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또는 영화판 한국어 제목으로 유명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1]는 미국의 작가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2년 5월 27일 잡지 《콜리어스(Collier's)[2]》에 연재한 단편소설로, 상류층 가정의 아들이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져가는 생애를 그리고 있다.한국 국내에서는 대개 단편집으로 정발되어 있다. 영화판과 이에 영향을 받은 출판본들의 제목인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사실 의역으로, 원제 'The Curious Case'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원제인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를 오마주한 제목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기묘한 사건', '기묘한 이야기' 등으로 번역해야 올바르다. 따지고 보면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제목은 작품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인 셈이다. 이후 민음사에서는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으로 원제를 살리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2. 줄거리
벤자민 버튼의 일생은 그야말로 기구하다. (실제 나이/신체 나이 겸 남은 수명으로 추측)1860년(0살/70살)
70살의 노인의 외모를 지니고 태어나서인지 아버지 로저 버튼에게 태어나자마자 크게 호통당하고, (태생부터 희긋희긋한 머리와 하얀 수염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피부가 반질반질할 정도로 바짝 면도까지 한다.) 자신들의 명예가 실추될 것을 두려워하는 부모님에게 숨겨져 길러지고, 아들 취급도 제대로 못 받는다.[3][4] 처음에는 벤자민이 우유를 안 마시자 로저가 불만을 터트리지만 결국에 타협으로 버터 바른 빵에 오트밀까지는 허용했다. 벤자민의
1865년(5살/65살)
유치원에 들어가지만 이후 노인의 몸을 지닌 벤자민이 조는 태도 때문에 유치원 선생이 기분 나빠하자 얼마 안 가서 쫒겨난다.
1872년(12살/58살)
하다못해서 부부가 벤자민의 그 모습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렸으며, 벤자민의 12살 생일이 지나고 나서 신체의 변화가 생긴다. 머리색이 흰색에서 철회색을 띠며 얼굴의 주름이 줄어들고 피부에 탄력이 생기며 등도 떳떳히 서진다 어느 날 아버지와의 타협으로 긴 바지를 입게 된다.[7]
1878년(18살/52살)
이후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성장해가며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지만 머리색이 짙은 회색임과 걸음걸이도 안정적으로 변하며 목소리도 중년 톤으로 바뀐다 어느 날 예일대학교에 입학하려던 중 갈색 염색약이 떨어져서 염색 안하고 갔는데 50대처럼 보이는 외모 때문에 대학 담당자에겐 미친 놈 취급받고 예일대학교 학생들에게 조롱을 한 몸에 받고 쫓겨난다. 이후 예일대에 복수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로 입학하려는 결심을 한다.
1880년(20살/50살)
그 후 20살 생일 기점으로 아버지의 철물 도매 사업에 처음으로 일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50살이 된 아버지 로저랑 친구처럼 죽이 잘 맞게 같이 놀았다. 사교 클럽 댄스 파티에 나가고 첫눈에 반한 힐데가르드 몽크리프라는 여자도 생기지만, 외모 때문에 자신에게 올 리 없다며 지레짐작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가
1880년(20살/50살)~1895년(35살로 일치하던 시점)
15년 동안 사업도 이어가고 재산이 두 배로 불어나고 둘 사이에 아들 로스코까지 생기지만 신체 나이는 계속해서 거꾸로 갔기 때문에 젊어진 신체로 출중한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9] 문제가 있다면 힐데가르드가 나이듦에 따라 안정된 생활을 하느라 몇번이나 마찰도 생기지만 이후 삶이 재미가 없어져갔다.
1898년(38살/32살)
그렇게 약 3년 후 육군에 입대하며, 사업에서 일한 경험의 영향으로 대위부터 임관하고 남다른 적응력으로 소령까지 오르다 중령까지 오르던 이후 산후안 언덕 전쟁터에 부하들을 이끌면서까지 전쟁을 겪으며 가볍게 부상을 입고 훈장을 받은 후 전쟁영웅이 되어 브라스 밴드가 벤자민의 전역 때 호위하면서 집으로 돌아온다.
