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18 18:26:46

알코올램프

알코올 램프에서 넘어옴
파일:external/www.abbeyarchery.com.au/1315AlcoholBurner_large.jpg

그림처럼 유리로 된 알코올램프 말고도 철로 된 알코올램프도 있다. 재질만 다를 뿐 구조나 원리는 똑같다.

1. 개요2. 원리3. 주의점4. 기타

1. 개요

알코올램프(Alcohol Burner)는 과거 초등학교과학실부터 대학원실험실까지 널리 쓰였던 대중적인 가열 기구다. 고등학교때는 화학I,화학II에서 쓰인다.

2. 원리

안전한 용기 속에 알코올을 넣고 거기에 심지를 담그면 심지가 모세관 현상으로 알코올을 빨아들인다. 여기에 불을 붙이면 심지가 빨아들인 알코올이 연소되면서 가열이 되는 원리다. 나와있는 심지가 길수록 화력이 세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주의점

을 끌 때는 뚜껑을 덮어서 산소를 차단하면 된다. 그리고 곧바로 다시 뚜껑을 한 번 더 열였다 닫아서 가열된 알콜 증기를 증발시켜 제거해야 한다. 이 단계를 생략하면 심지와 뚜껑 사이에 남은 뜨거운 알콜 증기가 자연발화하거나, '펑' 하고 뚜껑이 폭발과 함께 날아가거나, 심지어 뚜껑이 열을 받아 깨질 수가 있다. 뚜껑이 없으면 알코올이 금방 다 날아가서 없어지므로 반드시 뚜껑을 덮은 채로 보관해야 한다. 학교 과학실에서 실험 목적으로 사용시 화재예방을 위해 작은 모래상자 위에 얹어 놓고 사용하기도 한다.

안에 든 알코올 양도 신경써줘야 하는데 너무 많으면 알코올이 넘쳐 흘러서 사방으로 이 번질 수가 있고 너무 적으면 빈 공간에 알코올 증기가 모여 불과 반응해 터질 수가 있다. 그리고 알코올이 없으면 심지가 탈 수도 있다. 따라서 알코올의 양은 3분의 1에서 3분의 2가 적당하다.

의외로 램프의 연료인 알코올이 오래 간다. 그래서 충전을 자주 해줄 필요는 없지만 충전이 필요하면 그냥 안에 알코올만 더 넣어주면 된다. 당연하지만 불이 붙어있을 때 넣으면 안된다. 불이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한 뒤 깔때기 등을 이용해서 흘러 넘치지 않도록 따라 넣으면 된다. 만약 알코올이 램프 밖으로 흘러내렸다면 깨끗이 닦아서 알코올을 제거할 것. 제거하지 않은 채 그냥 불을 붙였다간 램프 겉면에 묻어있는 알코올에 불이 옮겨붙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유통기한이 지났다면 공기 중에 알코올이 새어나와 근처에 이 있으면 공기 중에 있는 알코올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할 수 있으니 상당히 위험하다. 실제로 2007년 관련 사망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었다.

분젠 버너보다는 화력이 약하다. 그리고 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안에 든 연료인 메탄올은 인체에 굉장히 유해한 물질[1]이면서 증발되기 매우 쉽다. 알코올램프 냄새는 가급적 맡지 말고 이걸 쏟았다면 증발하기 전에 빨리 치워야 한다. 그리고 붙기가 쉬우니까 쏟은 상태에서 불이랑 가까이 하면 안 된다.

4. 기타

손잡이 달린 알코올램프도 나오는 편이다. 붙인 상태에서 옮기기 편하라고 손잡이까지 달아 놓은 거 같은데 이걸 불 붙인 채로 옮기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니 있어도 되도록 쓰면 안 된다. 되도록 불 꺼진 상태에서 옮겨야 한다. 애초에 불 꺼진 상태에서 옮길 거면 손잡이가 있을 필요가 없지만 말이다.

