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플레이 스타일을 서술한 문서.
2. 포지션
전형적인 중앙 공격수의 플레이와는 차이를 보인다. 후술한 장단점 때문이 큰데 공격수치고는 골 결정력, 볼 터치가 아쉽지만 수비 가담, 패스, 전술 이해도 등은 최상위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룰의 중앙 공격수보다는 폴스 나인, 공격형 미드필더, 세컨드 스트라이커 등의 포지션이 피르미누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3. 장점
피르미누의 플레이를 보면 침착하게 상황을 살피고 판단하면서 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공격 시 플레이를 보면 상당히 간결하고 침착하며, 폴스 나인으로 뛰기 때문에 슈팅 수만큼 패스도 많이 한다. 특히 리버풀의 빠른 공격 전환 시, 중앙에서 좋은 위치를 잡은 후 압박을 풀어주거나 공격진들에게 공을 연결해준다. 침착한 면모 때문에 박스 안에서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경우가 별로 없고, 침착하게 동료의 위치를 파악하고 플레이를 한다. 그래서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찬스에서도 최적의 위치로 패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공격의 흐름을 살려주는 플레이를 아주 잘 보여준다. 상기에 언급된 클롭의 발언처럼 미드필더 같은 공격수인 셈.이러한 플레이는 피르미누의 전술적인 이해도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축구지능이 좋고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움직임도 좋다 보니, 공을 주고 받으며 파고들거나 템포를 조절하는 동적인 연계플레이에 최적화된 선수라 할 수 있다. 넓은 활동 반경을 바탕으로 경기장 거의 모든 구역을 돌아다니며 적극적으로 스위칭을 시도하며 주변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런 피르미누를 클롭이 팀의 엔진 같은 선수라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클롭의 시스템에 잘 맞고 그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다. 여러모로 폴스 나인에 최적화된 선수로 2006-07 시즌 폴스 나인으로 뛰던 프란체스코 토티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클롭 체제의 4-3-3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위치에 있는 피르미누지만, 실제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가져가는 특징이 있다. 살라, 마네와 같은 빠르고 득점력 있는 윙 포워드가 중앙으로 파고들어 최전방 공격수 같은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게 스위칭하거나 중원의 수적 우위를 가져다주거나 좌우 밸런스를 맞춰주기 위해 노력하기때문에 실제 포메이션은 4-3-1-2같은 전형이 되기도 한다.
또 하나의 장점은 우선 최전방 공격수임에도 공을 빼앗겼을 시 수비 가담을 매우 적극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 활발한 수비 관여는 사실 호펜하임 시절부터 특기였는데, 풍부한 활동량뿐만 아니라 체력도 엄청나서 적극적인 볼 탈취를 시도한다. 볼 탈취율도 좋기 때문에 뺏는 데에 실패하더라도 상대의 역습을 최전방에서 계속 저지하는 플레이를 한다. 특히 피르미누는 이런 수비가담이 굉장히 효율적이며 효과적이기에 아주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이다. 때문에 클롭이 피르미누를 묘사할 때 쓴 수식어 중 하나가 최전방 수비수. 피르미누는 상대편이 빌드업을 막 시작할 때 1차로 달려들며, 못 뺏어도 상대 빌드업이나 역습을 지연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공을 뺏는데 성공하면 바로 거기서부터 역습으로 공격을 시작한다. 굳이 직접적으로 안 뺏더라도 빌드업하는 상대편이 압박에 정신을 못차려서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할 때도 있다. 설사 공을 못 뺏더라도 상대방의 역습이나 공격속도를 늦추기엔 넉넉하기 때문에 리버풀의 공수 전환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수비 가담이 매우 많은 편이라 파울이 좀 많은 편이지만, 카드가 나올 정도로 거칠게 수비하지는 않는다. [1] 피르미누가 볼을 뺏으면 마네, 살라 등 윙포워드들이나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들에게 패스하고 본인은 수비수들을 유인하거나 좋은 자리 찾으려고 하는데, 이게 위협적인 이유는 공을 높은 위치에서 빼앗으면 상대팀은 수비 전형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바로 득점 찬스가 되기 때문이다.
공을 다루는 센스도 좋아서 종종 탈압박과 트래핑 하나로도 큰 존재감을 선보인다. 속도를 이용한 직선적인 돌파나 수비수를 달고 다니면서 돌파해내는 크랙 스타일의 돌파는 아니지만 박스 안팎에서 센스 있는 볼 터치로 상대를 농락시키는 드리블을 구사하는데, 약간 등지거나 수비수를 옆에 두고 재치 있는 움직임과 볼 터치 한 번으로 확실히 제껴내는 것을 선호한다. 밸런스가 잘 잡혀있고 발재간을 바탕으로 하는 볼 키핑력이 매우 뛰어나 센터백을 끌고 내려와 중앙에서 버텨주면서 살라와 마네가 공간을 찾는 시간을 벌어주기도 한다. 패싱력도 준수한데, 케빈 더브라위너 같은 찬스 메이커가 찔러주는 킬패스보다는 공격 전개 상황에서 원터치로 이어주거나 2대1 패스로 공격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성질의 패스가 많고, 이를 통해 팀 전체의 공격 전개를 이끄는 윤활류 역할에 능하다.
