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7 05:01:12

베르메유의 숲: 이상한 오후의 핑크빛 소풍

베르메유의 숲: 이상한 오후의 핑크빛 소풍
Les Vermeilles
파일:awrgrggtr.jpg
<colbgcolor=#dddddd,#010101><colcolor=#373a3c,#dddddd> 장르 그림 소설, 모험, 판타지, 수인,
작가 까미유 주르디
번역가 윤민정
출판사 바둑이하우스
발매일 2020년 11월 1일
쪽수 155쪽
1. 개요2. 소개3.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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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까미유 주르디가 저자한 그래픽 노블.

2. 소개

베르메유의 숲에서 만드는 성장 여행기

아름다운 그림과 따뜻한 수채화가 가득한 핑크빛 우주『베르메유의 숲』. 이 책의 주인공 ‘조’는 처음에 그토록 신나게 빠져들었던 핑크빛 세계의 모험에도 ‘내 멋대로’같은 편한 철학은 없다는 사실을 점차 알게 된다. 처음엔 이혼한 엄마 아빠가 미워서, 재혼한 아빠 때문에 억지로 자매가 된 새언니들이 짜증나서 훌쩍 넘어와 버린 이 경이로운 세상이 따분한 자기의 현실과는 전혀 다를 거라 생각했었다.

귀엽고 신기하게 생긴 요정들과 슈크림빵을 머리에 얹은 여우 모리스, 악어 분장을 하는 외눈박이, 네 발에 무지개 신발을 신는 멋쟁이 비숑프리제...이런 친구들로 가득한 모험은 그저 즐거움과 신비로움의 연속일 줄만 알았는데 이 세계의 현실은 슬플 정도로 ‘조’가 속한 현실과 닮아있었다. 자유롭게 들판을 달리는 알록달록 조랑말 ‘베르메유’를 가두어 자신의 생일 파티를 빛내려는 독재자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그에게 잡혀간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위기와 맞서 싸우는 여우 모리스의 무리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화해, 고단한 여정은 어린 소녀 ‘조’로 하여금 마침내 이런 울분을 터트리게 하는데..
귀엽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만화 그림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일품이다.

3. 출판사 서평

“날씨는 훌륭하고 장소는 멋지지만 새 가족과의 소풍은 지루하기만 했다. 그래서 조는 근처 숲을 거닐기로 한다. 그녀는 행복한 동물들과 핑크빛으로 가득 찬 매혹적인 세계로 우연히 들어서게 된다. 그곳에서는 독재자 고양이 황제의 생일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독창적인 스토리텔러인 Camille Jourdy는 생동감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그림과 따뜻한 수채화를 적절히 섞어 핑크빛 우주를 만들고 조와 독자들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한다.”
?-라가치상 선정위원회 심사평-
어릴 적 자기만이 아는 비밀의 공간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모두들 나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때 살그머니 그곳으로 숨어들면 놀라우리만치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지요. 이제껏 저 바깥에서 나를 향하던 부담스러운 기대와 그에 미치지 못할 때 쏟아지던 실망의 눈빛들,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반드시 이해해야만 하는 아니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이상하고 불합리한 현실, 바보 같고 못돼먹은 형제자매들과 왠지 내편은 하나도 없이 그들만 두둔하는 부모님과 어른들...이 모든 나의 세계를 등지고 문을 닫아버리면 이 안에는 오롯이 ‘나’를 생각하고, 위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세계가 나타납니다. 이 세계 안에서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답니다. 슈퍼히어로부터 아름다운 공주님까지, 또 전교1등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우리학교 스타까지도 불가능한 것이 없지요. 뿐만 아니라 갖고 싶은 모든 것들도 눈앞에 즐비하게 펼쳐집니다. 최애 아이돌 가수의 한정판 굿즈는 기본이고 어른이 되면 꼭 갖고 싶은 멋진 슈퍼카와 명품 하이힐. 나의 세계 속에서 주인공은 당연히 ‘나’ 하나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조’는 처음에 그토록 신나게 빠져들었던 핑크빛 세계의 모험에도 ‘내 멋대로’같은 편한 철학은 없다는 사실을 점차 알게 됩니다. 처음엔 이혼한 엄마 아빠가 미워서, 재혼한 아빠 때문에 억지로 자매가 된 새언니들이 짜증나서 훌쩍 넘어와 버린 이 경이로운 세상이 따분한 자기의 현실과는 전혀 다를 거라 생각했었죠. 귀엽고 신기하게 생긴 요정들과 슈크림빵을 머리에 얹은 여우 모리스, 악어 분장을 하는 외눈박이, 네 발에 무지개 신발을 신는 멋쟁이 비숑프리제...이런 친구들로 가득한 모험은 그저 즐거움과 신비로움의 연속일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세계의 현실은 슬플 정도로 ‘조’가 속한 현실과 닮아있었습니다. 자유롭게 들판을 달리는 알록달록 조랑말 ‘베르메유’를 가두어 자신의 생일 파티를 빛내려는 독재자 고양이가 있는가 하면, 그에게 잡혀간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위기와 맞서 싸우는 여우 모리스의 무리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갈등과 화해, 고단한 여정은 어린 소녀 ‘조’로 하여금 마침내 이런 울분을 터트리게 하지요.
‘난 이 모험이 지긋지긋해졌어!’
핑크빛 베르메유 숲의 모든 이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때, 돌아오는 수레에서 늦은 오후의 노을을 보며 조는 문득 생각합니다. 이제 집에 가야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덤불을 헤치고 다시 가족들의 캠핑카가 있는 곳에 다다랐을 때, 떠날 때만큼이나 변한 게 없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저녁을 준비하며 조를 부르는 그들에게 이제 조는 등을 돌리고 덤불 속으로 숨어들었던 자기 대신 새롭게 얻게 된 자신을 꺼내 놓게 됩니다.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것을 시작으로요.
서쪽에, 베르메유의 나라에,
까미유 주르디는 그녀의 여주인공을 터널 반대편 쪽으로 보냅니다. 알록달록 열정적인 160페이지의 모험속으로!
일간지 리베라시옹

