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3-26 10:19:18

이상곡

履霜曲
2011년 노래박물관 특별전에서 재연한 이상곡의 공연.

1. 개요

대악후보와 악장가사에 음조와 가사가 각각 수록되어 전해지는 4장 13행 5음보 고려가요로, 구조는 1행부터 5행까지는 여자의 문, 6행부터 10행까지는 남자의 답, 11행부터 13행까지는 여자의 다짐으로 주로 해석되는 문답조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목의 유래는 주역의 곤괘초육(坤卦初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상(履霜)이라는 뜻의 의미는 서리를 밟아 장차 얼음을 밟은 날이 올 것인즉, 곤괘(坤卦)가 가진 하늘과 땅의 이치를 따라 땅의 지조를 따라야 하는 여자의 지고지순한 절개를 의미한다.

곡조의 영향은 3진작(三眞勺)이라고도 칭하는 정과정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데, 정과정이 향가계 속요로 여겨지므로, 이상곡 역시 향가의 연장선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난해한 어구 해석과 야담스러운 내용을 가진 대표적인 패설류 속요로 분류되는 노래이다.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의 음란한 노래로 분류되어 악학궤범에서 삭제하고 그 이름을 제외시켰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없으므로, 출처불명의 설로 추정된다.

2. 원문과 현대어 해석

비 오다가 개야 아 눈하 디신 나래
서린 석석사리 조ᄇᆞᆫ 곱도신 길헤
다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
잠 ᄯᅡ간 내 니믈 너겨
깃ᄃᆞᆫ 열명 길헤 자라오리잇가
죵죵 벽력ᄉᆡᆼ함타무간(霹靂生陷墮無間)
고대셔 싀여딜 내 모미
죵죵 벽력ᄉᆡᆼ함타무간(霹靂生陷墮無間)
고대셔 싀여딜 내 모미
내 님 두ᅀᆞᆸ고 년 뫼ᄅᆞᆯ 거로리
이러쳐 더러쳐
이러쳐 더러쳐 긔약(期約)이 잇가
아소 님아 한ᄃᆡ 녀졋 긔약(期約)이이다

비 오다가 날 개여 아아! 눈 펑펑 휘날리는 날
엉킨 숲을 휘돌아 가는 좁디좁은 길에
디롱디우셔 마득사리 마득너즈세 너우지[1]
잠 앗아간 내 님 그리워하여
그런 두려운 길에 (님이) 자러 오리까
종종 벼락 쳐 무간지옥 떨어져
그때서 죽어 없어질 내 몸이
종종 벼락 쳐 무간지옥 떨어져
그때서 죽어 없어질 내 몸이
내 님 두고 다른 산길 가리
이렇게 저렇게
이렇게 저렇게 어떤 기약이 있을까
아소, 님이시여, 님과 함께 하고자 함이 기약이로다


[1] 짐작하였을 것처럼 다분히 엉키고 엉킨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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