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01-25 02:05:53

제프티는 다섯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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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조 홀드먼
《Tricentenn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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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란 엘리슨
《괘종소리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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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티는 다섯 살
Jeffty Is Five
파일:Jeffty Is Five.jpg
1982년에 발매된 오디오북의 자켓
작가 할란 엘리슨
장르 판타지
최초 발행 1977년
발행 잡지 The Magazine of Fantasy & Science Fiction
사이트 파일:홈페이지 아이콘.svg
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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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할란 엘리슨의 단편 소설.

2. 줄거리

주인공이 5살이었던 시절, 그는 동갑내기인 제프티와 사귀게 되었다. 두 소년은 라디오 드라마, 만화책, 영화 등을 즐기며 우정을 키워나갔다. 세월이 흘러 주인공은 20대의 청년이 되었고, 대학을 졸업한 뒤 소니의 TV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자상가의 주인이 되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문명이 발전했고 살기도 편해졌으나, 주인공은 여전히 어린 시절 제프티와 함께 즐겼던 옛 문물들에 대해 향수를 느끼고 있었다.

한편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제프티는 여전히 5살이었다. 육체적으로도 전혀 성장하지 않았으며, 정신 역시 5살의 천진함을 간직하고 있었다. 제프티의 부모는 성장하지 않는 자식에게 동정과 두려움을 넘어 혐오감을 느끼게 되었고, 과거에 함께 놀던 동네의 친구들 역시 제프티의 평하지 않음을 두려워하여 그를 멀리 하였다. 오직 주인공만이 여전히 제프티의 친구로 남아있었다. 주인공은 주말마다 제프티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제프티의 부모는 잠시나마 제프티를 맡아주는 주인공에게 비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감사를 표하였다. 주인공은 평범하지 않은 자식를 키우는 제프티의 부모를 동정하면서도, 자신의 친구를 혐오하는 그들을 경멸하였다. 하지만 이런 속내를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매번 예의를 차린 채 그들과의 어색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언제나 5살로 남아있는 제프티는 분명 평범한 아이가 아니었으나, 한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은 제프티가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평소와 같은 주말, 주인공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제프티의 집을 방문하였다. 평소대로라면 제프티는 2층에 있는 자기 방에서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이날의 제프티는 베란다 아래에서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던 제프티는 작은 물건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주인공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제프티는 라디오 드라마 캡틴 미드나잇[1]의 사은품으로 받은 뱃지라고 답해주었다. 캡틴 미드나잇은 분명 오래전에 종영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주인공은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제프티가 가지고 있는 뱃지는 골동품점에서나 볼 수 있는 낡은 물건이 아니라, 마치 방금 받은 것 처럼 흠 하나 없는 새 물건이었다. 주인공이 물건을 받은 경위를 묻자, 제프티는 천진하게 얼마 전에 받은 물건이라고 답해주었다. 그날은 라디오 드라마를 방영하지 않는 주말이었던 탓에, 주인공은 진위를 확인하지 못하였고 평소와 다름없이 제프티와 함께 극장에서 영화를 즐겼다.

