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주로 결핵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핵 발병이 흔한 국가에서는 생후 1개월 이내에 BCG 예방접종을 권고한다.1960년대~1980년대 초반생들은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 시기에 맞은 것으로 기록되어있다.[1]
2. 역사
BCG 예방백신을 개발한 카미유 게랭과 알베르 칼메트. 뒤의 초상화 속 인물이 칼메트다. |
1882년 로베르트 코흐가 결핵균을 발견한 이래 결핵 백신을 만들기 위한 많은 시도가 이어졌다. 현재 결핵 예방접종에 사용되고 있는 BCG의 시초는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소속의 의사이자 세균학자인 알베르 칼메트(Albert Calmette)와 동료 수의사 카미유 게랭(Camille Guérin)이 소 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을 13년에 걸쳐 230대 계대배양하여 얻은 Pasteur 균주이다. 이 균주는 사람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대한 교차면역을 형성할 수 있으면서도 유해한 수준의 병독성은 제거되었다. 이 균주를 사용하여 1921년 최초의 결핵 백신이 개발되었으며, 백신의 명칭은 연구자 칼메트와 게랭의 이름을 따서 BCG(Bacillus Calmette–Guérin)라고 명명되었다. 이후 1923년부터 세계 각국으로 백신이 보급되어 범국가적인 BCG 접종이 시작되었다.
최초의 BCG 백신인 Pasteur 균주는 전세계에 보급되어 실험실에서 계대배양하여 백신을 생산하는데 이용되었다. 그런데 실험실마다 배양 조건이 조금씩 달라 균주의 특성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 오늘날 BCG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균주는 Pasteur 균주 이외에도 Danish, Copenhagen, Glaxo, Russia, Tokyo 등 다양한 균주가 존재한다.
3. 종류
BCG 백신의 균주는 잔존하는 병독성 및 면역원성에 따라 강균주(strong strain)와 약균주(weak strain)로 구분한다. 최초로 개발된 균주인 Pasteur 균주를 비롯해 Russian, Danish 균주 등은 강균주로 분류되며, Tokyo 균주와 Prague 균주 등은 약균주로 분류된다.BCG 백신의 접종 방법에 따라서는 피내접종(일명 불주사)과 경피접종(일명 도장주사)로 구분한다. 대부분의 BCG 백신은 피내접종법으로 접종하며, Tokyo 균주의 경우 경피접종법이 처음 개발된 1967년부터는 주로 경피접종한다.[2]
접종 방법에 따른 결핵 예방효과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접종 방법간 결핵 예방효과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3]
3.1. 피내용 BCG
피내용 BCG는 주사기에 BCG 백신을 재어 피부에 접종하는 형태의 BCG 접종법이다. 국내에서 Danish 균주로 제조한 피내용 BCG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어 본인부담금 없이 접종 가능하다.장점으로는 정확한 양의 백신을 주입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흉터가 1개만 남기 때문에 혹여나 흉터의 크기가 크더라도 어깨의 좁은 범위에 존재하므로 비교적 쉽게 가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경피용 BCG에 비해 가격이 싸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도 큰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국내에서 허가된 Danish 균주 완제품 BCG의 경우 한 병에 10명분인 1cc가 들어있는데, 당일 소진하지 못한 백신은 폐기할 수밖에 없으므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개인 병의원 등에서는 접종을 꺼리거나 10명 단위로 사전 예약을 받아 특정 날짜에만 접종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4] 한편 백신이 어깨의 한 점에 집중되어 주입되므로 경피용 BCG에 비해 흉터의 크기가 크게 남는다는 점은 피내용 BCG 선택을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3.2. 경피용 BCG
경피용 BCG는 피부에 백신을 펴바른 뒤 9개의 얇은 침이 달린 도장 모양의 접종도구로 피부에 상처를 내어 상처를 통해 백신이 흡수되도록 하여 접종한다. 피부 표면을 통해 흡수되어야 하므로 같은 균주라도 경피용의 세균 농도는 피하용의 100배 이상이 들어 있다.국내에서는 Tokyo 균주로 제조된 경피용 BCG가 사용중인데, 피내용 BCG 공급이 불안정했던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는 국가지원이 없어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접종해야 한다.
