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7 22:03:34

일꾼 비비기

1. 개요2. 상세
2.1. 응용
3. 기타

1. 개요

스타크래프트의 유닛 컨트롤 중 하나로, 스타크래프트의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일꾼을 상대 유닛에 비비는 행위를 뜻한다.

2. 상세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상황은 대 프로토스전, 대 저그전이며, 상대 저글링이나 질럿 등 근거리 유닛들로부터 자원을 채취하고 있는 일꾼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쓰인다.

스타크래프트의 일꾼들은 광물(미네랄)이나 베스핀 가스 등 자원 채취 명령이 하달되면 지형지물을 제외하고 유닛 간 충돌을 무시할 수 있다. 이렇게 자원을 캐러 갈 때, 그리고 자원을 모두 캔 뒤 자원 운반(리턴 카고, return cargo) 명령을 내리면 유닛들끼리 부딪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자원 채취/운반 명령 한정으로, 이 순간 다른 명령을 내린다면 즉시 충돌이 적용되어 뭉친 일꾼들이 흩어지기 시작한다. 이를 응용한 컨트롤을 일꾼 비비기라고 한다.

저글링이나 질럿 등이 난입했을 때, 모든 일꾼 유닛을 하나의 미네랄 필드 등에 '자원 채취 명령'을 내려 겹치도록 한 뒤 해당 유닛 위에 겹치도록 유도한 뒤 정지(S) 명령을 내려 뭉친 상태를 푼다. 이렇게 되면 일꾼 무리가 풀어지면서 겹쳐진 지상 유닛끼리 비벼지게 되는데, 이 순간 동안 질럿이나 저글링은 유의미한 피해를 주기가 평소보다 어렵게 된다.

숙련이 된다면 강력한 전술이다. 저프전에서 공발업 광전사(질럿)가 난입했을 때, 지하 군체(성큰 콜로니)와 기타 건물을 이용한 심시티, 그리고 이 일꾼 비비기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2.1. 응용

일꾼 비비기는 이러한 자원 채취 명령과 스타크래프트의 인터페이스를 응용한 컨트롤이지만, 이런 특징을 이용한 플레이는 일꾼 비비기 말고도 쓰인다. 대표적으로 자원줄에 리버벌처 등 자원 타격조가 난입했을 경우, 시야 확보가 된 미네랄이나 가스 간헐천 등을 클릭해 재빨리 피신하도록 하는 것이다.

3. 기타

원리는 인공지능, 그 중에서도 충돌회피 알고리즘의 한계로부터 비롯된다. 보통 움직이는 두 물체가 근접할 경우, 이들의 충돌을 회피하는 알고리즘은 비교적 잘 동작한다. 그러나 3개 이상의 물체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며 근접할 경우에는 이를 일반적인 알고리즘으로 해결하기 매우 어렵다.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좁은 지역에서 일꾼이 몰려 자원을 채취하므로 이 현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고, 개발진은 알고리즘 개선으로 해결하지 못해 자원채취시에만 충돌회피 알고리즘을 끄는 대신 충돌 자체도 없애버린 것으로 추정한다.[1] 즉 개발진이 문제를 편법으로 해결하려다 발생한 부작용을 게이머들이 악용한 경우지만, 워낙 단기간에 대중화되었는데다가 얼라이마인과 달리 이를 명백히 의도적으로 사용한다는 기준점을 잡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걸 치팅으로 보느냐 기술로 보느냐 애매해졌다.

김창희 선수가 현역 시절, 이 일꾼 비비기 버그를 이용해 상대 프로토스 선수 박성훈의 본진을 그대로 정찰해서 이긴 적이 있다. 다수의 일꾼으로 공격을 막기 위한 일반적인 일꾼 비비기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어쨌건 원리는 비슷한 버그를 이용했던 셈이다. 이 일이 있었던 이후 김창희 선수는 조지명식 때 “버그가 아니라 스킬이다”라고 했으며, 이후 ‘벌레테란’, ‘버그테란’이라는 별명이 씌워지게 되었다.

이 사건 이후 박지수강민과의 경기에서 이 버그를 쓰다가 몰수패를 당했는데, 이후 그가 아레나 MSL에서 우승하면서 정ㅋ벅ㅋ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졌다.

스타크래프트 2에서는 쓸 가치가 없는 전략이다. 전작에 비해 비비기가 잘 안되는데다 전반적으로 병력의 화력이 증가해 일꾼만 몰살당하기 십상이기 때문. 특히 화염차같은 적 상대로는 자살행위다.


[1] 물론 공격유닛들 역시 3마리 이상이 한 장소에 몰리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지만, 이 경우에는 어차피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냥 뒤쪽 유닛을 일정시간 대기시키다가 경로를 재계산하는 방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충돌판정이 크고, 생명력이 높으며 사거리가 긴 유닛들은, 앞쪽 유닛들이 뒤쪽 유닛들을 오랜기간 가로막아 결국 또다른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데, 대표적인 유닛이 바로 드라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