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에서 각사(各司) 각관(各官)2의 나이 어린 종년을 뽑아서 혜민서(惠民署)에 속하게 하고 의서(醫書)를 가르쳐 여의(女醫)라 이름하고, 이들로써 부인의 병을 고쳤다. 한 여자가 제주(濟州)에서 왔는데, 의술은 알지 못하나 다만 충치를 뽑았는데, 사대부 집에서 다투어 서로 맞아갔다. 그 여자가 죽자 또 한 여자에게 그 없을 전하여 나도 또한 불러다가 이를 치료했는데, 얼굴을 위로 젖히고 입을 열어, 은으로 만든 숟가락으로 조그마한 흰 벌레를 꺼내는데 숟가락은 이에 들어가지도 않고, 이에서 피도 나지 않아, 그 쉬운 것이 이와 같았다. 또 이 기술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지 아니하여 조정에서 죄를 다스려도 오히려 고하지 아니하니, 이는 반드시 환술(幻術)이요, 정업(正業)4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