그 외에도 헤더 능력이 좋아 세트피스에서 간간히 득점을 터뜨리기도 하며, 번뜩이는 센스를 바탕으로 하는 슈팅 스킬을 보여주는데 발리 슛이나 칩 슛, 힐 슛 등의 원더골을 선보이곤 한다.
4. 단점
단점은 정통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요구되는 강점이 동포지션 최상급 선수들에 비해 다소 부족한 편이다. 클롭이라는 최고의 감독을 만나서 폴스 나인으로 포텐이 터졌지만, 그 외 다른 역할로 기용하면 존재감이 잊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기본적으로 피르미누는 빠르게 치고 나가는 시원시원한 돌파보다는 키핑이나 순간적인 센스와 발재간으로 선수를 벗겨내는 플레이가 특징인 선수이기에 드리블을 통한 파괴력이 필수인 전문 윙어 포지션으로 뛰기 어렵고, 중앙 공격수로 박아놓고 쓰기에는 포스트플레이나 골 냄새를 맡는 침투가 그저 그런 수준이며, 상대가 무작정 내려앉았을 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킬패스나 킥력도 특출나지 않아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도 애매하다. 순수 속도 역시 엄청 빠른 편도 아니라서, 최전방 공격수부터 공격형 미드필더와 좌우 윙포워드 등 앞선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위치와 역할은 한정적이다.[2]
포지션적인 문제 외의 단점으로는 골 결정력이 심각하게 안 좋을 때가 많다. 피르미누가 공격수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매우 치명적인 약점으로, 골 수가 부족한 건 상기된 것처럼 피르미누가 실질적으로 플레이하는 위치가 최전방 공격수답지 않게 낮기 때문도 있지만 그걸 떠나서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는 골 결정력과 슈팅력이 그리 좋지 못하다.[3] 커리어 하이인 17-18 시즌을 제외하고는 골 결정력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받은 적이 드물다.
또한 볼 터치의 기복이 심해 날에 따라 플레이가 너무 복불복이라는 단점도 있다. 최고 컨디션인 날엔 브라질리언다운 화려한 터치로 수비수들을 교란시키지만 안 좋은 경기에선 터치가 길어 수비수들에게 간단히 막히며 팀에 방해만 되고 그대로 경기에서 지워져 존재감 제로를 자랑할 때가 많다. 즉, 한 끗 차이인 다재다능한 육각형 스타일과 어디에 갖다놔도 애매한 스타일 사이에서 컨디션에 따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편이다.
마네-피르미누-살라의 공격라인이 잘 나갈 때 많은 사람들은 “피르미누가 있기 때문에 마네와 살라가 골을 많이 넣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다소 피르미누에게 편향적인 평가다. 실제로 피르미누는 최전방 공격수지만 처진 위치로 내려와 수비수를 끌어내린 다음 전방으로 침투하는 마네 혹은 살라에게 볼을 전달해주는 플레이를 구사했으며, 리버풀은 이 공격 방식으로 큰 재미를 본 것은 맞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반대로 마네와 살라가 피르미누의 단점을 몽땅 커버쳐준 것이기도 하였다. 마네와 살라는 측면에서 수비진을 흔드는 드리블링,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침투와 마무리, 그리고 거구의 수비수들을 상대하며 싸워야 하는 부담 등을 떠맡으며 피르미누의 공격수로서의 단점을 최소화시켰고, 그 덕에 피르미누는 공격 전개 상황에서 링크업 플레이에만 집중할 수 있던 것이다. 때문에 오히려 선수가 가진 한계와 단점을 모조리 커버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로 피르미누가 이 조합과 전술로 득을 더 봤으면 봤지 마네와 살라 쪽이 더 득을 봤다고는 절대 할 수 없다.[4]
[1] 피르미누가 17-18 시즌에 골과 도움을 유럽 최상위권으로 기록했고 여기에 수비적인 지표인 태클 성공도 많아서 굉장히 특이한 기록이라고 언급된 적이 있다.[2] 실제로 리버풀이 피르미누를 처음 데려왔을 때 라힘 스털링의 대체자랍시고 그를 데려온 거였는데 정작 윙어로는 활약을 못했으니 데뷔 시즌 초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윙어가 부족했던 클롭 부임 초기에 임시로 윙어 역할을 해야 했을 때도 중앙보다 평가가 좋지 않았다. 이는 정적인 드리블을 가진 피르미누를 윙어에 박아두니 오히려 드리블 속도 및 전개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펜하임에서 공미, 세컨톱 역할을 맡았던 피르미누였는데 로저스의 윙어 활용이 잘못되었던 경우라고 봐야할 것이다.[3]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안필드에서 1년간 무득점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19-20 시즌 리그에서는 20번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날려먹으며 빅 찬스 미스 부문 3위에 오르기도 했다.[4] 특히 살라와 마네는 월드클래스로 기량 자체에 큰 발전을 이룩한 반면, 피르미누는 선수로서 살라와 마네만큼의 월드클래스로는 성장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