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21:29:07

사향(시)

1. 개요
1.1. 시 본문1.2. 시 분석1.3. 시구 풀이1.4. 수능 기출


시인 김상옥의

1. 개요

사향(思響)은 김상옥이 1947년에 발표한 시이다. 나무 위키에서 김상옥을 검색하면 실존했던 각시탈이라는 독립운동가가 나오는데, 이 시를 쓰신 분은 2004년에 타계하신 분이다.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고향의 정경을 그려 냄으로써, 고향에 대한 인간 본연의 그리움을 선명하게 나타낸 작품이다. 지학사의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수능에 출제된 작품이다.

1.1. 시 본문

눈을 가만 감으면[1] 굽이 잦은[2] 풀밭길이
개울물 돌돌돌[3] 길섶으로[4] 흘러가고,
백양 숲 사립[5]을 가린 초집[6]들도 보이구요.[7]

송아지[8]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9]
저녁노을[10]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씨[11]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12] 꽃지짐[13]!

어질고 고운 그들[14] 멧남새[15]도 캐어 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16]
감았던 그 눈을 뜨면[17] 마음 도로 애젓하오.[18]

1.2. 시 분석

이 시는 현대 시조(연시조)로, 회상적, 향토적, 묘사적, 애상적인 성격을 띄고 있다. 제재는 고향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주제로 삼고 있다. 다양한 감각적 심상을 사용하였고, '현재-과거-현재'의 역순행적 구성을 사용한 것과, 사투리를 사용하여 토속적 정취를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 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3수로 된 연시조 형식에 담아낸 작품으로, 화자가 눈을 감았다 다시 뜨는 행위를 통해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 시는 평범하면서도 향토색이 짙은 시어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잃어버렸던 고향의 자연과 인정에 대한 그리움을 되새기게 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1수에서 화자는 눈을 감으면서 어린 시절의 고향을 회상하게 된다. 구불구불한 풀밭길과 개울물, 숲으로 가려져 있는 초가집들 등 고향의 정경이 시각적, 청각적 심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2수에서는 화자 자신의 구체적 체험과 연결되어 고향의 모습에 대한 회상이 이어지고 있다. 소를 몰고 오면서 바라보던, 마치 저녁노을과 같이 붉던 진달래꽃과 집에 도착할 때쯤 어머니가 부쳐 주시던 꽃지짐(화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화자의 정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집약되고 있다. 3수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고향 마을 사람들과 마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봄나물을 캐어 먹으며 살면서도 함께 어울려 사는 인정과 고운 마음을 간직했던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이라는 미각적 심상을 통해 제시되고 있다. 마지막 행에서는 화자가 감았던 눈을 뜸으로써 현실로 되돌아오고 있는데, 이때 느끼는 안타까운 심정을 '애젓하오'라는 시어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정지용의 '고향'과 비슷한 점이 많으므로, 같이 읽으면 좋다.

1.3. 시구 풀이

눈을 감으면 굽이 잦은 풀밭길이
개울물 돌돌돌 길섶으로 흘러가고,
백양 숲 사립을 가린 초집들도 보이구요.

눈을 감음으로써 회상이 시작되고 있다. 어린 시절 고향 마을의 정경을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을 사용하여 나타내고 있다.
송아지 몰고 오며 바라보던 진달래도
저녁노을처럼 산을 둘러 퍼질 것을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어린 시절 소를 몰며 보았던 산 곳곳에 피어 있던 진달래꽃을 붉은색의 '저녁노을'에 비유하고 있다. 이러한 붉은색의 이미지는 다음 행에 나오는 '향그러운 꽃지짐'까지 이어진다. 한편 꽃지짐은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물로서의 역할을 한다.
감았던 그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젓하오.

회상에서 현재로 돌아오는 부분으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화자의 정서가 '애젓하다'는 시어를 통해 집약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1.4. 수능 기출

위에서 말했듯이 이 시는 수능에도 출제된 시이다. 다음은 그 문제이다.

Q. <보기>의 관점에서 이 시를 감상할 때, 가장 적절한 반응은?
시조는 전통적으로 음악과 관련된 형식을 강조한다. 노래로 불려지지 않는 현대 시조에서도 이러한 형식은 여전히 중요시되어 음수 통제나 율격 구조와 같은 형식적인 제약이 강조되고 있다. 그 결과 시적 감수성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제 현대 시조는 이러한 형식적 제약을 넘어서 새로운 미학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① 의미를 압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글자 수를 제한하고 있군.
② 이미지의 흐름에 따라 짜임새 있는 의미 구조를 이루고 있군.
③ 어절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율격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군.
④ 사투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시의 리듬감을 잘 살리고 있군.
⑤ 정서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하여 안정적인 3장 구조를 지키고 있군.

답은 ②이다. 이 시는 현대 시조로, 음수율이나 율격 구조는 그대로 지니고 있지만 현대적인 감수성이 느껴지는, 새로운 미학을 개척한 시조라고 할 수 있다. 1수에서 '풀밭길-개울물-초집'의 이미지들의 자연스러운 연결, 2수에서의 '진달래-저녁노을-초집'의 붉은색의 시각적 이미지의 긴밀한 연결, 3수에서의 '멧남새-봄을 씹는 마을'이라는 미각적 이미지들의 긴밀한 연결에 의해 고향의 아름다운 모습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이 이미지의 흐름에 따라 짜임새 있게 의미 구조를 배치함으로써 율격이라는 형식적 제약을 넘어선 새로운 미학의 영역을 개척했다고 할 수 있다. (신기하죠~~~~~)

[1] 회상의 시작[2] 꼬불꼬불한[3] 청각적 심상[4] 길 가장자리로[5] 사립문[6] 초가집[7] 정겨움을 드러내는 말투[8] 향토적 소재[9] 붉은색 이미지. 꽃지짐과 연관됨.[10] 원관념: 진달래, 시각적 심상[11] '어머니'의 사투리. 향토성이 드러남.[12] 후각적 심상[13]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진달래나 개나리, 국화 따위의 꽃잎이나 대추를 붙여서 기름에 지진 떡. 화전(花前)[14] 마을 사람들[15] 산나물, 향토성이 드러나는 표현[16] '멧남새'를 미각적 심상으로 표현함.[17] 회상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옴.[18] 애틋하오: 애틋한 마음 → 고향에 대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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