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로 흥부전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설화.2. 줄거리
신라 시대, 어느 시골에 방이란 이름의 농부가 살았다. 그는 대가족의 가장이었고 처가 어른들과 아내, 다섯 아이와 같이 살고 있었다.방이는 마을 내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었고 아내는 삯바느질과 음식 마련 등의 일을 도와주어 마을 내에서 가장 부지런했던지라 주변인들 사이에 평판이 좋았던 방이 가족을 걱정한 관가에서도 방이 가족에게 작은 땅을 마련해주어 그 곳에서 농사를 짓게 도움을 주었다.하지만 당장 농사를 지을 것이 없던 만큼 방이는 자신의 동생의 집으로 가서 곡식과 누에, 뽕을 조금 빌리기로 하며 동생의 집으로 갔다.
동생은 마을 내 최고 부자였지만 성격이 매우 인색하고 포악한데다 욕심쟁이라 주변에서는 방이는 착한 사람인데 동생은 왜 저런지 모르겠다고 말이 많았다.
사실, 방이도 이전부터 가난했던 것은 아니었다. 생전 방이의 아버지는 큰아들의 착한 마음과 작은아들의 포악하고 욕심 많은 성격을 알고 있었기에 작은아들에게도 어느 정도 적당한 유산을 마련해 줄 생각이었지만, 작은아들은 교활하기까지 해서 형에게 갈 유산들을 모두 조작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나마 그의 처가 매우 착한 사람이었기에 가끔 방이 가족을 도와주긴 했지만...
방이는 동생의 집에 가서 "급작스럽겠지만 정말 미안하네. 자네에게 보리 1되와 누에 몇 마리를 얻고자 하는데, 빌려줄 수 있나? 나중에 반드시 갚겠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생은 그때마다 "형님, 양심도 없소? 자기가 마련할 것은 자기가 직접 마련해야지!"라고 거절하려 했고 아내가 "아주버님 성격을 당신도 잘 알잖아요! 아주버님은 한 번 은혜를 받으면 반드시 갚는 분이라고요!"라고 따지고 형이 반드시 갚겠다고 사정사정을 한 끝에, 주기는 주었지만 어떻게든 형이 곤란하게 하고자 몰래 누에와 보리를 삶아서 주었다. 아내는 남편의 이런 만행질에 놀라 "당신, 지금 이게 무슨 짓이에요?"라고 화를 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방이는 일단 받아들고 잘 키우려 했지만 당연히 곡식은 자라지 않았고 누에는 실을 잣지 않았다. 그런데 한 마리의 누에와 한 개의 보리 씨앗이 살아남은 덕분에 그 누에는 황소 비슷한 크기로 자라났고, 보리 씨앗도 싹을 틔워 영글었다.
방이의 누에를 신기하게 여기는 사람들과 방이의 누에가 잣는 실이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돌자, 동생은 질투심이 생겨 방이 가족이 없는 틈을 타 누에를 죽였는데, 누에들이 방이의 집으로 가서 실을 잣기 시작한 덕분에 이내 아름다운 비단들이 만들어졌다.