다음주에도 주인공은 평소와 다름없는 현재의 세계에서 일상을 보냈다. 하지만 주인공의 마음 속에는 제프티를 향한 의문이 떠나지를 않았다. 주말이 시작되기 전인 금요일에 주인공은 일을 급히 마치고 서둘러 제프티의 집을 방문하였다. 주인공이 제프티의 방문 앞에 도착하자, 문 안쪽에서는 라디오 드라마 소리가 흘러나왔다. 제프티가 듣고 있던 라디오는 분명 오래전에 종영된 라디오 드라마였다. 하지만 옛날 방영분을 재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각본으로 예전 드라마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주인공은 이 현상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밖으로 나가 자동차의 라디오를 틀어 보았다. 하지만 어드 방송국에서도 제프티가 듣고 있는 옛날 드라마를 송출하지는 않았다. 제프티의 비밀을 알게 된 주인공은 현대의 세계에서 벗어나 제프티의 주위로 펼쳐지는 추억의 세계에 접촉할 수 있게 되었다. 주인공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옛 문물들을 향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프티의 비밀은 주인공의 삶에 큰 즐거움이 되었다. 제프티와 함께 할 때면 어린 시절의 추억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제프티를 중심으로 하여 되살아났다. 제프티의 라디오에서는 종영된 라디오 드라마도 시리즈를 계속 이어나갔으며, 제프티에게 영화 표를 고르게 하면 이미 죽은 배우들이 새로운 각본으로 촬영한 신작 영화들을 볼 수 있었다. 주인공은 주중에는 현대의 일상을 살면서도, 주말마다 제프티의 집을 방문하여 끝나버린 줄로만 알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주인공의 비밀스런 즐거움과 제프티와의 우정은 계속 이어지는듯 하였으나,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주말, 주인공은 제프티와 함께 영화관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주인공의 자동차 안에서 제프티는 즐거워하며 영화를 골라나갔고, 운전을 하던 주인공도 제프티가 고른 영화들을 들으며 흥분에 들떠 있었다. 두 사람을 태운 자동차는 영화관을 향해가던 도중에 주인공이 운영하는 전자상가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전자상가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TV를 주문하고 있었으며, 종업원들은 몰려든 손님들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돈을 벌 기회이기도 했거니와, 가게와 종업원들을 내버려둘 수도 없었기 때문에 주인공은 영화관에 방문하기 전에 먼저 가게의 일을 처리하기로 하였다. 주인공은 제프티에게 가게에서 기다리라고 일러준 뒤, 종업원들과 함께 성난 손님들을 응대하였다. 주인공은 짐작도 못하였지만 전자상가는 제프티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다가왔다. 전자상가에는 제프티의 세계와는 맞지 않는 소니의 TV들이 잔뜩 진열되어있었으며, 진열된 TV에서는 현대의 방송들을 끊임없이 송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제프티의 안색은 급격히 나빠졌다. 제프티의 이변을 눈치 챈 주인공은 서둘러 친구를 챙겨주려 하였으나, 성난 고객들 때문에 가게를 비울 수도 없는 처지였다. 주인공은 제프티에게 돈을 쥐어주고는 먼저 영화관으로 가서 표를 구입하라고 일러주었다.

가게에서의 일을 끝마친 주인공은 서둘러 영화관을 찾아갔지만 그곳에 제프티는 없었다. 주인공이 영화관의 직원들에게 제프티에 대해 묻자, 직원들은 주인공을 영화관 안으로 안내해주었다. 직원들을 따라간 주인공은 흠씬 두들겨맞고 상처입은 채 쓰러진 제프티를 발견하게 되었다. 영화관 직원은 주인공에게 제프티가 실려온 경위를 들려주었다. 주인공의 지시대로 가게를 빠져나온 제프티는 영화관에 도착하였고,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게 되었다. 제프티의 앞에는 질 나쁜 청년 두 사람이 라디오를 통해 스포츠 경기의 중계를 듣고 있었다. 사람이 품은 악의에 대해 알 리가 없었던 제프티는 평소와 같은 천진함으로 청년들에게 라디오를 들려달라고 부탁하였다. 악행을 가할 구실을 찾고 있었던 두 사람은 제프티에게 라디오를 건내주었다. 제프티가 손을 댄 라디오가 멀쩡할 리가 없었다. 라디오에서 옛날 방송들이 흘러나오자 마침내 구실을 찾은 청년들은 라디오를 고장냈다며 분개하며, 그대로 제프티를 골목으로 끌고가버렸다. 그리고 제프티를 마구 구타한 뒤에 쓰러진 제프티를 내버려두고 도망쳐버렸다.

