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9-21 22:14:23

바이올린 협주곡 1번(브루흐)


Violin Concerto No.1 in G minor op.26
20세기를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인 야샤 하이페츠의 연주.

1. 개요2. 1악장3. 2악장4. 3악장5. 여담

1. 개요

막스 브루흐가 1868년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웅장하고 낭만주의적인 선율이 특징이다. 감미로운 선율과 풍부한 감정 표현이 중요시 되는 곡으로 연주자들한테도 인기가 높은 곡이다. 브루흐는 총 3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으나[1] 2번과 3번은 1번만큼의 인지도와 명성을 얻지는 못했다.

콜 니드라이, 스코틀랜드 환상곡과 함께 브루흐를 대표하는 곡으로, 요제프 요아힘의 도움을 받아 여러 번 다듬었기에 완성도 면에서도 호평을 받는다. 바이올린 협주곡들 중에선 멘델스존, 모차르트, 브람스, 베토벤, 시벨리우스, 차이콥스키의 곡들과 함께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되었다. 음반으로 나올 때는 특히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와 커플링되는 경우가 많다.

2. 1악장

Prelude: Allegro moderato

제목 그대로, 전곡에서 전주곡(Vorspiel) 역할을 하는 악장이다. 느린 플루트와 목관악기로 시작해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주고받으며 웅장하게 악장의 중심 선율이 전개된다. 이후 전중반부는 독주 바이올린의 힘찬 화음 및 감미로운 단선율에 의해 진행하다가, 분산화음과 이어지는 트레몰로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5분 30초 경부터 오케스트라의 클라이맥스가 시작되고, 곧이어 금관까지 가세한 총주로 절정(6분경)을 이룬다. 다시 독주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반복되면서 오케스트라의 디크레센도와 함께 쉬지 않고 2악장이 전개된다.

기교적인 측면만 고려한다면 연주 난도는 낮은 편이다. 현간 교차되는 왼손 더블 스타핑이 일부 있는 것 말고는 단선율 위주로 진행되는데다가 템포도 그리 빠르지 않아서[2]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조 K.216을 카덴차 제외하고 무난하게 연주할수 있는 수준이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웅장한 선율이 단선율로 진행되는 만큼 깊고 풍부한 낭만주의적 비브라토를 요구하는데 암 비브라토가 익숙하다면 비브라토를 연마함과 동시에 정말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다.

3. 2악장

Adagio

2악장은 독주 바이올린의 앳된 멜로디로 유명하며 이 때문에 이 협주곡의 심장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오케스트라의 잔잔한 반주에 따른 독주 바이올린의 선율은 생생한 감동을 주며, 3악장 피날레의 반전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4. 3악장

Finale: Allegro energico

오케스트라가 반복되는 멜로디를 점점 크게 반주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독주 바이올린은 더블 스타핑으로 화사하게 주 멜로디를 연주해나간다.음정이 나가게 되면 화려하고 세련된 선율 대신 구수한 국악기 소리가 들린다 카더라오케스트라와 독주 바이올린이 주고 받으며, 빠르고 활기찬 템포로 마치 춤곡을 연상시킨다. 약 2분 초반경부터 2번째 멜로디가 전개되고 2분 후반경부터 연주되는 서정적인 독주 바이올린의 선율은 다시 주선율의 오케스트라와 연결된다.[3] 다시 더불 스타핑으로 등장한 독주 바이올린은 마치 안타까운 것처럼 서정적인 독주를 해나간다. 마지막은 오케스트라와 독주바이올린의 웅장한 아첼레란도(점점 빠르게)로 끝난다. 처음에는 웅장했던 주선율이 곡 내내 반복되기 때문에 여운이 많이 남는 악장으로, 이 때문에 굉장히 지명도가 높다. 주제 선율이 브람스의 협주곡 3악장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이유로도 본의 아니게 유명하다[4]

듣기에는 폭풍간지이나 연주 하려면 엄청난 더블 스토핑과 많은 포지션 이동으로 꼬이는 왼손, 내려치듯이 긋는 보잉과 수많은 현간 이동으로 활 컨트롤이 안되는 오른손으로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5]

5. 여담

브루흐는 이 곡을 작곡할 당시에는 그 이름이 널리 퍼지지 않았고, 궁핍한 처지에 있었기에, 이 명곡의 저작권을 헐값에 팔아버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통해 곡과 작곡가 모두 엄청난 인기와 유명세를 얻었지만, 악보가 아무리 많이 팔려도 브루흐에게 돌아가는 수입은 없었다. 브루흐는 나중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이나 3번에서는 앞선 실수를 범하지 않았지만, 청중들의 선호는 확실했고...[6] 브루흐는 큰 돈을 벌 수 없었다. 말년에는 결국 궁핍에 시달리다가,[7]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의 원본 악보마저 팔게 되지만, 이 또한 사기를 당해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던 전간기 독일 화폐로 대금을 전달받았다. 아니, 그나마도 전달받기 전에 사망한다.


[1] 이 부분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브루흐가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명명한 곡이 세 개인 건 맞으나, 바이올린 협주곡을 '바이올린 독주와 관현악 반주를 위한 다악장의 곡'으로 확장해 정의할 경우 이 범주에 해당하는 브루흐의 곡은 유명한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포함해 총 여섯 곡이 된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많다. 명칭에 꼭 구애될 필요는 없는 것이, 에두아르 랄로의 '스페인 교향곡'은 명칭과는 달리 언제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분류되지 않는가?[2] 끝부분 Allegro에 빠른 템포가 나오지만 보통 1악장만 연주한다면 대부분이 솔로 바이올린이 잠시 끝나는 Un poco più vivo까지만 연주한다.[3] 이 때, G major가 아닌 딸림조에 해당하는 D major로 진행되어, 3악장 시작할 때의 화사하고 활기찬 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을 준다.[4] 실제로 브람스는 그의 협주곡을 작곡할 때 다름아닌 브루흐의 작품을 듣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들어보면 1악장 특유의 아르페지오 음계 또한 유사하다.[5] 칼 플레시 스케일을 열심히 연습해 둬서 아르페지오와 더블 스톱에 익숙해지면 곡이 한결 쉬워질 것이다.[6] 이 때문에 브루흐는 바이올린 협주곡 2,3번도 1번만큼이나 훌륭한 곡이라고 열심히 홍보하고 연주를 독려하였다. 그다지 소용없었지만.[7] 제1차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 독일 경제가 파탄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