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ase of Identity [1]
1. 개요
셜록 홈즈의 모험 수록 작품. 빨간 머리 연맹에서 홈즈는 "겉보기로는 기묘하지만 실은 간단한 사건"이라고 언급한 사건. 메리 서덜랜드 양이 결혼식장에서 사라진 신랑을 찾기 위해 홈즈에게 의뢰를 한다. 과연 신랑은 어디로 간 것일까?2. 등장인물
- 메리 서덜랜드
정이 많고 상냥한 숙녀. 타자일을 해서 생활비를 벌고 있다. 오클랜드에 사는 네드 숙부가 뉴질랜드 국채로 된 유산을 넘겨줘서 2천 5백 파운드의 원금에서 나오는 매년 1백 파운드의 돈을 받고 있지만, 어머니와 함께 사는 동안은 계부와 어머니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 유산에서 나오는 돈은 어머니에게 모두 주고 있다. 결혼식 날 호스머가 사라졌지만, 분명히 무슨 일이 생겨서 오지 못하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그가 돌아올 때까지 정조를 지키기로 결심하는데. 시력이 매우 나쁘고, 홈즈에게 의뢰를 부탁할 당시 일이 급했는지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왔다. 이를 본 홈즈는 메리의 의뢰가 옷차림이 단정한 숙녀가 신발을 짝짝이로 신고 올 정도로 급한 일이라는 걸 알아차린다.
- 호스머 엔젤
메리가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의 인연으로 표를 받은 가스 설치업자 무도회에서 만난 남자. 평소에 윈디뱅크는 메리가 남자를 만나는 것을 싫어했지만 마침 무도회가 열린 동안에 윈디뱅크는 프랑스에 가 있어서 메리는 무도회에 나가 그와 만나게 되었다. 상냥하고 친절한 남자라 메리는 호스머 엔젤과 빠른 시간 내에 결혼 약속을 잡았고, 메리의 엄마는 윈디뱅크가 프랑스에 있는 틈을 타서 그녀를 빨리 결혼시키려 한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난 뒤에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마차로 떠날 때 호스머 엔젤은 마차 속에서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 제임스 윈디뱅크
메리 서덜랜드의 계부. 직업은 포도주 외판원. 하지만 메리보다 나이가 고작 5살 정도 많고, 서덜랜드의 어머니보다는 무려 15살이나 연하다. 메리는 새아버지로서 제임스가 너무 젊은데다가 그가 돌아가신 메리의 아버지가 남겨둔 배관업 사업체를 헐값에 팔아넘기는 등의 행동을 했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메리가 외출하거나 남자와 만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는데 자신이 출장을 간 사이 메리가 호스머 엔젤과 사귀게 되었다는 것을 알자 할 수 없다는 듯이 허락해준다.
3. 스포일러
호스머 엔젤의 정체는 변장한 제임스 윈디뱅크였다. 윈디뱅크는 메리의 어머니의 재산을 보고 결혼하였으며, 메리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주는 매년 100파운드의 유산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메리가 결혼한다면 연 100파운드라는 거금이 메리의 남편에게 돌아가게 될 것을 염려해서 수양딸의 남성 교제를 금지했지만 언제까지고 연애를 금지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아내인 메리 어머니의 묵인과 방조 아래 호스머 엔젤이라는 신사로 변장[2]해서 그녀를 유혹하게 된다. 메리가 시력이 나쁜 탓에 변장까지 한 제임스를 알아보지 못한 것.
메리가 자신이 변장한 가공인물인 호스머 엔젤에게 푹 빠지게 되자, 호스머 엔젤은 마차를 타고 가던 중 마차가 가는 길 반대쪽에 미리 준비해 둔 마차로 갈아타서 메리의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되면 메리는 호스머 엔젤의 약혼자로서 정조를 지키게 될 테니 오랫동안 재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윈디뱅크는 자신이 신분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호스머 엔젤 명의로 메리에게 보낸 편지는 모두 회사의 타자기로 쳤는데, 홈즈는 이 타자기가 글자를 찍을 때 나타나는 특성[3]이 윈디뱅크가 타자기로 친 편지와 똑같다는 점을 이용해 윈디뱅크의 사기극을 밝혀낸다.
홈즈가 사건의 전모를 다 파악하고 윈디뱅크를 불러 추궁하자, 윈디뱅크는 이 일은 자기 가정사이므로 법적으로는 나를 손댈 수 없을 것이라 이죽대며 오히려 홈즈야말로 선량한 신사를 감금 + 협박하는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헛소리를 해 댄다. 그러자 홈즈는 윈디뱅크 본인의 말대로 윈디뱅크를 법적으로 손댈 수 없겠지만 감옥에 보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우니 개인적으로 메리의 복수를 하겠다며 말 채찍을 손에 들고, 이를 본 윈디뱅크는 부리나케 도망간다. 그리고 홈즈는 왓슨에게 진실을 말하면 메리 양이 마음 아파하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좋은 남자를 만나고 이런 아픔을 잊을 수 있겠지라고 말한다.
3.1. 후일담
- 별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단편인데, 홈즈가 피해자를 제대로 돕지도, 범인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무력한 상황[4]이라 독자들의 평이 안 좋았다. 피해자가 너무 쉽게 속아서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었는데, 이에 따르면 아무리 변장을 했다고 해도 계부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착각했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는 것.
- 드라마 셜록 시즌 3 1화에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장면이 짧게 지나가는데, 여기에서는 범인인 계부가 피해자와 인터넷 펜팔을 한 것으로 처리하여 현실성을 높였다. 셜록이 범인을 비난하는 것이 개그씬이기도 한데, 셜록의 대사로 "윈디뱅크 씨, 당신이란 인간은 한 마디로-"라고 말하고 바로 존이 병원에서 환자에게 "소변통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즉 한데 이어붙이면 "당신이란 인간은 한 마디로 소변통입니다")
- 작중 짤막하게 보헤미아 왕국 스캔들 해결 후 아이린 애들러의 사진과 별개로 금제 코담배갑을 사례로 받았다는 설명이 등장한다.
4. 관련 문서
[1] 직역하면 '정체의 사건'이다. '주석 달린 셜록 홈즈'에서는 신랑의 정체가 아니라 직역인 '정체의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2] 호스머 엔젤은 안경을 쓰고 수염을 기르고 있었는데, 안경을 쓰고 가짜 수염을 붙이는 것은 변장을 할 때 전형적으로 쓰이는 수법 중 하나다.[3] r의 꼬리가 깨져 있고, e의 윗부분이 흐리게 찍히는 특성으로, 이 외에도 14가지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작중에서 홈즈가 말한다.[4] 사건의 성격 자체가 개인적이고 가정사적인 문제라 제3자인 홈즈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홈즈는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면 그걸로 성공이지 피해자를 돕거나 범인을 처벌하는 것이 본분은 아니다.(물론 에피소드에 따라 피해자를 도와주거나 범인을 처벌하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홈즈가 스스로 거기까지 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서 하는 추가 조치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