주인공은 쓰러진 제프티를 안아들고는 제프티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제프티의 부모들은 피투성이가 된 아들을 보면서도 아들을 안아들기는 커녕,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동안 주인공은 제프티의 부모들을 동정하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태도를 참아왔으나, 이번만큼은 참지않고 부모들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었다. 그제서야 제프티의 어머니가 아들을 안아들고는 피를 씻기기 위해 욕조로 데리고 갔다. 제프티가 욕조에서 씻는 사이, 주인공과 제프티의 아버지는 어색한 침묵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제프티의 어머니가 돌아왔을 때 윗층에 있는 제프티의 방에서 현대의 록 음악이 흘러나왔다. 제프티의 라디오에서는 현대의 음악이 나올리 없었기 때문에 주인공은 절망감을 느끼며 서둘러 2층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당황하는 주인공과는 달리 제프티의 부모들은 차분하게 두 손을 포갠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고꾸라져가며 제프티의 방이 있는 2층으로 뛰쳐나가는 주인공의 모습과 함께 독백이 나오며 소설이 끝난다.
텔레비전에는 내 흥미를 끌 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지 않다. 나는 중고 가게에서 성당처럼 생긴 옛 필코 라디오를 한 대 사서 수명이 다된 부품들을 아직 작동하는 옛 라디오들을 분해해서 얻은 옛날 진공관들로 교체했다. 트랜지스터나 소자 기판은 하나도 쓰지 않는다. 그런 것들은 작동하지 않는다. 나는 최대한 천천히, 가끔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천천히 앞뒤로 다이얼을 돌리며 때로는 몇 시간씩 그 앞에 앉아 있곤 했다.

하지만 〈캡틴 미드나잇>이나 〈랜드 오브 더 로스트>[2]나 〈섀도우>나 〈콰이어트, 플리즈>[3]는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제프티를 사랑했다. 여전히, 아직도 조금은, 그 모든 일을 다 겪은 후에도. 난 그들을 미워할 수 없다. 그들은 그저 현재의 세상에서 살고 싶었을 뿐이니까. 현재의 세상을 산다는 건 그렇게까지 끔찍한 일은 아니다.

이런저런 걸 고려해보면, 좋은 세상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예전보다 훨씬 낫다. 사람들은 더는 옛날에 흔했던 병으로 죽지 않는다. 사람들은 새로운 병으로 죽지만, 그게 '진보'다.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아?
대답해줘.
제발 누구라도 대답해줘.
『제프티는 다섯 살』, 신해경 번역, 아작

3. 등장인물

  • 도널드 H. 호튼(Donald H. Horton)
    소설의 화자. 소설은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 본명보다는 제프티로부터 '도니'(Donny)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5살 때 부터 제프티와 친구였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제프티와의 우정을 이어나갔다.
  • 제프티 킨저(Jeffty Kinzer)
    소설의 주인공. 제프티를 중심으로 40년대의 옛 문물들을 되살리는 특이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소설의 마지막이 모호하지만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존 킨저(John Kinzer)
    제프티의 아버지. 제프티에게 강한 두려움과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도니가 제프티의 집을 방문할 때 마다 예의를 차려가며 아주 어색한 어른들의 대화를 이어나간다.
  • 리오나 킨저(Leona Kinzer)
    제프티의 어머니. 제프티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자식에게 두려움과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앞에서는 제프티에게 여러 음식들을 권하며 다정한 어머니인척 하려 애쓰지만, 감정이 북받쳐 오를 때는 제프티가 사산되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소설에서의 묘사가 구체적이지는 않으나, 제프티로 인해 망가진 일상을 돌려받기 위해 자식을 죽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 기타

  • 작가 할란 엘리슨의 말에 따르면, 초대받은 파티에서 잘못 들은 말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파티에서는 "제프는 어때?"(How is Jeff?) "제프는 잘지내. 항상 잘 지내지."(Jeff is fine. He's always fine)라는 대화가 오갔는데, 할란 엘리슨은 이 대화를 "제프는 다섯 살이야, 언제나 다섯 살이야."(Jeff is five, he's always five)로 듣게 되었다고 한다.

[1] Captain Midnight. 1938년부터 1949년까지 연재된 라디오 드라마. 1차 대전 때 파일럿으로 활약한 캡틴 미드나잇을 주인공으로 한 모험물이다. 훗날 TV 드라마로 제작되었다.[2] Land of the Lost. 1943년부터 1948년까지 방영된 라디오용 판타지 모험 드라마.[3] Quiet, Please. 1947년부터 1949년까지 방영된 라디오용 공포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