한편, 방이의 보리 이삭은 우연히 새 한마리가 가지고 갔는데, 이를 본 방이가 서둘러 새를 쫓아 달려가며 산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새를 따라서 가 보니 붉은 옷을 입은 사내아이 몇명이 금방망이를 휘두르며 놀고 있었다. 아이들은 방이의 사정을 새에게 전해들었다고 얘기하며 "이 방망이를 선물로 줄 터이니 원하는 소원을 얘기하며 휘둘러보시오."라고 얘기하며 방망이를 주었고 방이는 자신의 소원을 얘기하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방망이를 돌려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얘기하려 할 때 아이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그 뒤 방이는 도깨비 방망이 덕분에 초가집에서 고래등 같은 기와집으로 바꾸었고 곳간을 온갖 재물과 곡식이 가득하게 쌓는 등 큰 부자가 되었다. 그렇게 동생에게 빌린 곡식과 누에를 이자까지 쳐서 돌려보내니 제수는 남편에게 "거 봐요, 아주버님 성품을 이제 잘 알겠죠?"라고 하였지만 의아해진 동생이 "가난했던 형님이 왜 이런 큰 부자가 된 거요?"라고 따지자 "사실은 말이네..."라고 하며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질투심이 다시 솟은 동생은 형이 했던 대로 했지만 누에는 나오지 않았고 곡식 한 톨만이 겨우 싹을 틔우고 영글 뿐이었다. 이를 새가 물고 가니 동생은 방이가 가지고 있던 방망이를 보고 가지고 가려 했지만 이를 본 아이들이 방이의 못된 동생이 나타났다고 외치며 그를 흠씬 두들겨 팬 뒤 연못을 파라고 지시한 후, 동생이 연못을 모두 파자 그의 코를 잡고 길게 늘려버렸다.
동생은 겁에 질려 살려달라 빌고 빌었고, 집으로 가는 길에도 뱀과 호랑이에게 쫓긴 끝에 겨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아이들이 미리 손을 써서 세간살이와 땅은 모두 남의 차지가 되었고, 자신에게 남은 것은 오직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 한 채 뿐인 것을 보았다.
게다가 길게 늘어진 코를 볼 때마다 한숨이 끊이질 않았는데, 얼굴을 가리려고 해도 코가 너무 길어서 눈에 띄는 터라 주변 사람들이 배를 잡고 비웃거나 놀리는 바람에 너무 부끄러워서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지내는 신세가 되었다.
하루 아침에 재산을 다 잃고 코까지 늘려져 웃음거리까지 된 동생은 울화병이 들어서 몸져눕고 말았다. 하지만 성질이 뼛속까지 악했던 동생은 몸져누워서도 반성은커녕 '방이 이놈이 날 골탕먹이려고 일부러 그런 게 틀림없어. 나중에 만나면 혼내줘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잃어버린 재산과 망가진 얼굴만 아까워하였다. 아내가 "여보. 그래도 목숨을 건진 것을 다행으로 여기세요. 그리고 당신이 그동안 다른 이들에게 했던 짓을 생각하면 이건 오히려 약과에요! 그 애들이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그 애들이 아니라 다른 존재였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어요!"라고 충고를 했지만 아내의 이런 충고에도 화를 이기지 못한 동생은 상태가 점점 나빠지더니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마을에서는 방이의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이 돌았는데, 사람들 대부분은 "그 악독한 동생놈이 죽었다면서?", "하기사, 항시 못된짓만 골라하던 놈이 코까지 늘려졌으니 얼마나 속이 상했겠어?"라고 방이의 죽은 동생을 비웃었지만 동생이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이 방이의 귀에까지 들리자 방이는 서둘러 동생의 집으로 가서 슬피 울며 동생의 장례를 치러준 뒤 오갈 곳이 없어진 동생의 가족들에게 집과 밭을 마련해주는 등 선행을 베풀면서 살았다.
금방망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후 방이 일족 대대로 전해내려오다가 방이의 후손 중 한 사람이 "이리 똥 내놓아라!"라고 희롱하는 순간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하며, 세간에 내려오는 전설에선 아이들이 금방망이를 돌려받은 것이라는 말이 내려올 뿐이다.
이 때 유래된 속담이 내 코가 석 자이다. 몇몇 전승에 따라서는 동생이 울화병에 걸린 건 동일하지만, 죽지는 않고 형 방이의 간호를 받으며 방이에게 용서도 빌고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병이 나았다. 그 후, 동생은 착한 사람이 되었고 방이 형제는 서로 믿고 사랑하면서 힘을 합치고 도와서 이웃을 잘 살게 했으며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서 서라벌 겨레를 번영케 하고 삼국통일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버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