장점으로는 1회 접종분량씩 포장되어 있어 일일 BCG 접종 건수가 적은 소규모 병의원에서도 백신 폐기의 문제가 없으므로 대다수의 의원에서 예약 없이 당일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백신을 얇은 침을 이용하여 18개 부위에 나누어 접종하므로 흉터 1개당 크기는 피내용 BCG에 비해 작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흉터가 매우 작거나 흐리게 남는 경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만큼 흉터가 작게 남기 때문에 미용적인 측면에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단점으로는 실제로 몸 안에 접종된 백신의 용량을 정확히 알기가 어렵고[5], 접종 부위 흉터가 어깨 쪽이 아니라 위팔 바깥 부위에 넓게 분포하기 때문에 흉터가 예상보다 별로 흐려지지 않은 경우에는 피내용 BCG를 접종한 경우보다 흉터가 눈에 더 잘 띄게 되는 경우도 있다.
4. 현황
1921년 BCG가 최초로 개발된 이래 프랑스에서 먼저 접종이 이루어졌고, 1923년부터는 프랑스 외 국가에서도 BCG 접종이 시작되었다. 대한민국의 경우에는 1952년부터 학생과 군인을 중심으로 BCG 접종이 시작되었으며 오늘날과 같이 생후 4주 이내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BCG 전수 접종은 1962년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은 대표적인 결핵 위험국가이기 때문에 BCG가 필수 예방접종에 속한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의 신생아 BCG 접종률은 98.5%이며 이 수치는 세계보건기구에서 제시하는 BCG 접종률 목표치인 95%보다 높다.국내에서는 BCG 예방접종을 처음 실시한 이래로 오랜 기간 Pasteur 균주를 접종에 사용해왔으나, 1990년대 들어 Copenhagen 균주와 Tokyo 균주로 제조한 BCG 백신이 국내 허가되어 병행 사용되었다. Pasteur 균주의 경우 접종 이상반응인 BCG 임파선염이 빈발하는 문제가 있어 2007년부터 국내에서는 Danish 균주와 Tokyo 균주만을 전량 수입하여 접종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 경피접종법이 도입된 1994년 이후로 과반수의 신생아가 경피접종법으로 BCG를 접종하였으나 여전히 피내용 BCG도 병행하여 사용되고 있다.
5. 예방 효과
BCG 백신의 결핵 예방효과는 연구에 따라 크게 갈린다. BCG 백신 개발 초기에는 결핵 예방 효과가 80% 언저리라는 연구가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결핵 예방효과는 점점 감소하였다. 어떤 연구에서는 BCG가 결핵을 60% 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한편 비슷한 시기의 다른 연구에서는 BCG가 결핵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편차는 지역과 환경, 연구방법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4년의 한 연구에서는 50% 정도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4년 연구에서는 19~27%의 예방효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폐외결핵이나 파종성결핵 등 폐결핵 이외의 감염과, 결핵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40~80%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유아 및 소아는 성인에 비해 폐외결핵이 발생하기 쉽고 결핵 감염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성도 더 높기 때문에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BCG 접종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최신 연구에 따르면 BCG의 예방효과 감소는 장시간의 계대배양을 거치면서 BCG 균주가 항산화 능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결핵균은 항산화 물질을 생성하여 인체의 면역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능력이 BCG 균주에도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 BCG 균주에서 항산화 물질을 생성하는 유전자가 중복되어 여러 개가 만들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이 유전자들을 인위적으로 제거한 BCG 균주를 생쥐에게 주입하였더니 기존의 BCG 균주에 비해 더 활발하게 면역반응이 나타나는 것도 발견하였다. 만약 항산화 유전자를 제거한 BCG 균주를 이용해서 차세대 백신을 만든다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결핵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결핵 예방효과의 지속 기간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중동 지역에서의 장기 추적 연구 결과에서 BCG 접종 직후 결핵 예방효과가 80% 내외였으나 접종 20년 뒤에는 20%로 감소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BCG의 효과가 대략 10~20년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본다.
