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SF, 공포 소설가 할란 엘리슨의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나는 비명을 질러야 한다를 변주한 것이다. 참고로 이 할란 엘리슨의 원작은 1995년 게임으로도 만들어지기도 했고, 한글화되어 국내에 발매되기도 했다. 인간의 무의식으로 구성된 불안정한 가상 세계를 마치 하나의 꿈/악몽과 같이 그려낸 묘사가 뛰어나다.
인간의 모든 뇌가 네트워크로 통합된 세계관으로 의식들이 무럭무럭 모여 하나의 꿈 덩어리를 만들었고, 접속된 사람들은 이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끊임없이 허우적대는 세상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예 자신이 네트워크에 접속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려 나갈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하는 세계. 즉 모든 사람들은 현실 세계의 육체가 영양 고갈로 죽어갈 며칠 동안의 시간을 영원처럼 느끼면서 가상현실에 빠져 살아가는 중인 것이다. 주인공 '나'는 이 네트워크를 만들던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사람으로 이 세계가 꿈이라는 것을 아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동료였던 통칭 '바보'가 붙잡혀 처형될 위험에 놓이고, 어떻게 구하나 고민하는 주인공 앞에 노인 한명이 나타난다.
네트워크 꿈 세계는 정체불명의 '그'라 불리는 독재자가 독재하며 감히 그 누구도 저항조차 못하는 공포정치를 펼치는 세상이기도 했다. 노인은 일종의 저항군 수령 같은 느낌으로 주인공과 힘을 합쳐 '그'와 맞선다. 스스로를 지배자의 탑 크기까지 거대화한 노인이 거대한 문을 열어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라는 창까지 도달하지만, 역시 거대화한 '그'에게 가로막힌다. 노인은 얼른 문으로 넘어가 로그아웃하라고 소리치지만 민중들은 꿈에서 깨는 것 따위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왕을 응원하고 노인을 욕하기 시작했다. 노인에게 밀리던 '그'가 갑자기 사람들을 빨아들여 흡수해 더 강해졌고, 단숨에 노인은 패배하게 된다. 저항은 실패로 끝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