알코올램프 위에 뭔가 가열할 것을 올려둘 수 있도록 하는 기구를 삼발이라고 부른다. 원래 삼발이는 알코올램프 전용 기구가 아닌데 왠지 알코올램프랑 맨날 붙어다니는 기구로 취급받는다.[2] 심지어 이게 알코올램프의 일부라고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불꽃이 직접 닿지 않게 하기 위해 석면 그물을 삼발이에 올려두고 그 위에 가열할 물건을 올리는데 석면의 위험성이 널리 퍼짐에 따라 석면 부분이 세라믹 재질로 대체되었다.

알코올과 마찬가지로, 알코올 램프 만큼이나 '알콜 램프'이라 많이 불린다. 공식적으로는 띄어쓰기도 없이 알코올램프가 맞다.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에서 합성어로 보기에 붙여 써야 하는 것.

일선 학교에서는 과학실 현대화 사업으로 인해 거의 핫플레이트로 대체되어 잘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학 및 대학원에서도 2020년대 들어 더 안전하고 온도조절이 용이한 데다 (알코올램프는 정확한 온도 조절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열 대상에 열량을 균일하게 전달할 수 있는 핫플레이트를 더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동물의 DNA시료를 다루는 경우 채취 도구에 타 시료의 조직이 묻으면 안되어 다른 시료를 잡기 전에 잔여 조직을 태워 없애야 하기 때문에, 가스 토치가 없는 경우 여전히 널리 사용된다.

1990년대 이후에는 부탄가스 등 석유나 천연가스를 이용한 휴대용 가스레인지(버너)가 대중화되면서 실험실 이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1970~1980년대 무렵까지는 아웃도어 용품으로도 제법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산에서 취사가 가능했기에 본격적인 장시간 산행에 나설때는 취사용품을 챙겨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는데, 가스 버너가 대중적이지 않던 시절이라 이 용도로 알코올램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사실 가스와 같은 석유 계열 연료를 쓸 수 없다면 그나마 연료의 휴대가 간편하고 연소 도구 역시 그나마 휴대와 조작이 간편하여 쉽게 불을 피울 수 있는 도구가 알코올램프인 것은 사실이다. 물론 그 크기는 (배낭에 넣을 수 있는 휴대용 사이즈이긴 해도) 학교 실험실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알코올램프보다 훨씬 컸고, 재질 역시 유리가 아니라 튼튼하고 깨지지 않는 철이나 구리 등을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스 버너가 대중화되면서 순식간에 아웃도어용 알코올램프가 도태된 가장 큰 원인은 부족한 화력이었다. 당시 사용해본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밥은 원래 집에서나 지어먹는 거고, 코펠에 라면이나 끓어먹으려고 해도, 램프 불 위에 코펠 얹어놓고 한참동안 대자연의 풍경과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보면 슬슬 물이 끓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주제에 바람이라도 불면 꺼지긴 엄청 잘 꺼져서, 바람막이 판을 세우고도 모자라, 함께 산행하는 친구들끼리 '너는 옆쪽, 나는 윗쪽 몸으로' 바람을 막아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게다가 차라리 2000년대 이후처럼 인스턴트 식품이 발달했다면 그 정도의 화력으로도 어느 정도 먹을만한 것을 만들 수 있었겠지만, 1970~1980년대 당시에는 산에 올라가 커피 한 잔 끓어마시려 해도 1회분량씩 포장한 커피믹스 스틱이 없어서 빈 필름통에 인스턴트 커피가루, 프림, 설탕을 담아서 배낭에 넣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어쨌건 그 당시로써는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힙한 청년들이나 쓸만한 아웃도어 취미용품이었다.

과거에는 튀르크 커피를 끓이는데 이용되기도 했다. 500ml도 채 안되는 커피를 끓이기에는 화력이 충분했고 또 장작불이나 숯불에 비해서는 간편한데다 탈때 냄새가 없기 때문에 선호되었으나 현재는 이집트 등의 아랍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다.


[1] 그래서 애초에 에탄올을 쓰는 실험실도 많다.[2] 몇몇 튀르크 커피용 냄비는 알코올램프로 가열하는 것을 고려해 아예 삼발이를 붙여놓은 것이 있을 정도다.
파일:rococo ibrik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