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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야구 정규시즌에 호성적을 기록한 선수가 가을, 즉 포스트시즌만 되면 부진에 빠져 팀의 패배에 일조하는 선수를 일컫는 멸칭으로, 새가슴, 포시 호구, 가을병신이라는 표현도 간혹 같은 뜻으로 쓰인다. 반대로 가을만 되면 활약하는 선수는 미스터 옥토버라고 부른다.2. 상세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이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1승이 매우 중요하고, 우승으로 이어지는 포스트시즌에서는 치명적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제한된 선수들로 경기를 운용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주전급 선수들이 정규시즌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선수들에 대한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은 실험을 할 상황도 아니기에, 정규시즌처럼 이런 선수가 부진한다고 선수를 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런 선수가 있으면 더더욱 팀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1]타자들 중에서는 홈런을 칠 수 있는 슬러거 유형에서 이런 특성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이는 무조건 쳐서 넘겨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 때문이기도 하고, 슬러거 특성상 기복이 굉장히 긴 탓도 있다. 이런 선수들 중에서는 그 기복이 하필 가을에 와서, 타격감을 회복하기도 전에 이미 팀은 탈락해 있는 경우도 많다.[2]
투수가 이런 현상이 생기는 대표적인 이유는, 부담감도 정규시즌에 비해 몇 배나 넘치고, 자신만의 리듬이나 루틴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에 부담이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냐만은, 투수의 경우 단 1실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투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특히 심하다. 게다가 포스트시즌 특성상 엔트리의 모든 투수들은 사실상 언제 나가서 얼마나 던질지 예측해서 준비할 수가 없다.[3] 그래서 평소처럼 여유있게 루틴을 챙기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로 투구하다 무너지는 것이다. 혹은 페넌트레이스에서 공을 너무 많이 던졌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는 구위나 체력 저하 등 그 부작용이 나타나서 부진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주로 이닝 이터 기질을 가진 선발 투수들이나, 필승조 보직을 맡았던 선수들한테 나타나는 현상이다.
상대팀의 대응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정규시즌에는 여러 팀의 수많은 선수들을 만나며, 개중에는 처음보는 신인급, 2군 콜업 선수도 있기 때문에 팀이나 구장의 분석과 운영도 이에 맞춰 비교적 폭넓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는 특정 팀의 제한된 선수만 만나게 된다. 당연히 핵심선수는 집중적으로 분석당하게 되며, 이런 특성을 노려서,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라도 특정 팀이나 선수에 강하면 엔트리에 드는, 소위 '저격발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정규시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약점을 가을에 집중 공략 당하게 되는 것이다.[4][5] 그래서 정규시즌과 가을야구 상대전적이 완전 다른 경우도 많다.[6]
이렇게 가을역적이 나타나면, 감독 등 코칭 스태프의 판단과 선택이 중요해진다. 가을역적들이 나오면, 감독은 야수에게는 타순이나 수비 포지션을 바꾸거나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투수 같은 경우는 필승조를 추격조로 보직을 변경시키는 등 선수들의 부담감을 최대한 덜어주려는 노력을 한다. 반대로 믿음의 야구를 시전하면서, 이런 가을역적들을 정규시즌처럼 똑같은 타순이나 포지션에 고정시키면서 정공법으로 풀어나가는 감독들도 있다.[7] 이런 정공법을 택하는 경우는 가을역적이 팀의 핵심 선수라 조정하는 것 자체가 더 큰 위험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고, 어차피 상대도 분위기에 압박을 받는 것은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가을역적들이 계속 경기에 출전하면서 경기 감각을 찾고, 임팩트 있는 활약을 혹여나 한 번이라도 하게 되면 상대를 더 쉽게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
야구 이야기지만 한국프로농구, 한국여자프로농구, V-리그,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8][9]에도 통용될 수 있으며, 농구와 배구는 계절만 봄으로 바뀌어 봄역적으로 바뀔 뿐 맥락은 같다.[10] 토너먼트 스테이지가 없는 K리그1에서만 적용이 안 된다. K리그1에서는 봄 여름에 독주해버리면 몇몇 선수가 단체로 가을에 삽퍼도 생각보다 치명적이지 않다.
[1] 특히 KBO 리그의 경우. 포스트시즌 대진으로 인해 총력을 다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5위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의 경우, 와일드카드전에서부터 사생결단을 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느긋할 여유가 없다. 패배시 곧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있는 전력은 죄다 긁어야 한다.[2] 대표적인 예가 바로 아래에 있는 오재일.[3] 정규시즌에야 경기에 나가야 할 투수와 나가지 않는 투수를 어느 정도 구분짓기 때문에 투수들도 그에 따라서 자신의 리듬과 루틴을 맞추면 된다. 그리고 정규시즌에서는 어떤 투수가 대량실점을 한다면, 사실상 경기를 던진다 생각하고 패전조를 준비시키면 된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투수가 흔들리는 기미만 보여도 바로 마운드를 교체하고, 잘 던지는 투수는 팀 상황에 관계없이 계속 경기에 출전한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든 선수들은 상시 대기하는 상태나 다름없다.[4]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스타일을 바꿀 수도 없다보니 선수와 팀입장에서는 알면서도 당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적이 더더욱 수렁에 빠지게 된다.[5] 이는 역설적이게도 미스터 옥토버가 등장하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성적이 좋지 않거나 출장횟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정보 분석이 부족한 선수다보니 상대가 제대로 대응을 못 하는 것.[6] 대표적인 예가 바로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이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항상 비슷하거나 오히려 두산이 앞서는 편인데 가을만 되면 SK에게 호구를 잡힌다. 총 포스트 시즌 전적은 SK 기준 4승 0패 이며, SK의 우승 5번 중 절반이 넘는 3번을 두산이 조공했다.(...)[7] 이런 정공법이 성공한 사례로는 2002년 한국시리즈 이승엽이 있고, 실패한 사례는 2015년 한국시리즈 최형우, 2020년 한국시리즈 김재환, 2023년 한국시리즈 박병호가 있다.[8] 당장 2023년 전후기만 봐도 kt 롤스터가 플레이오프에서 제대로 말아먹은 걸 볼 수 있다.[9] 진짜 가을에 치러지는 월즈는 내수용에 더 부합된다.[10] V-리그 쪽에서는 해당 항목의 대표적인 인물로 신영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