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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平價切下 / Devaluation거시경제학과 현대 통화 정책에서 평가절하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낮추는 조치를 의미한다. 이는 통화 당국이 자국 통화의 환율을 외국 기준 통화나 통화 바스켓(currency basket)에 대해 이전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중앙은행이 기존보다 더 높은 환율로 외화를 사들이거나 팔 준비를 한다는 뜻이다. 이는 고정환율제의 틀 안에서 통화 가치를 조정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은 재평가(revaluation)[1]이다. 재평가는 자국 통화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높이는 것을 말하며, 통화 당국이 환율을 조정하여 자국 통화의 대외 가치를 상승시키는 조치를 의미한다. 통화 당국이 자국 통화의 고정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 환율에서 외환을 매매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평가절하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통화 당국이 외환을 더 낮은 환율에서 매매할 것임을 의미한다. 평가절하와 재평가는 모두 중앙은행 등 통화 당국의 정책적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조정 방식이다.
반면, 변동환율제에서는 환율이 정부나 중앙은행의 조정 없이 외환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된다. 이 체제에서는 특정 통화의 가치가 외환시장 내에서 하락하는 현상을 감가상각(depreciation)이라고 하며,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은 절상(appreciation)이라고 한다. 감가상각과 절상은 고정환율제에서의 평가절하 및 재평가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정책 결정이 아닌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러한 통화 가치의 변동과는 별개의 개념으로 인플레이션(inflation)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구매력이 하락하여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상승하는 현상으로, 이는 환율보다는 국내 시장에서의 통화량과 재화·서비스의 상대적 가치를 통해 결정된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자국 통화의 대외 가치를 환율로 조정하는 평가절하나 감가상각과는 다른 현상이다.
또한,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은 통화의 실질 가치를 변경하지 않고 단지 화폐의 액면 단위를 조정하는 조치이다. 예를 들어, 1,000원을 1원으로 바꾸는 것이 이에 해당하며, 이는 명목상의 화폐 단위만 바뀌는 것으로, 평가절하나 재평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리디노미네이션은 주로 회계의 간편화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 단위의 비대화를 조정할 목적으로 시행된다.
이처럼 평가절하, 재평가, 감가상각, 절상, 인플레이션, 리디노미네이션은 통화 가치 또는 화폐 단위의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들이지만, 그 발생 배경과 주체, 영향 방식이 서로 다르므로 구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재평가는 평가절상(平價切上)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