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11 03:12:48

삼을나

三乙那

1. 개요

탐라국 건국설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를 일컫는 말.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는 제주 고씨, 제주 양씨, 제주 부씨의 시조다.

다른 명칭으로 삼신인(三神人), 삼성인(三姓人)이 있다.

2. 설화

탐라현(耽羅縣)은 전라도(全羅道)의 남쪽 바다 가운데에 있다. 그 『고기(古記)』에서 말하기를 “태초(太初)에 사람이 없었는데, 세 신인(神人)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으니【그 주산(主山)의 북쪽 기슭에 구멍이 있는데, 모흥(毛興)이라고 한다. 이곳이 그 땅이다.】, 맏이는 양을나(良乙那)라고 하였고, 그 다음을 고을나(高乙那)라고 하였으며, 셋째는 부을나(夫乙那)라고 했다.
세 사람은 거친 땅에서 사냥질을 하면서 가죽옷을 입고 고기를 먹었다. 하루는 자주색 진흙으로 봉해진 나무 상자가 바다에서 떠다니다 동쪽 바닷가에 닿은 것을 보고 가서 열어보니, 상자 안에 또 돌 상자가 있었으며, 붉은 띠와 자주색 옷을 입은 사자(使者) 한 사람이 따라 나왔다. 돌 상자를 여니 푸른 옷을 입은 처녀 세 사람과 망아지와 송아지[駒犢]들과 오곡(五穀)의 종자가 나왔다.
사자가 ‘우리는 일본국(日本國)의 사신입니다. 우리 왕이 이 세 딸을 낳고는, 「서해(西海)의 중악(中嶽)에 신자(神子) 세 사람이 내려와 장차 나라를 열고자 하나 배필이 없구나」 하고는 저에게 분부하여 세 딸을 모시고 여기에 오도록 한 것입니다. 마땅히 배필로 삼아 대업(大業)을 이루십시오.’라고 말한 후 홀연히 구름을 타고 가버렸다.
세 사람이 나이 순서에 따라 세 여자를 나누어 아내로 삼고서, 샘이 달고 땅이 비옥한 곳으로 가서, 화살을 쏘아 땅을 점치고는 양을나가 사는 곳을 제일도(第一都)라 하였고, 고을나가 사는 곳을 제이도(第二都)라 하였으며, 부을나가 사는 곳을 제삼도(第三都)라 하였다. 처음으로 오곡을 파종하고 또 가축을 길러 나날이 부유하고 자손이 번성하게 되었다.(이하 생략)
<고려사> 권57 지리 전라도 탐라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