이 책은 진분홍 빛깔입니다. 표지에서 은은하게 퍼져 나오는 분홍빛 색채는 책의 속지에서, 베르메유의 등장에서, 조의 모험 속에서도 환상의 빛으로 시각화됩니다. 진분홍이라니.. 조 나이의 어린 소녀들이 가장 좋아할 법한 색 아닌가요? 수많은 색들이 펼쳐지지만, 작가는 전혀 촌스럽지 않게, 자연스런 터치로 표현합니다. 이 다양한 빛깔들은 자칫 평범해 질 수 있는 캐릭터를 살려줍니다. 퐁퐁의 여섯 개의 장화도, 베르메유의 깃털도, 심지어 모리스의 슈크림빵 모자도 알록달록 살아나지요.
이혼가정의 새엄마 새언니들이라.. 굉장한 클리셰이지만, 사실 꼬마 소녀에게 가장 힘들고 괴롭고 잊고 싶은 현실이란 빵점짜리 받아쓰기 점수도, 예쁜 인형을 한가득 가지고 잘난 척하는 옆집 친구도 아닌, 바로 부모님이 헤어졌다는 사실 아닐까요.
사실 새언니들에게도 조는 버거운 막내여동생인지도 모릅니다. 휴대폰 삼매경에 빠진 언니가 ‘조는 우리 싫어하니까..’라고 중얼대거나, 아버지>가 ‘조가 요새 너무 힘들게 하네..’라고 한숨짓는 건, 새로운 가족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캠핑장에서 숲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조에 대한 버거운 감정의 표현이지요. 엄마의 부재로 인해 조가 느끼는 상실감만큼이나 가족들이 조를 대하는 어려움도 클 것입니다.
조가 끔찍하다고 했던 두 ‘가짜’ 새언니들은, ‘우리를 싫어하는 조, 귀찮게 달라붙는 조’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춘기소녀들의 투정일 뿐입니다. 그들 사춘기소녀들에게도 엄마의 재혼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는 힘들었을 테니까요. 조의 눈에 ‘마녀’인 새엄마는 조를 흉보는 딸들의 투정을 그냥 넘어가주지만은 않습니다. 다시 돌아온 조를 가장 환하게 맞아준 사람도 그녀였고요. 아빠 역시 누구보다 조를 위해 캠핑을 준비하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을 겁니다.
조는 다만 이러한 상황이 싫고 엄마가 그리울 뿐이지요. 이 걱정 많고 불만 많은 소녀는, 가족들의 노력을 뒤로하고 결국 집을 나서게 됩니다. 조가 나서는 새로운 공간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친구들.. 조는 그들을 만나는 게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이렇게나 붙임성이 좋은 아이였다니!
제가 노르망디 해변 에트르타의 코끼리 절벽을 보고 가장 먼저 내뱉은 말은 ‘메르베유’입니다. 경이롭고 경탄할 만하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을 뜻하는 프랑스 단어 ‘메르베유’. 앨리스가 토끼굴을 통해 빠진 환상의 나라, 신비의 나라 원더랜드를 프랑스에서는 '메르베유의 나라'라고 표현한답니다.
알록달록한 작은 조랑말인 '베르메유'들은 숲에서 가장 신비롭고 '메르베유'한 생명체입니다. 가두면 빛을 잃고, 강요받는 것을 질색하는 영롱한 베르메유.. 고단한 삶에 쫓겨 억지로 무언갈 하고 있는 내 자신도 점점 빛을 잃는 것은 아닌지, 마음 속 상상의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삶은 사는 건 아닌지... 마치 모험을 망각한 우리 삶은, 잡혀서 억지로 해야만 하는 베르메유의 어색한 공연을 보는 것 같습니다.
소녀가 말하지요 우린 내일 또 놀 수 있다고. 그래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놀이들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이 살아지는 한, 모든 곳 모든 시간이 놀이입니다. 꿈과 희망, 모험이 있는 곳에 소풍간다면, 그 속엔 반드시 베르메유가 살고 있을 겁니다. 영롱한 빛깔의 베르메유를 본다면 이렇게 외치겠지요. 와, 메르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