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00:07:58

안셋 뉴질랜드 항공 703편 추락 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항공 사건 사고 요약표
발생일 1995년 6월 10일
유형 CFIT, 조종사 과실, GPWS 오류
발생 위치
[[뉴질랜드|]][[틀:국기|]][[틀:국기|]] 타라루아 방목장 근처
탑승인원 승객: 18명
승무원: 3명
사망자 승객: 3명
승무원: 1명
생존자 승객: 15명
승무원: 2명
기종 드 해빌랜드 캐나다 DHC-8-100
항공사 안셋 뉴질랜드 항공
기체 등록번호 ZK-NEY
출발지
[[뉴질랜드|]][[틀:국기|]][[틀:국기|]] 오클랜드 국제공항
도착지
[[뉴질랜드|]][[틀:국기|]][[틀:국기|]] 파머스턴 노스 공항[1]
파일:ZK-NEY(2).jpg
사고 1개월 전, 웰링턴 공항에서 촬영된 사고기.

1. 개요2. 사고 과정3. 사고 조사
3.1. 우측 랜딩기어 미전개 원인3.2. 부적절한 대응 절차3.3. 원인불상의 GPWS 오류
4. 사고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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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5년 6월 10일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이다.

2. 사고 과정

1995년 6월 10일, 안셋 뉴질랜드 703편은 뉴질랜드 북섬 내 오클랜드와 파머스턴 노스를 연결하던 정기편으로 뉴질랜드 내국인이 이용하는 1시간 남짓 거리의 단거리 노선이었다.[2] 이에 투입되는 항공기도 40석 미만의 Dash 8-100 기종이었고, 사고 당일에도 승객은 18명만 탑승하여 자리는 거의 비어있는 상태였다.

전체적인 비행과정은 순조로웠고 도착지 공항을 향해 접근하고 활주로 방향으로 정렬할 때까지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조종사들이 절차에 따라 착륙장치 레버를 내렸음에도 오른쪽 바퀴가 전개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가 발생[3]했다. 경험이 많았던 기장 개리 소더란(40세, 약 7,800시간 비행경력)과 부기장 배리 브라운(33세, 약 6,500시간)은 즉시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수동으로 착륙장치를 전개하고자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마지막 절차인 수동으로 바퀴를 전개하는 손잡이를 당기는 순간 갑자기 GPWS가 지상충돌 경고를 보내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즉시 최대출력으로 올리고 조종간을 당겼으나 충분한 상승력을 받기 전에 앞바퀴가 먼저 지상에 닿았고, 공중으로 한 차례 튀어올랐던 기체는 그대로 지상에 닿은 후 미끄러졌다.

착륙 준비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였기에, 그리고 느리게 수평비행 중이었기에 피해 자체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충분히 대처할 시간없이 지상과 충돌하였기에 객실승무원 1명이 즉사했고 승객 2명은 잔해에 고립되었다가 화재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승객 중 1명은 이 두 명을 구출하려다가 터져나온 불길에 휩싸여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생존자들도 모두 크고작은 부상을 입은 상태로 항공기 잔해에서 탈출했다. 게다가 사고 장소 역시 타라루아 산림 공원 내의 고지로 전날 눈[4]까지 내린 상태에 바람이 불고 있어서 체감온도가 매우 낮았으며, 근처에는 양을 풀어놓은 방목장만 있는 말 그대로 인적이 없는 곳이었다. 이로 인해 제때 구조대가 도착하지 못하면 생존자들 모두 동사할 위기였다. 다행히도 탑승객 중에는 당시 기준으로 꽤나 희소장비인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이 있었고, 휴대전화 전파도 통하는 지역인데다[5] 1시간 정도 통화할 수 있는 배터리가 남아있어 즉시 긴급전화를 걸어 비행기 추락 사실을 신고했다.

공항에서도 사라진 비행기를 찾고 있었는데 긴급전화를 통해 비행기 추락을 신고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관제사는 목격자가 전화를 걸었다고 생각하고 연락을 했으나 정작 신고자는 생존자였고,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은 끝에 양을 방목하는 큰 시설이 근처에 있다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방목장 근처로 구조헬기를 급파했고 사고현장과 생존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추가적인 희생자 없이 모두 구조되었다. 다만 다른 승객을 구하려다가 화상을 입은 승객이 치료를 받던 중 끝내 숨을 거두면서 총 4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3. 사고 조사

사고현장에서 모든 증거품을 수거할 수 있었고, 생존자도 많았기에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도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생존한 두 조종사 모두 부상이 심각하여 인터뷰를 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수거된 증거품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3.1. 우측 랜딩기어 미전개 원인

랜딩기어를 접었을 때 고정되는 걸쇠의 재질을 잘못 선택하여 쉽게 마모되는 결함이 있었다. 이에 반복 사용을 하다보면 그 마모되어 발생한 흠에 바퀴를 고정하는 장치가 끼어서 제때 전개되지 않는 문제는 당시나 지금이나 Dash 8 계열 기종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였다.

