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6-17 22:21:49

소녀의 일기장

1. 나폴리탄 괴담 계열의 불가사의한 이야기
1.1. 일본어 원문1.2. 한국어 번역1.3. 해석
2. 유머

1. 나폴리탄 괴담 계열의 불가사의한 이야기

숨은 의미를 이해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알 수가 없고, 오싹한 기분만 드는 것이 특징이다.

나폴리탄 계열로 유명한 이야기들 중 가장 적인 운율이 강해서, 마더 구스이상의 시와도 비슷한 맛이 있다.

1.1. 일본어 원문

ある昼下がり。小鳥のさえずる森の中を、一人の少女が走っていた。
「お母さん!どこにいるの?」
叫ぶ少女。だが答えは無い。そのうち少女は、とある家の前に辿り着いた。
「ここね!ここにいるのね!」
そう言って少女は扉を開けた。だがそこにあったのは、たった一つの日記帳。
何も無い家の中心にポツリと置かれている。少女はそっと手に取り、読み始めた。

5月16日

明日は楽しい楽しいクリスマス。
プレゼントがいっぱい。とっても楽しみ。

5月17日

サンタさんがこない。
サンタさんがこない。
サンタさんがこない。

5月18日

昨日はとっても楽しかった。
サンタさんにいっぱいプレゼントもらっちゃった。

でもおかしいなぁ。そのプレゼントどこに置いたんだろう?

9月33日

時計の針がね、ゆっくりゆっくり私に近づいてくるの。

12月65日

今日ね、お外に出てみたの。
そしたら人がいっぱいいたんだよ。
いっぱいいっぱいいたんだよ。
でもみんな変な色だった。なんでかな?

少女は突然、日記帳を閉じた。少女は気付いてしまったのだ。
そう、少女は気付いてしまった…

1.2. 한국어 번역

어느 오후.
작은 새가 지저귀는 숲 속을, 한 명의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엄마! 어디에 있는 거야? 」
외치는 소녀. 하지만 대답은 없다.
그러던 중 소녀는, 어떤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지! 여기에 있는거지! 」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단지 하나의 일기장.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우두커니 놓여져 있다.
소녀는 살그머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5월 16일
내일은 즐거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정말 기대된다.

5월 17일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5월 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씨에게 선물을 잔뜩 받았다.
그렇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 어디에 둔 거지?

9월 33일
시계의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고 있어.

12월 65일
오늘은 밖에 나와 보았어.
그랬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어.
아주 많이 있었지 뭐야.
그런데 모두들 이상한 색이었어.
어째서일까?

소녀는 돌연, 일기장을 덮었다. 소녀는 깨달아 버렸던 것이다.
그래. 소녀는 깨달아 버렸던 것이다….

뭘 깨달은 걸까

1.3. 해석

일기장의 작성자의 정체가 애매모호하고, 일종의 액자식 구성이라 볼 수 있지만 액자 밖의 소녀와 액자 안의 일기 사이의 관계가 마지막에서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공포를 자아낸다.

일기는 날짜를 이용한 비논리를 통해 섬뜩한 느낌을 낸다. 특히 일기란 남이 보는 것이 아닌 스스로만을 위한 글이므로 더욱더 그렇다. 일단 5월이 크리스마스라고 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산타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가 왔다고 한 것에서, 5월 17일부터 18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나아가 33일이라는, 30일밖에 없는 9월을 지나쳐버린 기괴한 날짜 '시계바늘이 다가온다'라는 위협적인 심상과 겹쳐져서 심리적인 긴박감을 조성한다.

해석 원본 엄청 길고 논리도 없다. 읽기전에 주의할 것.
참고로 해당 링크의 번역본에는 '今日ね'가 '오늘이군요'[1]로 오역돼있어서 그걸 바탕으로 한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았다는 해석은 통째로 날아간다.

사람마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이것과 별 큰 차이는 없다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부 다 일기장을 쓴 당사자가 소녀 본인이라고 생각하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소녀가 일기장의 주인이라고 해석할 근거는 아무 곳에도 없다. 일기장을 쓴 사람이 남자일 수도 있다는 설도 있지만, 일본어 원문을 보면 여자들이 쓰는 어투로 적혀있기 때문에 여자일 가능성이 높다.남자가 일부러 어투를 바꿔 적었다면?

2. 유머

아마도 1. 같은 괴담류의 패러디로서의 성격이 짙은 유머.
어느 날 소녀가 문구점에 갔다가 마음에 꼭 드는 일기장을 발견했다.
가격은 3,000원으로 좀 비쌌지만 소녀는 아주 작고 피처럼 새빨간 색인 그 일기장에 반해 사고 말았다.

소녀에게 일기장을 팔면서 문구점 주인은
"이 일기장을 다 쓰기 전까지는 절대 맨 마지막 페이지를 봐선 안 된다."
라고 몇 번씩이나 경고하였다.

집에 돌아온 소녀는 일기를 쓰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일기장이 바람에 날려서 맨 마지막 페이지가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거기에 적힌 문구를 보고 소녀는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거기에는...

가격: 1,000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꺄아아악

이하의 바리에이션도 있다.
어느 날 소녀가 문구점에 갔다가 마음에 꼭 드는 일기장을 발견했다. 마치 피처럼 붉은 표지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일기장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지만 소녀는 1,000원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결국 소녀는 주인 아저씨에게 부탁했다.

"아저씨, 이 일기장 1,000원에 파시면 안 돼요?"
"안 된단다."

소녀의 거듭된 간청에도 아저씨는 일기장을 팔지 않았고 초조해진 소녀가 거의 울쯤이 되어서야 아저씨는 한숨을 내쉬며 허락했다. 다만 거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이 일기장의 뒤쪽을 절대로 봐서는 안 된다."

소녀는 알았다고 대답을 한 후 일기장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소녀는 궁금증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소녀는 일기장의 뒤쪽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소녀는 말을 잃어버렸다.

일기장의 뒤쪽에는 정가: 500원이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1] 이 문장에서 네(ね)는 일종의 추임새 역할이므로, '오늘은', '오늘은 말이야'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좋다. 이 글을 번역한 역자는 네(ね) 부분을 문장의 어미로 인식해서 이런 오역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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