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어 드립니다 은모든 단편소설 | |
장르 | 한국소설 |
저자 | 은모든 |
출판사 | 우주라이크소설 |
출간 정보 | 2022.12.14 전자책 출간 |
분량 | 약 1.3만 자 |
독점 감상 | 리디 https://ridibooks.com/books/4911000002 |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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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작가 은모든이 2022년 12월 리디에서 발표한 단편소설.“나도 설마 네가 그럴 거라 생각한 건 아니야. 근데 사실 요즘 대놓고 가해자 편을 드는 사람이 있겠어? 그러니까 대놓고 그러는 거만 2차 가해인 게 아니래, 피해자를 위축시키는 건…….”
그때 성지는 자기도 모르게 시간을 확인하게 됐다. 필시 또 이야기가 길어지겠구나 싶어서였다. 성지도 할 말이 없어서 듣고만 있는 게 아니었다. 페미니즘도 좋고, 정치적 올바름도 좋고, 연대도 좋지만, 자신이 언급한 건 그저 신문에 실린 특정한 사진의 인상에 대한 것뿐이었다. 가해자 편을 들고자 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면 별 뜻 없이 한 말 한마디쯤은 그냥 좀 넘어갈 줄도 알아야 친구 사이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따져 묻고 싶었지만 성지는 언쟁하다가 잠든 채영을 깨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참았다. 그랬건만 허탈하게도 채영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깨고 말았다. 민주는 분유를 먹는 채영 옆에 딱 붙어 앉더니 “채영아, 이모는 속상해. 당연히 그런 기사 쓰는 놈들이 사진을 일부러 골라서 쓴 걸 텐데. 아유, 너무 속상해.”하며 성지를 향한 투정을 전했고 “민주 이모 속상해서 어떡하니.” 하고 은하도 장단을 맞췄다.
은하까지 은근히 편을 드는 것을 보면 내가 사과를 해야 하는 모양이라고 성지는 생각했다. 하지만 지치는 감정이 앞서 한숨만 나왔다. 서로 비슷한 기분이 든 것인지 그날 이후 딱히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반년이나 시간이 흘렀다.
어쩐지 요새 부쩍 적적하다 싶더니 그게 이사한 탓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을 성지는 남의 일처럼 깨달았다. 그때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음이 들렸다. 우솔이었다. 내용을 확인하기에 앞서 성지는 다음에도 만나서 밥 먹고 영화 보자는 빤한 얘기면 거절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런 데이트는 질렸고, 지금은 질려있는 게 그것 말고도 많았으니까.
<친구가 되어 드립니다> 본문 중에서
그때 성지는 자기도 모르게 시간을 확인하게 됐다. 필시 또 이야기가 길어지겠구나 싶어서였다. 성지도 할 말이 없어서 듣고만 있는 게 아니었다. 페미니즘도 좋고, 정치적 올바름도 좋고, 연대도 좋지만, 자신이 언급한 건 그저 신문에 실린 특정한 사진의 인상에 대한 것뿐이었다. 가해자 편을 들고자 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면 별 뜻 없이 한 말 한마디쯤은 그냥 좀 넘어갈 줄도 알아야 친구 사이가 유지되는 게 아닐까.
따져 묻고 싶었지만 성지는 언쟁하다가 잠든 채영을 깨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참았다. 그랬건만 허탈하게도 채영은 몇 분 지나지 않아 잠에서 깨고 말았다. 민주는 분유를 먹는 채영 옆에 딱 붙어 앉더니 “채영아, 이모는 속상해. 당연히 그런 기사 쓰는 놈들이 사진을 일부러 골라서 쓴 걸 텐데. 아유, 너무 속상해.”하며 성지를 향한 투정을 전했고 “민주 이모 속상해서 어떡하니.” 하고 은하도 장단을 맞췄다.
은하까지 은근히 편을 드는 것을 보면 내가 사과를 해야 하는 모양이라고 성지는 생각했다. 하지만 지치는 감정이 앞서 한숨만 나왔다. 서로 비슷한 기분이 든 것인지 그날 이후 딱히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반년이나 시간이 흘렀다.
어쩐지 요새 부쩍 적적하다 싶더니 그게 이사한 탓만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을 성지는 남의 일처럼 깨달았다. 그때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음이 들렸다. 우솔이었다. 내용을 확인하기에 앞서 성지는 다음에도 만나서 밥 먹고 영화 보자는 빤한 얘기면 거절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그런 데이트는 질렸고, 지금은 질려있는 게 그것 말고도 많았으니까.
<친구가 되어 드립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