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5-10 10:57:48

Sourcerer

영국 소설가인 테리 프래쳇의 인기 판타지 시리즈인 디스크월드 시리즈에 등장하는 개념.

디스크월드 세계관에서는 8이라는 숫자에 신비한 의미가 있어, 한 사람이 아들[1]을 여덟 명 낳으면 여덟째 아이는 위저드(마법사)가 된다.
디스크월드 시리즈의 배경이 되는 시대(큰박쥐의 세기)[2]에는 위저드들을 모아 마법을 훈련시키는 교육기관인 보이지 않는 대학(Unseen University)이 있으며, 대학의 위저드들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자식을 갖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대학 측은 이를 "마법사는 마법에 집중해야 하며 결혼이나 가족 생활에 정신을 팔면 안 된다"는 식으로 둘러대고 있지만, 실은 다른 이유가 있는데 마법사가 여덟 명의 아들을 낳을 경우 큰일이 나기 따문이다. 여덟째 아이가 일반인의 8승만큼의 마력을 가진 위저드로 태어나듯, 위저드의 여덟째 아이는 위저드의 8승의[3] 힘을 가진 존재인 소서러(Sourcerer)로 태어나는 것.

소서러는 거대한 마력 때문에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위협적이지만, 그로부터 걷잡을 수 없이 뿜어져나오는 마력이 다른 위저드들에게 흡수되는 마력의 원천(소스, Source)[4]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다른 위저드들의 마력을 거대하게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보이지 않는 대학이 만들어지고 위저드들의 결혼을 막기 전에는 디스크월드에는 수많은 마왕들이 존재했는데, 이 마왕들은 모두 거대한 마력을 부리는 위저드들로서 서로 마법전쟁을 일삼으며 디스크월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것.

게다가 디스크월드에서는 강한 마법이 한 곳에 집중되면 마계인 "던전 차원"과 현실 사이의 벽이 얇아지며 결국 현실과 마계가 통하게 된다. 때문에 소서러는 디스크월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이다.

다행히 디스크월드에는 현 시점에서 소서러가 한 명도 남아있지 않으며, "소서리"(Sourcery)라는 소설에 코인(Coin)이라는 소서러가 등장하지만, 역시나 스스로의 강대한 마력에 진저리를 내고는 자기만의 포켓 우주를 만들어내 그 안으로 숨어버렸다. 이 세상은 소서러의 힘을 견디기에는 너무 연약하기 때문에, 모든 소서러들은 결국 반드시 자기만의 포켓 우주를 만들어내 숨어버리며 이것이 소서러들의 숙명이라 한다.


[1] 실은 아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딸이라도 마찬가지다. 허나 보이지 않는 대학은 남자만 받기 때문에 여덟째가 딸일 경우 위저드가 될 수는 없다. 대신에 그런 사람은 대개 마녀(위치)가 되어 독학으로 마법을 익히거나 인근에 사는 마녀의 수습생으로 들어가 마법을 배우게 된다. 바로 이러한 성차별을 다룬 작품이 디스크월드 초기작 중 하나인 "이퀄 라이츠(Equal Rites)". 참고로 이퀄 라이츠는 "equal rights", 즉 동등한 권리라는 말을 권리(right)와 음이 똑같은 단어인 의식(rite)으로 바꾼 말장난.[2] Century of the Fruitbat. 대부분의 디스크월드 작품들이 이 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마지막 몇 작품들은 그 다음 세기인 멸치의 세기(Century of the Anchovy)가 배경이다.[3] 다시 말해 소서러는 보통 사람의 8^8배, 즉 16,777,216배의 마력을 갖고 태어난다.[4] 철자가 Sorcerer가 아니라 Sourcerer인 이유가 이것. 말장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