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옛날 이야기의 하나.버전에 따라 '하얀 풀잎'이라는 제목으로도 나오며, 옛날 옛적에 2기에서는 이 제목으로 나온다.
2. 줄거리
옛날 어느 마을에 한 농부[1]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마을에 폭우가 내려 홍수가 발생했고, 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새끼사슴[2]과 뱀과 한 소년을 구해 주었다. 그 소년은 홍수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이미 집과 양친을 몽땅 잃은 상황이었고, 갈 곳이 없어진 소년을 농부는 본인의 양자로 삼았다.며칠 후 얼마 전에 구해줬던 새끼사슴과 뱀이 농부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그를 바위틈으로 인도했는데, 그 곳에는 많은 양의 보물들이 있었고, 농부는 그 보물들 덕분에 크나큰 부자가 되어 고래 등 같은 기와집도 구매하고 일꾼들도 많이 들였다.
한편 농부의 아들이 된 소년은 마음씨가 좋은 양부와는 대조적으로 마을 내에서도 상당한 말썽꾼으로, 공부하라면 낮잠만 자고 동네 아이들과 쌈박질이나 하고 다니기 십상이었고, 청년이 되어서도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술이나 마시고 다니거나 노름판이나 기웃거리는 등 여전히 말썽만 부릴 정도로 망나니짓을 도통 멈추지 않아서 농부는 늘상 골머리를 썩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사슴이 지난 번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비싼 수정들이 가득한 동굴을 노인에게 알려주는 걸 몰래 엿봤고 그 재산을 모두 가로채려다가 그것만큼은 함부로 줄 수 없다고 노인이 거절하자 마침내는 양부의 금은보화들을 제놈이 다 독차지할 요량으로 도둑이라는 누명을 씌워서 관아에 고발해버리는 패륜을 저지르고 만다. 억울하게 압송당한 농부는 자초지종을 다 얘기했지만, 사또는 농부의 말은 믿지 않고 동물이 어떻게 은혜에 보답하는 게 가능하냐며 망나니 아들의 말만 맹목적으로 믿어버리고 다음날 처형하겠다며 농부를 감옥에 수감시켜버렸다. 꼼짝없이 억울하게 갇혀버린 농부의 곁에 오래전에 새끼사슴과 함께 구해줬던 뱀이 나타났는데, 그 뱀은 어찌된 일인지 농부의 발을 물어서 피를 내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스런 행위를 하는 게 아닌가[3]? 꼼짝없이 독이 온몸에 퍼져서 죽게 된 농부에게 뱀은 웬 풀잎을 물어다 주었고, 그 풀잎을 상처에 갖다 대자 순식간에 치유가 되었다. 뱀은 또다시 은혜를 갚아주기 위해 이번에는 일부러 사또의 딸[4]을 물었고, 순식간에 죽게 생긴 딸을 치료할 방법이 없어진 사또는 어떻게 할까 하며 발만 동동 구르다가 이때 농부가 뱀이 준 풀잎으로 본인이 딸을 고쳐 주겠다고 나섰고, 그 풀잎을 상처에 갖다 대자 역시 순식간에 치유가 되었다. 이후 감옥에서 나온 농부는 사또에게 그간의 일들을 얘기하자 그제서야 사또는 농부의 말을 믿었고, 당장 아들을 체포해 오라는 명을 내렸다.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끌려 온 아들을 보고 몹시 분기탱천한 사또는 얼마나 마셨으면 대낮부터 이렇게 취했냐고 비판하며 불효막심한 놈이라고 한 뒤 당장 저 아들놈을 수감시키라는 명을 내렸고, 이에 농부는 아들이 수감되려 하자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농부가 선처를 요구하고 농부의 착한 마음씨가 사또를 감동시켰다. 농부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받은 사또는 잘 알아보지도 않고 죄없는 노인을 억울하게 가둔 걸 노인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며 상을 받아야 할 분이 억울하게 죽을 뻔한 건 모두 본인의 책임이었다며 노인에게도 즉석에서 사죄하며 망나니 아들의 버릇을 확실히 고쳐준 후에 아들도 용서해주었다. 아들도 그제서야 본인이 어리석었다고 아버지에게 용서를 빌었고, 아들은 그 후 재산에도 다시는 신경도 전혀 안 쓰고 개과천선해서 새 사람이 되었고,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로 재탄생하였다.
[1] 판본에 따라 농부의 자리를 노인으로 바꾼 버전도 있다.[2] 판본에 따라 사슴 대신 토끼가 나오는 버전도 있다.[3] 물론 악의적인 목적으로 이런 게 절대로 아니라 사실은 뱀이 또다시 은혜를 갚아주기 위해 농부를 도와주려던 것이었다.[4] 판본에 따라서 뱀이 사또의 딸이 아니라 사또를 물거나 사또의 아내를 물었다는 버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