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천신전쟁이 끝난 지 수십년 후 667년 이나바뉴의 기사대장 멜리피온 라벨이 크실을 공격했는데, 이전의 1~3차 천신전쟁은 모두 크실의 공격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에 전쟁은 항상 국경지대, 혹은 이나바뉴의 영토 내였으므로 크실에 대한 지리적 정보가 부족했다. 그래서 멜리피온 라벨은 험준한 크실의 지형에 레페리온 위주의 군대를 출정시켰고, 이것은 패배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1만 5천에 달하는 이나바뉴 기사단은 자엘라딘 협곡에서 그 절반도 안되는 퀼리엄의 기사단에 참패를 당했고, 옐리어스 나이트의 기사단장인 하이파나가 전사했다. 라벨은 몇년 후 48세의 나이에 홧병으로 죽고 만다.
하지만 승전에도 불구하고, 로젠다로가 사라진 이상 대국이 된 이나바뉴와 국경을 대고 있는 국가는 크실밖에 남지 않게 되었으므로 힘의 균형이 깨진 크실도 훗날 언젠가는 이나바뉴에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한 퀼리엄은 크실이 승리를 거둔 시점에서 이나바뉴와 화평을 맺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승리에 취한 크실의 귀족들은 그것이 승전을 가져온 기사대장이 할 말이냐면서 매도했고, 이로 인해 퀼리엄은 기사대장 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퀼리엄의 예견대로, 20년 후인 688년 자신이 패퇴시킨 멜리피온 라벨의 아들 게르드 라벨이 이나바뉴의 기사대장이 되어 쥬 하이파나등의 쟁쟁한 기사들과 함께 다시 크실을 침공했다. 다시 이나바뉴의 기사단이 수도 자엘라딘 앞까지 진격해 오자, 과거 퀼리엄의 휘하였던 크실 기사대장 에덴하보트는 퀼리엄에게 다시 기사대장이 되어줄 것을 요청[1]하지만 퀼리엄은 이미 대세는 기운 상태임을 알고 그 제안을 거절하며 남은 시간을 가족들과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하지만 이에 분노한 에덴하보트는 즉석에서 퀼리엄을 도발해 렉카아드를 신청하고,[2] 결투가 시작되자 퀼리엄의 하야덴에 뛰어들어 죽음을 맞이한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기사대장직에 복귀한 퀼리엄은 자엘라딘 협곡에서 재차 이나바뉴의 기사단과 맞서나, 과거 자신이 무찔렀던 멜피리온 라벨의 아들인 게르드 라벨에게 패배를 당하고 만다. 아마 전투 중 전사했을 것으로 추측되나, 작중에서는 휘하의 레페리온을 이끌고 이나바뉴 기사단의 중군에 돌격하는 것을 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1] 크실이 항복하더라도 과거 이나바뉴 기사단을 무너뜨렸던 퀼리엄을 살려주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2] 자신은 기사대장 직을 걸 테니, 퀼리엄은 아들과 딸의 목숨을 걸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