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밀은 오늘날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에 속하는 김리(Gimry)의 작은 마을에서 아바르족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알리였으나, 병약했던 그는 전통에 따라 이름이 샤밀로 바뀌었다. 그의 아버지 덴가우는 지주였으며, 덕분에 샤밀은 아랍어, 논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었다. 샤밀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지적 능력과 용맹함을 드러내며 주변의 주목을 받았다.
19세기 초, 러시아 제국은 남하 정책을 추진하며 캅카스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이에 캅카스 민족들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저항 운동을 전개했고, 샤밀은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뛰어난 지도력과 용맹함으로 저항군을 이끌었고, 1834년에는 캅카스 이맘국의 지도자인 이맘으로 추대되었다.
이맘이 된 샤밀은 캅카스 민족을 통합하고 강력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데 힘썼다. 그는 샤리아에 기반한 법률을 제정하고, 군대를 조직하여 러시아와의 항쟁을 지휘했다. 샤밀의 뛰어난 전략과 지도력에 힘입어 캅카스군은 러시아군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두었고, 캅카스 이맘국은 러시아의 침략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1859년, 러시아는 대규모 군대를 동원하여 캅카스 이맘국을 공격해 왔고, 샤밀은 결국 포로로 붙잡혔다. 그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에게 관대한 처우를 받았으나, 캅카스로 돌아가지 못하고 메카로 순례를 떠났다. 메카에서 돌아온 샤밀은 1871년 메디나에서 사망했다.
샤밀은 캅카스 민족에게 불멸의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25년간 캅카스 이맘국을 통치하며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캅카스 민족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다. 그의 용기와 지도력은 캅카스 민족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었고, 오늘날까지도 캅카스 지역의 민족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샤밀은 뛰어난 군사적 능력과 지도력을 바탕으로 캅카스 민족을 통합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운 영웅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강압적인 통치 방식과 이슬람 근본주의적인 성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샤밀의 업적과 그가 캅카스 민족에게 남긴 영향은 캅카스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