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28 16:36:31

아미가와 고이치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網川浩一

1. 개요2. 작중 행적
2.1. 정체
3. 과거4. 인물상

1. 개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모방범의 등장인물. 영화판 배우는 나카이 마사히로, 드라마판은 사카구치 켄타로가 담당했다.

구리하시 히로미, 다카이 가즈아키의 동창으로 학원강사. 1967년 4월 30일생.

학교에서는 모범생으로, 모두에게 인기만점이었으며 그 때문에 히로미와는 한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였다. 물론 그 직후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되었으며, 이 부분에서 영악한 히로미도 당해낼 수 없을 정도로 만만치 않은 인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지만 예외적으로 아리마 요시오, 쓰카다 신이치, 마에하타 시게코는 그를 꺼림칙하게 받아들였다.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다카이 유미코를 달래 가즈아키가 진범이 아니라는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고, 사건의 전면으로 나서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활약(?)한다.

2. 작중 행적

착란에 빠진 유미코 앞에 타이밍을 잰 것처럼 등장, 시게코에게 데려다준다.

이후 쭉 유미코와 함께 활동하며, 호텔에서 피해자 모임이 열리자 난입한 유미코를 뒤늦게 저지한다.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데다 가해자 후보의 유족이란 이유로 괄시받는 유미코를 감싸고, 그녀를 욕하는 사람들과 언쟁을 벌인다.

그러나 호텔에서 피해자 모임이 열린단 정보가 고이치를 통해 유출됐다는 것이 밝혀지고, 시게코와 신이치는 의심을 품게 된다. 요시오 또한 유미코와 접촉하려는데 계속 간섭하는 그를 의심한다. 결국 그가 유미코를 조종하는 것과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아챈 신이치는 그와 정면으로 대치하지만, 오히려 여유와 쾌락까지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 와중에 히구치 메구미가 난입해 자신의 아버지를 변호하는 책을 써달라고 하고 고이치는 수락한다.

이후 가즈아키의 무죄를 주장하는 책을 써 유명인이 되고 매스컴에 출연해 인기를 얻는다. 그런 중에도 신이치와 요시오를 속여 기발놈기자들을 통해 함정에 빠뜨리고 유미코에게 가즈아키의 가짜 유서를 보여줘 자살하게 만들어버린다.

어쨌든 사람들 앞에선 좋은 사람인 척 연기하지만, 서서히 의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1] 경찰과 시게코는 그에 대한 뒷조사를 시작한다. 시게코의 조사로 그가 사건이 마지막으로 일어난 별장지대에 별장을 소유한 것이 밝혀지고, 마침 경찰도 별장을 알아차려 의심이 커진다.

유미코가 사망하자 얼마간 매스컴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시게코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방송에 출연한다.

2.1. 정체

그렇지만 나는 달라!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해! 전부 내가 생각해낸 거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오리지널이야!
내가 각본을 쓰고 실행한 거란 말이야! 모델은 없어! 흉내가 아니야!
나는 모방범이 아냐!
내 이름은 아미가와 고이치. 그 누구도 잊을 수 없는 이름이지.
네 오빠와 친구들은 나를 '피스' 라고 불렀어.[2]

사건의 진범이자 히로미를 조종한 '피스'의 정체. 작중에선 범행을 꾸민 각본가이자 감독으로 비유된다. 히로미를 조종하고, 경찰과 매스컴이 이리저리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 우월감에 젖어있었다. 스토리 내내 우월감에 빠진 쾌락주의자로 묘사되며, 자신이 세상에 끼친 영향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히로미와 가즈아키가 범인으로 지목되어 사건이 종결되려 할 때도 굳이 등장하여 세상의 주목을 받으려 들 정도.

