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순정만화가. 1960 9월 24일생으로 카고시마 태생이다. 1985년 대학교 4학년 시절 줄리엣 백서로 하나토유메에서 데뷔했다. 이후 대학 교수의 소개로 카고시마의 여학교에 면접을 보는데 현모양처와 공부 중 어느 방향으로 학생을 지도하겠느냐는 질문에 공부라 답하고 면접에서 탈락한다. 이후 만화의 길로 진로를 결심한 카와하라는 たじろぎの因数分解(기죽는 인수분해)로 하나토 유메에서 연재를 시작한다.
80년대 하나토유메의 주요 작가 중 하나이나 5권 이내로 마무리되는 만화가 많았으며 그림을 못 그리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한 센스가 있어 이즈미 교수라 불리며 좋아하는 팬들이 많았으나 일본 내에서도 하나토유메 작가치고는 매니악한 편이라는 평이다. 한국에서도 단 한 권도 번역이 되지 않았는데 사랑에 죽고 사랑에 산다거나 강렬한 기승전결이나 반전, 무분별하거나 강제적인 성관계나 마약 등의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하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림이 구린 게 결정적이고, 슬로우 템포의 개그를 깔아가는 스타일인데 일본 만화가 미친 듯 소개되던 90년대 후반~00년대 대여점 시절의 작가가 아니라 80년대 작가인 점, 뒤늦게 대여점 스타일에 맞춰서 새로 번역하기에는 열 권 정도는 넘어가는 장편 만화가 없는 점이 큰 것 같다.
대표작으로 3권짜리 웃는 미카엘을 꼽는데 정발되지는 않았지만 우에노 쥬리 주연으로 2000년대에 영화화가 되었기 때문에 한국에도 아는 사람이 있기는 있다. 아가씨들이 다니는 여학교를 배경으로 약간 학교와 어울리지 않는 3명의 여학생이 우정을 쌓는 모습을 그린 학원순정만화다. 종래의 7, 80년대 순정만화의 수많은 클리셰를 뒤집어썼는데, 부잣집 아가씨 학교에서 3명의 주인공들은 각기 벼락부자 출신이라 도무지 적응이 안 된다거나,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갑자기 신분상승을 하게 되는 바람에 어울리기 힘들다거나 하는 아웃사이더들이다. 종래의 순정만화라면 연애를 한다던가 악역에 맞서서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다던가 하겠지만 3명의 주인공들이 정작 하는 일이라곤 남들 신경 안 쓰고 저들끼리 개그나 치면서 잘 지내는 모습이다. 실험실에서 저들끼리 놀다가 사고로 인해 갑자기 초능력이 생시는 전개로 이어지는 등 80년대 순정만화로서는 종잡을 수 없는 만화지만 카와하라 이즈미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1]
[1] 그림도 더럽게 못 그려서 주인공 3인조조차 얼굴이 아니라 머리 스타일과 키 등으로 캐릭터를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