1900년(40살/30살)
전역 후 3년간의 세월이 흐르고 40살이 된 힐데가르드를 맞이하느라 살짝 슬픈 기색을 보이고 2층에 올라가 거울을 보더니 입대 당시 사진과 비교해 보니 자신이 이제 30살 정도로 보인다며 이제는 점점 어려져가는 자신이 기뻐하기는 커녕 두려워하게 된다. 저녁때 자신은 지금까지 겪었던 점점 어려지는 성장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두려워하다가 아내와 논쟁을 빚다 못해 사이가 점점 멀어지며, 아내에게 자신만 자꾸 어려지는 고집쟁이라며 질투를 상당히 받는다.
1900년~1910년(40살~50살/30살~20살)
이후 사교계에서 골프도 하고 도시 제일의 춤꾼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면서 살지만[10] 사교활동을 하던 중 사업에 지장이 생기자 갓 대학을 졸업한 아들 로스코에게 철물도매 사업을 물려준다.
1910년(50살/20살)~1915년(55살/15살)
1910년 9월, 로스코에게 사업을 물려준 후 나중엔 하버드에 입학한 다음 평균 나이대인 18살보다 더 원숙해보인다며 학과에 주목을 받았으며, 미식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을 조롱하던 예일대 학생들을 아주 작살을 내버리고 하버드 대학교의 전설로 남게 된다. 그러나 점점 어려지는 신체 나이 때문에 몸이 어려졌기 때문에 육체적 성장도 거꾸로 가면서 체력이 점점 약해지고 3학년 때 키와 체중이 줄어들고 터치다운을 못하게 되며, 4학년 졸업반 때 돼서야 미식축구부에서도 쫓겨난다. 2학년 후배생들에게 16살(실제 나이 54세)짜리 4학년 신동으로 굴욕당하고 학교생들과 사이가 자연스레 멀어진다. 동기들 사이에서 세인트 미다스 대학예비학교(고등학교)를 언급하자 대학 졸업 후 거기로 가겠다고 결심한다. 이후 졸업장을 구기고 아들의 집으로 향하지만[11] 로스코는 이제 아버지 벤자민에게 반갑지도 않은 태도였으며 자신의 방해물이라고 생각했다. 벤자민은 외모 나이상 더이상 사교계의 진출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주로 대략 15살짜리 소년들과 함께 지내는 거 빼고 거의 외롭게 지냈다. 어느 날 아들 로스코에게 세인트 미다스 대학예비학교를 언급하며 조르지만 오히려 돌아오는 건 "장난도 정도가 있지, 이제 재미 없어요. 그만 좀 하세요! 그만 좀 어려지고 방향을 돌려서 남들처럼 늙어가야죠, 자존심이 있다면 처신좀 똑바로 하란 말입니다!"는 비난을 받는 동시에 (외형상) 열다섯살짜리 남자애밖에 안 된 아버지가 어른인 자신에게 이름 함부로 부르는 게 아니라며 자신을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명령을 받게 되는 굴욕을 겪는다. 벤자민은 우울한 기색으로 2층에 올라간다.
1917년(57살/13살)
어느 날 보이스카우트 책을 읽으며 전쟁이 머리속에 떠나지 않게 되자 군에 재입대하기로 결심하지만 16살 이상부터 입대 가능하다며 이미 신체 연령이 16살 미만 수준으로 어려졌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나이가 57살임에도 군대 가기에 자격미달이었다. 이후 전쟁이 다시 터지자 비서에게 증명서를 받는데, 준장으로 진급하는 동시에 다시 전쟁 영웅이 되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라는 통보를 받는다. 로스코에겐 아무 말도 안 하고 한밤중에 나가 기차를 타고 군대 캠프로 몰래 가지만 군인들이 모두가 어린애가 장난치는 줄 알고 "꼬마 장군님"이라며 조롱하며, 대령에게 증명서를 주자 본부로 가서 논의하면서까지 복수하려 하지만 되려 복수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틀 후, 결국 짜증이 잔뜩 난 아들 로스코에게 울면서 끌려오는 굴욕을 당한다.