사실 고이치의 정체가 피스라고 할 것은 딱히 반전도 뭣도 아닌데, 소설판의 경우 애초에 진범 피스가 먼저 등장해서 암약하다가 고이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순간 피스=고이치라는 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고이치라는 캐릭터가 피스보다 일찍 등장해서 비중을 보였거나 등장하더라도 피스와는 완전히 별개의 인물인 것처럼 묘사되었더라면 무언가 반전이 되었을 수 있지만 고이치라는 캐릭터가 조명된 그 순간부터 바로 '고이치=피스=진범'이라는 게 독자들에게 다 드러나기 때문에 작중의 캐릭터들에게는 반전이 될 수 있지만 독자들에게는 "피스의 본명이 고이치였구나, 본명도 나왔고 앞으로 어떻게 될려나" 정도이기 때문. 1~2권에서 피스가 진범임이 드러나고, 3권은 2권 종반부에서 피스의 본명이 고이치라는 게 메타 시점에서 밝혀지고 작중에서 백마탄 왕자인 척 하며 메스컴을 조종하는 그의 음모에 주역들이 대항하는 이야기이다. 여하튼 등장 자체는 1권부터 '피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었지만 이름은 2권 종반부에서야 드러나기 때문에 1~2권에선 본명 대신 '피스'로 언급된다.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하는 3권에서는 거의 본명으로만 불리지만.

하지만 종극에는 시게코의 도발에 걸려넘어져 제입으로 모든 죄를 인정하는 우를 저지른다. 여기서 제목이 '모방범' 인 이유가 나온다. 시게코가 고이치와의 생방송에서 '해외에서 이러이러한 책이 있었는데 책 내용에 따르면 친구가 진범' 이라고 언급하자 고이치가 본성을 드러내며 자신은 모방범이 아니고, 자신의 범죄는 자기 스스로 연극처럼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었다고 반발한다. 물론 고이치가 모방범은 아니지만 (책 내용에 대한 언급은 도발을 위한 시게코의 아이디어다) 그 스스로의 자존심을 건드려 죄를 인정하게 만든 것. 결국 방송국 안에 숨어 요시오에게 전화를 걸고 정신승리를 시도하지만 논파당하고 체포된다.

영화판에선 방송에 나오는 것까지는 같지만 결말에선 자살시도를 해 폭사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여기선 아이가 있는데[3] 그가 자신의 아이를 걱정하는 듯한 묘사가 있어 원작의 캐릭터와 괴리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3. 과거

어머니 키요미가 아미가와 게이스케와 결혼한 지 약 5개월 후에 고이치가 태어난다. 즉 고이치는 속도위반으로 태어난 셈이다. 이 와중에 가정은 안정되지 못하고 결국 그가 3살 무렵 부모가 이혼하고, 고이치는 어머니 키요미를 따라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키요미는 아마타니 히데오라는 나이든 부호의 양녀가 된다. 다만 아미가와 고이치는 이때 아마타니 가에 입적되지 못하고 혈통상 아버지 아미가와 게이스케의 호적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실은 키요미는 아미가와와 결혼 전부터 아마타니와 불륜 관계였고, 이 때문에 결혼 생활이 안정되지 못해 결국 이혼한 것이었다. 키요미는 아미가와의 이혼 이후에도 계속해서 아마타니와의 관계를 이어나갔고, 종국엔 부호인 아마타니 가의 재산을 합법적으로 상속을 위해 양녀로 들어간 것. 원래는 부부로 호적정리를 하고싶었지만 아마타니의 자식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고이치는 아마타니와 키요미의 아이인가, 아미가와와 키요미의 아이인가가 문제가 되고 검사 결과 전자일 확률이 낮다(=즉 전남편 아미가와의 아들이다)고 판명된다. 아마타니는 키요미를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키요미의 아들인 고이치가 누구 아들이든 상관없이 고이치까지 양자로 입적하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아마타니의 핏줄도 아닌 고이치에게까지 재산을 나눠줘야하는 아마타니의 친자식들의 반발이 있었다. 이를 구실로 아마타니 가 내부에서 크게 싸움이 있었고 결국 이 모자는 아마타니의 재산 일부만 가지고 쫓겨난다. 그럼에도 아마타니에게 받은 재산은 양이 꽤 되어 별장[4]도 가지고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 나이에 가정이 여러 번 바뀌고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가정불화를 목격하며 자라난 고이치는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미성숙하면서 잔인한 성격의 어른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쨌거나 막대한 아마타니의 유산 덕분에 고이치는 먹고 살 걱정 없이 정규직을 전전하지 않으면서 여유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첫 살인은 어머니인 키요미를 살해한 것. 그의 별장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는데, 그녀의 재산과 별장을 노려 살해한 것인지 뭔지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머니를 죽였음에도 그것을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범죄가 발표된 당시까지도 별장은 키요미 소유로 되어 있었다. 또한 이 별장에선 열 구가 넘는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었는데 히로미를 부추기기 전에도 아미가와 단독으로 살인을 꽤 여러번 했을 가능성이 높다.

