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신의 생일 단요 단편소설 | |
장르 | SF |
저자 | 단요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3.03.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2.6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5153000001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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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단요가 2023년 4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고대 로마와 21세기 한국을 오가며, 상상과 사실이 절묘하게 침투하는 마술적 이야기다.
그 골판지 상자는 본가에서 독립할 때 가져온 뒤 거의 십 년째 테이프로 동여매진 상태였고,
몇 번의 이사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
나는 다른 잡동사니를 제쳐두고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유백색 플라스틱 코팅은 세월에 삭았지만 전화선은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유지하고 있었다.
추억이 되살아나면서 나를 둘러싼 시간이 뒤로 훌쩍 물러났다.
나는 침묵하는 수화기를 향해 인사를 건넸고, 기념품 삼아 집 전화 회선을 하나 뚫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벽면의 콘센트가 시야에 들어왔다.
전화를 걸진 못하겠지만(어차피 연락할 곳도 없었다), 전선이 연결되면 뚜- 뚜- 뚜- 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플러그를 꽂자마자 생각지도 못했던 소리가 되돌아왔다.
“오늘은 가이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께서 황위에 오르신 해의 열째 달 셋째 날입니다.
여기는 가이우스 황제입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삐이 소리가 울린 후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사랑하는 신의 생일> 본문 중에서
몇 번의 이사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
나는 다른 잡동사니를 제쳐두고 전화기를 만지작거렸다.
유백색 플라스틱 코팅은 세월에 삭았지만 전화선은 매끄러우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을 유지하고 있었다.
추억이 되살아나면서 나를 둘러싼 시간이 뒤로 훌쩍 물러났다.
나는 침묵하는 수화기를 향해 인사를 건넸고, 기념품 삼아 집 전화 회선을 하나 뚫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벽면의 콘센트가 시야에 들어왔다.
전화를 걸진 못하겠지만(어차피 연락할 곳도 없었다), 전선이 연결되면 뚜- 뚜- 뚜- 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플러그를 꽂자마자 생각지도 못했던 소리가 되돌아왔다.
“오늘은 가이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께서 황위에 오르신 해의 열째 달 셋째 날입니다.
여기는 가이우스 황제입니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사오니 삐이 소리가 울린 후 메시지를 남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사랑하는 신의 생일>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