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7-26 16:17:31

108배

1. 개요2. 불교와 건강의 연관성

1. 개요

불교절 방식 중 한 종류이며, 108번뇌를 끊고 성장하는 의미로 부처님에게 108번 절하는 것을 말한다.

108배는 한국 불교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전통으로 보인다. 신라 시대부터 점찰 신앙의 영향으로 53불에 12번씩 절하면서 참회하는 수행법이 퍼져 있었는데, 이것이 점차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1986년 기준으로 66세였던 서돈각 박사가 어린 시절 108배를 했다는 신문기사가 남아있는 것으로 볼 때, 늦어도 20세기 초에는 이미 민간에 널리 퍼져 있었던 수행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1] 티베트에서도 비슷하게 오체투지를 하지만, 주로 100회까지 한다.

2. 불교와 건강의 연관성

SBS 스페셜 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

한때 108배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설이 유행하면서, 이로 인해 종교와는 무관하게 108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었다.

특히 이 설에 박차를 가한것이 SBS 스페셜인데, 과학적 실험을 통해서 절을 통한 생채적 변화등을 증명한걸로 알려진『0.2평의 기적, 절하는 사람들』이란 내용을 방영하면서 이를 통한 108배에 관한 사회적인 관심을 급상승시켰을 정도로 108배를 하면 기적과 같은 경험이 있다고 강변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론만 놓고 말하자면 신체 활동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기적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의학적으로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절 몇 번 하는 것만으로 몸이 건강해지거나 하는 일은 있을리가 없고, 108배를 유행시킨 위 방송 역시 TV 방송 특유의 과장적인 묘사가 많이 추가되어 있다. 내용을 자세히 따져보면 결국 운동 효과를 통해 건강이 증진되었다는 정도에 그친다.

108배에 운동효과 이상의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면 '절만 하면 불치병도 나아질테니 병원에 갈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며 의학을 무시하는 신앙치료에 빠질 위험성도 있으며, 아프면 닥치고 절을 하라고 강요하는 잘못된 사이비 종교인들도 생길 수 있다. 위의 SBS 방송 외에도 "KBS 생로병사의 비밀 : 당신의 뇌를 깨워라-108배의 수수께끼" 등에서 실제 운동 효과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는 예시들이 있다.# 신체나 정신 질환 등이 108배 이후로 호전되었다는 주장인데 당연히 운동을 통해 일부 수치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는 있어도 108배 자체가 지닌 치료효과라고 말할 수는 없다. 108배가 아니라 어떤 운동을 했어도 수치가 개선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첨부 링크에 사례로 들은 당뇨나 정신질환 등은 원래부터 병원에서도 운동을 권장한다.

108배는 108번뇌를 끊고 성장하려는 의미로서 하는 수행적 행위[2] 로서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그 이상의 신비한 효능은 있을리가 만무하다. 석가모니도 생전에 108배에 의학적 의미를 부여한 적이 없다. 정신수양적 의미가 담긴 신체활동이다보니 과도하게 신비한 결과가 나올 것처럼 확대해석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신체 활동인 만큼 '운동'으로서의 108배가 아예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 108배를 제대로 자세를 갖춰서 하면 정적인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힘들고 땀이 많이 나는데, 이는 슬로우 버피 등의 운동 자세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8배는 혈액순환 등 기초적인 건강에는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칼로리 소모 면에서도 108배를 최대한 바른 자세로 할 경우 절을 다 하는데 40분 정도 걸리고 30대 성인 남성 기준 234kcal 정도 소비되는 걸로 나오는데 이는 시속 6km의 속력으로 40분간 빠르게 걸었을 때와 같은 운동량이 나온다. SBS뉴스자료

건강 증진을 위해 굳이 108배를 골라서 할 필요는 없지만[3] 불자로서 행하는 108배는 약간이나마 체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렇게 신체 활동에 의미라도 부여가 되어 있으면 규칙적으로 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매일 버피를 하라고 지시하는 것보다 정신 수양적 의미에서 108배를 하라고 하면 규칙성을 갖추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다만, 하더라도 중장년층 이상은 당연히 관절에 신경써서 조심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석가모니 부처는 생전에 108배에 대해서는 의학적 의미를 주장한 적은 없다. 다만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 하나의 관점에서 보면 석가모니 또는 여러 불보살에게 계속 끊임없이 108배 절을 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단련 시키는 하나의 수행의 수단으로 될 수는 있다고 보여진다.

3000배의 경우는 얘기가 또 다르다. 과거, 현재, 미래의 3겁에 각각 출현하는 천불의 부처님께 1배씩 절을 올리는 종교적 행위를 3000배라 하는데#, 성철스님이 자신을 만나려는 정치인이나 재벌가에게 스스로의 권위나 지위를 내려놓고 3000배를 하고 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유명해졌다. 문제는 못해도 반나절은 족히 걸리는 행위라는 것. 이 정도의 과도한 신체활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 종교 의식으로서 어쩌다 몇 번은 할 수 있겠지만 습관적으로 하기에는 관절에 무리가 따르는 행위다.


[1] 의외로 1926년에 나온 최남선의 시조집 《백팔번뇌》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2] 절이라는 활동을 통해 자신을 관찰하고 현재에 집중하려는 측면에서 동적인 명상 활동에 가깝다. 최근에 각광받는 마음챙김의 방향과 유사한 면이 있다.[3]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는 108배보다 훨씬 좋은 운동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