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어
부사인 '왜냐하면'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종종 잘못된 용법으로 사용돼 비문을 만들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주 틀리는 한국어이기도 하다.'왜냐하면'으로 시작하는 문장의 끝에는 반드시 \'~(이)기 때문이다' 등 인과를 받아주는 말이 붙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왜냐하면 ~(이)다' 등을 쓰기도 한다. 옳은 문법도 겹말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드물게나마 있다.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면 오늘이 추석이다. (X)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면 오늘이 추석이기 때문이다. (O)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면 오늘이 추석인 까닭이다. (O)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면 오늘이 추석인 덕분이다. (O) |
단적으로, 다음의 예시를 보면 왜 맨 위의 문장이 틀린 문장인지 알 수 있다.
왜냐면 나 숙제해. (X) 왜냐면 나 숙제하거든. (O) |
문장 맨 앞에 '왜냐하면' 을 넣지 않고 \'~(이)기 때문이다' 등만 있어도 성립하고, '왜냐하면' 외에도 '무엇 때문이냐면' 등도 쓸 수 있다. '-(으)면'의 동의어 '-거든'으로 바꿔봐도 알 수 있다.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거든 오늘이 추석이다. (X) 오늘은 큰집에 간다. 왜냐하거든 오늘이 추석이기 때문이다. (O) |
문장 맨 뒤에 '~때문이다'를 넣지 않을 경우, '왜냐하면'을 '원인은'이나 '까닭은' 등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결과에 해당하는 부분을 '~인 것이다.' 등 명사절로 제시하지 않으면 비문이 된다.
오늘은 큰집에 간다. 그 까닭은 오늘이 추석이다. (X) 오늘은 큰집에 간다. 그 까닭은 오늘이 추석인 것이다. (O) |
2. 영어
영어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는데, '왜냐하면'에 해당하는 영어 접속사 'because'로 시작하는 절은 항상 다른 절에 붙어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인과를 나타내는 접속사인데 원인만 있고 결과는 안 말해주면 이상하기 때문이다.Because I have to do my homework. (X) I cannot go there. Because I have to do my homework. (△): 자세한 사항은 하술하였다. I cannot go there because I have to do my homework. (O) |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무조건 'because'로 문장을 시작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닌 것이다. 'because'로 문장을 시작해도 다른 절과 함께 쓰이면 아무 상관이 없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선호하는(그러나 흥미롭게도 전통적인 해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규칙 한 가지는 문장은 'because'로 시작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because'는, 에밀리 디킨슨의 가장 잘 알려진 시에서의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He kindly stopped for me."와 같이 문장의 첫 단어로 전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영어 문어에서 'because'로 시작하는 문장은 대단히 흔하다. 우리말에서 비슷한 예를 찾아보자면 "~니까 ~하다"가 있다. (Because I don't like it, I won't do it! / 그거 싫으니까, 나 안 할래!) 'and'나 'but'와 같은 접속사로도 문장을 시작할 수도 없다고 정통 문법에서는 가르치지만, 영어 원어민들도 (적어도 구어체에서는) 'and'나 'but'으로 시작하는 문장에 대해서는 관대한 듯하다.[1] 하지만 어느 쪽이건 품위 있거나 공식적인 문서, 예컨대 자기소개서와 같은 문서에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디킨슨의 시에서야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 he kindly stopped for me.'라는 문장이 되니까 상관이 없고, 위의 우리말 예시도 마찬가지다.[2] 그렇다고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나 '그거 싫으니까'만 따로 떼어서 문장으로 쓸 수는 없다는 얘기다. 근거만 있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주장은 빠져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because'로 시작하는 절이 주절의 뒤에 오는 경우 점(,)을 찍는 경우와 안 찍는 경우의 의미가 서로 달라지기도 한다.
I don't think so because you did it. (네가 그랬다는 이유로 내가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I don't think so, because you did it. (네가 그랬으니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
3. 관련 문서
[1] 영화를 비롯한 영미권 매체를 보다보면 "And~"나 "But..."처럼 말을 시작하려다 잘리는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다.[2] 사실 둘 다 "He kindly stopped for me because I could not stop for Death"와 "나 안 할래, 그거 싫으니까!"의 앞뒤를 강조를 위해 바꿨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