4. 인물상

이 작품에서 가장 특이한 캐릭터로 평가받는 인물. 지능적인 인텔리의 면모와 미성숙한 면모가 공존한다. 중반엔 히로미를 구슬리며 지시를 내리는 장면, 언제나 차분하고 냉정한 사이코패스성을 보여주는 성격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러나 히로미의 정신연령은 그다지 높지 않았고 겉으로만 치밀해 보이는 그의 계획이 가즈아키에게 지적받음으로서 허점이 드러난다.

아미가와 고이치로 등장하는 후반부엔 백마 탄 왕자님 포지션. 가해자 후보의 친족이라는 이유로 괄시당하는 유미코를 유일하게 감싸고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책을 내고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매스컴에서 인기를 얻는다. 여기서도 뛰어난 언변이 돋보이는데, 아이돌 수준의 인기를 누렸을 정도. 히로미나 유미코를 완전히 복종하게 만들어 조종하는 것을 통해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쾌락주의자의 면모도 잘 보여주는데, 신이치가 고이치와 대치할 때 그의 눈에서 주체할 수 없는 쾌락을 발견한다. 범죄를 일으키고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묘사도 여럿 있다. 또한 가만히 있으면 무혐의로 넘어갔을텐데도 사건의 종결을 아쉬워해 굳이 등장하고 주목을 모으기까지 할 정도.

그러나 특유의 미성숙함에서 나오는 허술함과 우월의식이 단점이였고, 결국 이 때문에 체포되었다. 어린 시절 가정환경이 불안정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몸만 성장한 것이 원인. 후반부 요시오의 지적에서도 이 점이 드러난다. 고이치의 논리는 언뜻 보면 빈틈없어 보이지만, 사실 피스에 대한 신뢰를 버린 히로미가 조금만 생각해도 금방 허술하다고 알아챌 만한 것이다. 게다가 거짓말도 잘 하고 위선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역시 완벽하지 못해 대중들이 두 달도 못 가서 그를 의심하게 된다. 그리고 우월의식은 결정적 패인이라 할 만한데 고이치는 자신의 범죄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피스 시절에도 사소한 일에 자존심이 상했다. 결국 이 점을 알아챈 시게코의 도발에 그대로 넘어가버렸다.

사실 정신연령도 히로미에게 묻혀서 그렇지 별로 높지 않으며, 본질적으로 미성숙한 인물. 하지만 절대 만만한 인물은 아니며 화술과 침착하고 냉혹한 면모 때문에 본질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작중에선 연쇄살인사건의 흑막이자 위험한 가치관을 가진 범죄자로서 공포감을 조성하고, 소설에만 있어야 하는 인물상이란 평가를 받는 등 악역 역할을 훌륭히 수행한 점에서 미미 여사의 필력이 드러난다.


[1] 아미가와 고이치가 진범 유도를 위해 경찰이 세운 대역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돌았다.[2] 2권 마지막 문장.[3] 결혼했다는 언급은 없으며 불순한 경위로 태어난 아이일 확률이 높다.[4] 어머니 키요미의 명의로 되어있었기에, 성이 서로 다른 모자 사이였기에 어지간해선 가족 소유인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