에서는 동양계 이민자 가정인 주인공 가족들과 교류하게되는 백인들에게도 미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 그림자가 드리운 요소들을 지나가듯이 보여준다. 참전용사였지만 정신이상자로 동네에서 꺼려지는 부랑자에 가까운 존재로 전락한 폴이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아들 데이빗이 교회에서 만나 친구가된 백인 남자아이 존의 아버지도 자신이 지난밤 집에 왔었다는 사실을 엄마한테 얘기하지말라고 존에게 귀띔하는 등 이혼 혹은 별거중인 상황임을 암시하는 대사가 있다. 동양인 이민자 가정뿐만아니라 현지에 뿌리내리고 살아오던 기득권층인 백인종 미국인들 또한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도 녹록치 않은 현실속에 살아가고있음을 알게모르게 작품내에 녹여내고있다.[6] 욕도 많이 하고 일반적인 미국 할머니와 달리 쿠키도 못 굽는다는 이유에서이다.[7] dingdong은 음경이라는 뜻의 속어.[8] 데이빗이 좋아하는 음료. 순자가 이게 뭐냐고 묻자 앤이 '산에서 떠온 이슬'이라고 말해주고, 순자는 이후로도 이슬이라고 계속 부른다.[9] 회초리를 강아지풀로 가져오자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예뻐해 주었다.[10] 집에 물이 끊긴다.[11] 현지에서 대다수가 꺼리는 땅인데 인수하는 용감한 결정을 했다고 은행원이 찜찜한 얘기를 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때문이었다. 금융기관과 지역주민등 현지에 뿌리내리고 살아오던 토박이들은 아주 쉽게 파악하고 있는 정보를 이민자 가정인 제이콥 일가만 몰랐다는 점 또한 현지 사정에 밝지 못해 뒤통수를 쉽게 맞는 이민자들의 고충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12] 머나먼 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고있는 한인농장들로부터 한국식 채소들을 공급받으려면 최소 육상운송으로 20시간이상 걸려서 아무래도 신선도가 떨어지고 맛이 나빠지는데, 오클라호마와 맞닿은 이웃주인 아칸소에서 제이콥이 생산한 채소류들은 5시간이면 배달이 가능하니 품질과 비용면에서 현지 한인마트와 상생이 가능한 아이템이다.[13] 성공했다고 해도 불타는 목재 창고 안에 있던 것들이라 불에 그을리고 재가 묻어 납품이 불가능했을 것이다.[14] 초반부에 모니카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데이빗이 뛰는 것을 말렸었는데, 심장이 좋아진 덕인지 잘 뛴다. 사실, 데이빗은 잘 뛸수는 있지만, 심장이 걱정되어 달리지 않았던 것. 초반부에도 조금만 달리면, 가족들이 달리지 말라고 경고한다. 데이빗에게는 사실상 목숨을 건 도전. 이 영화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다.[15] 데이빗의 농사가 실패하고 부부는 이혼하자는 말을 꺼내는 등 가족의 위기가 절정에 달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큰 어려움이 닥친 순간에 모든 가족이 힘을 합치고 갈등도 봉합된다.[16] 이는 대도시 LA에서 살았던 제이콥이 미국의 시골 현지 문화에 동화되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민자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에 상징적이고 중요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17] 미나리에는 정말 많은 뜻이 담겨 있다.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는 말이 나왔는데, 이는 미국에 정착한 제이콥 가족과 모든 미국 이민자 가정을 나타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