해당 결함을 지적받은 제작사는 즉시 재질을 바꿔서 재설계한 장치를 내놨고, 각 항공사는 대체장비를 받아서 교체해나가는 과정중에 있었다. 사고기도 늘 말썽을 일으키던 왼쪽 바퀴는 진작에 교체를 한 상태였으나 오른쪽은 대체장비를 기다리는 중에 있었다. 덤으로 잔해를 조사한 결과 당시 부기장이 수동으로 푸는 손잡이를 끝까지 당기지 않았기 때문에 바퀴는 끝내 내려오지 않았고, 한 번 더 당겨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어쨌든 이 결함은 항공기를 추락시킨 원인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6]

3.2. 부적절한 대응 절차

두 조종사는 랜딩기어 조작 레버를 내렸음에도 오른쪽 바퀴가 내려오지 않았음을 인지하고 바로 대응 조치에 들어갔다. 기장은 자신이 전방과 계기를 살피면서 조종을 하는 동안 부기장에게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과 불필요한 과정은 생략하고 수동전개에 꼭 필요한 절차만 실시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러한 역할 분담까지는 적절한 조치였으나 부기장이 약간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기장은 자신의 역할인 항공기 조종이 아니라 바퀴를 내리는 작업에 신경을 쓰고 개입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착륙을 위해 접근하면서 엔진출력 조정레버를 완속(Idle)에 두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항공기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놓치고 말았다. 결국 GPWS가 경고를 보낸 후에야 급히 출력을 올리고 조종간을 당겼으나 결국 지상에 추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3.3. 원인불상의 GPWS 오류

일반적으로 GPWS는 비행기가 지상과 충돌할 정도로 빠르게 접근하면 경고를 보내서 조종사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장비이다. 그러나 본 사고에서 GPWS는 4초 전에야 겨우 TERRAIN 경고과 PULL UP 경고를 내보내서 조종사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조사단은 GPWS 결함을 강력히 의심하였으나 확인 결과 하드웨어는 정상동작하고 있었다. 센서쪽 장비에 페인트가 일부 묻어있다는 점도 확인하였으나, 제품 자체가 비금속 페인트로 센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통신탑이 GPWS 신호를 교란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아예 다른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고 있었다.

결국 GPWS 오류를 재연해낼 수 있는 명백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다만 사고 지역의 심한 지형굴곡 변화 등으로 인한 센서 측정값 오류, 소프트웨어 내 발견되지 않은 버그 등의 다양한 가능성만 제시됐다.

4. 사고 이후

조사단은 조종사의 부적절한 대응 절차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장은 항공기 조종에 전념해야 했으나, 부기장이 헤매는 모습을 보이자 조종이 아니라 우측 랜딩기어 수동전개 작업에 신경을 쏟기 시작했다. 이는 당시 항공기가 활주로까지 18km를 남겨둔 상태에서 계속 접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랜딩 기어를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시간에 쫓기고 있었던 것인데 이것 역시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하였다.

기장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속 착륙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말썽을 일으키는 랜딩기어 문제까지 해결하려 들었다. 그러나 오른쪽 바퀴가 내려오지 않으면 항공기는 활주로에 착륙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착륙절차를 중단하고 상황을 해결한 후에 다시 접근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즉 시간만 넉넉하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고, 당시 비상대응 매뉴얼이나 조종사 훈련 시에는 복행 후 조치 필요성을 다루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였다.

조사결과 발표 이후 기장은 안셋 뉴질랜드 항공에서 해고됐고, 항공기 조종 과실로 4명을 죽게 만든 책임을 물어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서는 GPWS가 제때 경고만 해줬어도 비행기를 살릴 수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어 무죄 판결은 받았으나 조종사 경력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뉴질랜드를 떠나야 했다고 한다.

[1] 사고 당시에는 국제공항이었다.[2] 안셋 뉴질랜드 항공은 호주의 안셋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의 자회사로 뉴질랜드에서는 호주의 항공사들이 국내선 운항영업을 하는경우도 있다. 안셋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이 망하고 안셋 뉴질랜드 역시 사라지자 그 자리를 젯스타가 차지해 에어 뉴질랜드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3] 항공기 구조로 인해 객실에서도 이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객실승무원이 조종실로 와서 상황을 따로 보고했다.[4] 뉴질랜드는 남반구이므로 6월이 겨울이다.[5] 뉴질랜드의 경우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관계로 지금도 통신 음영지역이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이 구간에서 자동차에 고장이 난다거나 하는 이유로 도로에 나와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6] 그러나 정작 Dash 8 계열 항공기의 랜딩기어 고장은 지금까지도 못고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