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1-26 01:21:02

안법



1. 개요2. 구성

1. 개요

풍종호의 여러 무협소설에 보다 잘 보며, 올바르게 보기 위한 다양한 안법(眼法)이 나온다. 이러한 안법은 문무쌍반(文武雙班) 중에서 어느 쪽을 우선 하느냐에 따라 크게 천안(天眼)과 신안(神眼)으로 나뉜다. 문무의 길은 천차만별(千差萬別)이라 그 수련 방식은 어디서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를 수가 있지만, 그 결과에 도달하면 한 가지로 묶인다. 대체로 천안은 문인(文人)이 길을 가기 쉽고, 신안은 무인(武人)이 얻기 쉽다.

2. 구성

  • 천안(天眼): 문반의 연마는 마음을 다루고 사려(思慮)를 훈련하는 과정을 거쳐 원융무애(圓融無碍)의 경지를 추구한다. 그 경지에 도달해 단련된 심령(心靈)이 천기(天氣)에 감응하게 되면, 천안의 경지가 열린다. 다만 그 마지막 순간에 마장(魔障)이 숨겨져 있어서 극복하지 못할 시 피를 토하고 죽는 것이 위험한 점이다. 천안은 말 그대로 하늘의 경지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므로, 사람이라는 그릇이 아무리 크고 넓어도 담을 수가 없다. 오로지 원융무애의 경지에서 자신을 완전히 지울 수 있어야만이 천안을 감당할 수 있다. 즉, 문인이 천안을 열었을 때 자신을 유지하려 하면, 사람의 그릇을 집착하려고 하면, 그릇째 깨져 죽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천안을 열고 얼마간 버텼다는 말은 있어도 천수(天壽)를 다했다는 말은 아직 없는 까닭이다.
  • 신안(神眼): 무반의 연마는 몸을 제어하고 형세(形勢)를 얻는 과정을 거쳐 정형상궤(正形常軌)를 밟아 간다. 그리하여 축적된 공력이 천기와 엮이게 되어 오감의 극한을 뛰어넘을 때, 신안이 열린다. 이렇게 열린 신안은 원래 지닌 시각(視覺)의 한계를 넘어설지라도 여전히 시계(視界)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어 다행히 천안의 경우와 같은 최후의 마장은 없다. 천안과 신안의 차이는 몸에서 발생한다. 천안이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 위험하다면, 신안은 그 경지에 진입해 몸이 감당할 수 있게 돼야 비로소 열린다. 그러면 기흔(氣痕)[1]을 볼 수 있게 되어 다른 이가 가진 기질(氣質)의 색을 알아보게 된다. 그러므로 기질조차 변화시키는 일품의 변용술이라도 신안을 가진 자 앞에서는 의미가 없어진다. 나아가 경지가 깊어질 시 어떤 진법(陣法)이든 그 이치를 간파하여 순식간에 격파할 수 있으며, 아예 진원지기(眞原之氣)의 형태를 그림처럼 볼 수 있어져 다른 이가 지닌 내가심법(內家心法)의 흐름을 그대로 보게 된다. 그런 만큼 상대의 기예를 훔치고 파해법을 찾는 것이 쉬워지는 것뿐만이 아닌 흡정결(吸精結)과 섭심술(攝心術) 등에도 이점이 많아 자칫 옆길로 새 사도(邪道)로 빠지기가 쉽다. 『지존록(至尊錄)』의 풍현묵연동(默然洞)에서 연성한 천조신명안(天照神明眼), 무림태세(武林太歲)의 흑안혈정(黑眼血睛), 왕삼구건곤일기공(乾坤一炁功) 등 모두 이 신안과 연관이 깊다.[2][3]
  • 투안(透眼): 무공을 연마하는 과정에서 신안이 열릴 때, 그 열린 신안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기문(奇門)의 안법이다. 문무를 겸비한 경우 묘하게 재빨리 연성해 내기도 하는 무림 비술 중 하나이다. 천안의 절반이 신안이고, 투안은 신안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래서 투안을 익혀놓고 1/4짜리 천안이라고 자조하는 경우도 있다고······. 투안의 특성은 멀리 보며, 꿰뚫어 본다는 점에 있다. 밤의 어둠은 물론 짙은 안개도 뚫어 보는 힘을 바탕으로 두꺼운 석벽도 꿰뚫는 경지까지 있다. 거기에 상하좌우(上下左右)의 시계가 보통보다 훨씬 넓어져 앞에 눈길을 주면서 자신의 귀까지 볼 수도 있다. 이 특성을 수련과정에서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어둠을 뚫고 정교하게 보는 '효안(梟眼)-올빼미 눈'과 격벽투시(隔璧透視)의 눈을 줄인 '격안(隔眼)'이다.
  • 귀안(鬼眼): 낮을 피해 밤에만 움직일 수 있는 귀문(鬼門)의 인연자들··· 그들에게 걸맞은, 낮이 아닌 밤을 훤하게 볼 수 있는 귀둔(鬼遁)이다. 귀문의 인연자가 정종심법(正宗心法)을 익힌 무림고수를 피하는 것처럼 귀안도 투안을 익힌 자를 피해야 한다. 눈이 마주치면 그 즉시 귀안이 으깨지고 귀기(鬼氣)가 사라져 상극도 이런 상극이 없다고 한다. 유일한 대처 방법이 귀안을 신안으로 끌어올리는 수련을 통해 같은 수준의 투안을 획득해서 마주 보는 것뿐이다. 그렇게 투안의 힘을 귀안을 끌어올린 투안으로 맞받아침으로써 버텨 낼 수 있게 된다면, 귀안의 특성을 이용하여 오히려 투안을 제압할 수 있다. 『투검지(鬪劍誌)』의 원후오귀(元侯五鬼) 중 구담에게 귀안을 배운 금모하는 칠성태극령(七星太極令)의 환술(幻術)로 문반의 읽고 생각하고 쓰는 공부를 흉내 내듯이 자신의 감각을 홀리며 수련한다.

[1] 선천(先天)의 진원지기가 남기는 흔적을 보는 것이다.[2]일대마도(一代魔刀)』의 만박왕(萬博王)도 귀신을 부려 1,000리 안의 일을 손바닥 보듯이 한다는 소문이 난 만큼 아마도 신안을 완성한 듯싶다.[3] 이 기흔을 읽는 능력으로 정립된 무학 중 독보적인 완성도를 자랑하는 것이 탈혼마제(奪魂魔帝)의 절대사공(絶對邪功)인 색혼탈백신공(索魂奪魄神功)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