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시. 괴테는 이 시를 마리안네에게 바쳤는데, 괴테에 따르면 '은행잎'은 그녀와 자신 사이의 우정을 상징한다.[1]이 시를 받은 사람은 괴테의 친구 빌레머의 셋째 부인인 '마리안네 폰 빌레머'인데, 그녀는 원래 빌레머의 양녀였다가 후에 빌레머의 아내가 된 여인이다. 괴테는 친구의 집을 들렸다가 마리안네를 만나게 되었고, 서로 뜻이 통해 시로써 마음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물론 사회적인 거리와 예의는 당연히 지키는 사이였고, 괴테가 그 집을 두 번 머물고 떠난 뒤에는 몇 번의 편지를 주고받았을 뿐, 다시 만나지는 않았다. 사실, 마리안네의 이러한 얘기는 둘만의 비밀이었는데, 세월이 많이 지나서 괴테와 빌레머가 다 죽은 이후에, 역시 죽음을 앞둔 늙은 마리안네가 유명한 독문학자였던 그림 형제의 빌헬름 그림에게 본인이 시에 나오는 당사자라고 밝혀서 알려지게 되었다.
2. 전문
동방에서 온 이 나뭇잎, 내 정원에 맡겨져 남모르는 뜻을 맛보게 하니 그걸 아는 사람에게 어떤 즐거움이 될런지요 그건 하나의 생명체인데 그 자신 내에서 둘로 나뉜 걸까요? 서로에게 선택된 둘인데 사람들이 그걸 하나로 아는 걸까요? 이런 질문에 대답하려다 나는 정말 바른 뜻을 찾았지요 그대 내 시(詩)들에서 느끼지 않습니까 내가 하나이면서 둘이라는 것을? | Dieses Baums Blatt, der von Osten Meinem Garten anvertraut, Giebt geheimen Sinn zu kosten, Wie's den Wissenden erbaut, Ist es Ein lebendig Wesen, Das sich in sich selbst getrennt? Sind es zwei, die sich erlesen, Daß man sie als Eines kennt? Solche Frage zu erwidern, Fand ich wohl den rechten Sinn, Fühlst du nicht an meinen Liedern, Daß ich eins und doppelt bin? |
3. 원본
※ 괴테는 직접 쓴 원문 편지 아래에다가 실제 은행잎 두 개를 붙여 놓았다. 원문 편지는 현재 뒤셀도르프 괴테 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4. 여담
- 은행나무는 동아시아에서는 흔하지만 독일에서는 흔한 나무가 아닌데, 괴테의 이 시 한 편으로 독일에서 은행나무가 엄청 유명해졌다. 바이마르에 가면 괴테가 심은 은행나무가 크게 잘 자라서, 관광객들이 바이마르를 가면 인솔자들이 그 아래서 사람들을 모아 관광을 시작할 정도로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근처에 온갖 은행나무 관련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다.
[1] 시 내용만 보면 거의 사랑고백에 가깝게 보이지만, 일단 괴테의 말에 따르면 '우정'에 관한 시이다. '하나이면서 둘'이라는 주제는 우정을 논할 때 관용적으로 사용되던 문구이기 때문에, 괴테의 말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긴 하다.[2] Ginkgo biloba는 은행나무의 학명을 가리키지만, biloba가 라틴어로 '2엽상의 잎'을 가리키고, 시(詩)의 내용도 은행'잎'에 관한 내용이라서, 보통 '은행잎'으로 번역된다.[3] 원제목은 Ginkgo biloba이었으나, 괴테는 나중에 'k'를 생략하여 Gingo biloba라고 제목을 바꿨다. k가 센소리라서 뺏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