1920년(60살/10살)
손자까지 생겼는데도 계속해서 어려지는지 급기야 아들에게 말까지 듣게 된다. 로스코는 이제 아버지를 30분만 생각해도 머리 터질 거 같다며 결국에 허탈하게 체념하는 모습을 보인다.
1925년(65살/5살)~1927년(67살/3살)
5년 후 손자랑 같이 놀면서 유치원에 다니지만 1년 후 손자는 초등학교 1학년으로 성장하지만 벤자민은 유치원에 남아 진심으로 행복해하나 아이들이 커서 뭐가 되고 싶냐는 말에 그저 몸이 어려지는 만큼 정신도 점점 어려져서 남들과는 꿈을 공유도 못 하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고 3년째 유치원을 다니다가 점점 커가는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느껴 그만 다니게 된다.
1927년(67살/3살)~1930년(70살/0살)
유치원을 그만다니고 보모 나나에게 보살핌 받다가 아기가 되자 침대에서만 누워서 사는 삶만이 계속되며 지난 세월의 기억을 잃어가면서 어느 순간 따뜻하고 달콤하던 우유의 향기마저 기억하지도 못한 채 하얀 빛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말이 된다.
3. 평가
소설 내내 보이는 풍자와 블랙 코미디가 일품. 아무리 봐도 노인인 아들의 수염을 자르고, 억지로 아동복을 입혀서 불편해하는 벤자민에게 "넌 3살 먹은 애다"며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소설과 같은 설정[12]인 앤드루 숀 그리어의 '막스 티볼리의 고백'이라는 소설도 있다. 21세기인 2004년에 출간. 이쪽도 읽어볼 만한 수작이다. 벤자민 버튼과 달리, 막스 티볼리는 신체의 나이는 어려지지만 정신연령은 보통 사람처럼 점점 성숙해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나이대로 행동해야 하는 모순을 평생 지고 살아가야 하는 심리를 섬세하게 그렸다. 이후 이 막스 티볼리를 모티브 삼아 벤자민 버튼의 영화가 만들어졌다.
[1] 영문 제목은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로 동일하다.[2] 1888년 창간된 미국 최초의 대중지로, 오늘날에는 빈티지 감성의 소품으로도 유명하다.[3] 원래는 므두셀라(969살까지 살았던 전설의 사람)라고 지으려 했던 이름이지만 결국엔 벤자민이라는 이름으로 지었다 그것도 대충 지은 이름이지만.[4] 이렇게 숨기면서 길렀는데도 하필 로저 버튼 가문이 유명인사다 보니까 사실상 얼마 안 가서 밝혀지기 때문에 더더욱 미움받는다.[5] 축구 같은 거 제외한 놀이[6] 로저 버튼이 수상하다 싶어서 확인하더니 아들이 시가 피우고 있다는 걸 알아채지만 크게 호통은 커녕 "성장에 해롭다"며 다그친다.[7] 로저 버튼이 아들이 정상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도 12살 때 벤자민만큼 컷다고 했다. 당시 그의 인식은 긴 바지는 14살에 입는 거라고 믿기 때문이지만 벤자민이 나이에 비해 체형이 크다는 걸 보고 했던 선의의 거짓말이다. 긴 바지를 타협하기 위해서.[8] 자신의 인생을 맡길 사람은 원숙한 나이대의 50살의 남자 벤자민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작중에서 직접 언급한다. 25살부터 40살까지는 전부 어리석거나 경험 이야기만 하고 60은 70에 가깝다며 50살에게 호감을 보인다.[9] 1890년에 못도 사업 호적에 넣어서 연간 600개가량 못을 절약하게 된 건 벤자민 덕분이다.[10] 주위에 벤자민이 45살인 아내보다 20살 정도로 젊어 보인다며 아내에게 잡혀 산다고 혀를 차면서 언급을 한다.[11] 당시 힐데가르드는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다는 걸로 언급하므로 등장 끝.[12] 주인공이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운명을 타고 난 것, 70세까지의 수명을 살도록 예정된 것, 겉보기의 나이와 진짜 나이의 합이 70세, 주인공이 살아간 시간적 배경(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벤자민 버튼은 1860년생~1930년 사망, 막스 티볼리는 1871년생~1930년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