결핵균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나균(Mycobacterium leprae)에 대해서도 면역을 형성하여 한센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6. 기타
한국에서는 흔히 피내용 BCG를 불주사라고 부르는데, 넉넉하지 않던 시절 주삿바늘 하나로 여러 명을 놓다보니 재활용을 위한 소독 때문에 주삿바늘을 알코올 불에 달군 후 주사해 생긴 별칭이다.[6] 물론 달궈진 바늘을 뜨거운 상태 그대로 찌르는 것은 아니고 잠시 식혀서 놓지만 가뜩이나 공포스러운 주사를 불에 달구기까지 하니 맞는 연령대가 어리기도 한 것과 맞물려 그 시절에는 극도의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 주사를 맞으면 어깨에 고통과 함께 불룩 튀어나온 흉터가 생기곤 했는데 상기했듯이 살이 불에 지져지거나 해서는 아니고 약제 자체의 작용으로 인한 흉터이다. '불주사'라는 표현은 실생활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다.#1 #2 #3 다만, 주사바늘은 사용할수록 망가지기 때문에 여러번 쓰면 끝부분부터 휘어지며 쓸데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 당시 주사바늘이 두꺼운 것이 아니라면 뒤로 갈수록 엄청나게 아팠을 것이다. 현대 의학에서는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것에 대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즉, 완전한 금기사항으로 취급된다. 주사바늘은 아주 미세하게 만들어져서 한 번 사용하는 시점에서 이미 변형되기 때문에 재사용 시 혈관 등의 조직을 필요 이상으로 손상시킬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도 사람의 체내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인 만큼 감염의 매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6.1. 방광암 치료에의 응용
1930년대부터 BCG의 항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우연히 밝혀지기 시작했으나 그 원리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BCG가 상피세포의 피브로넥틴(fibronectin)과 결합하여 복잡한 과정을 통해 항암 면역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BCG의 이러한 작용을 이용하여 표재성 방광암 환자의 방광에 주기적으로 BCG 용액을 주입하는 방법으로 치료에 활용하게 되었다. BCG는 현대 의학에서 표재성 방광암의 치료 방법 중 하나일뿐만 아니라 방광암의 재발을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도 하다.6.2.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와의 연관성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사망자 수와 BCG 접종률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BCG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이 코로나19 사망 수가 더 적다는 것이다. BCG 예방접종률이 국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추가 연구 없이는 아직 BCG의 코로나19 사망 예방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기사1 기사2 기사3[1] 현재는 초등학교 시기에 접종하지 않는다.[2] 경피접종법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Tokyo 균주도 다른 균주들과 마찬가지로 피내주사로만 접종하였으며, 경피접종법 개발 이후에도 Tokyo 균주를 피내접종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3] 과거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BCG 백신 형태는 피내용이었으나, 2018년 발행된 BCG Vaccines WHO Position paper에서는 권장한다는 표현이 삭제되고 다양한 BCG 제품 중에서 더 선호되는 것은 없다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World Health Organization, WEEKLY EPIDEMIOLOGICAL RECORD, NO 8, 23 FEBRUARY 2018, 84p, 96p.[4] 영업 이익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보건소 등에서는 상시 접종할 수 있다.[5] 이에 대해서는 시술자의 숙련도와 관계 없는 경피용이 일정한 접종이 가능하다는 반론이 존재한다(하정훈 등).[6] 이 말인즉슨 주사침 재활용으로 인한 감염보다 당장의 감염병 예방이 더 중요한 극히 열악한 상황이었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