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16 10:08:02

남고생 개 도살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상세3. 구속과 판결4. 평가
4.1. 처벌이 부당하다는 주장
4.1.1. 동물의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4.1.2. 반론
4.2. 미래에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4.3. 사회적 통념으로 이들을 가중 처벌할 수 있는가

1. 개요

2011년 경기도 양주시에서 양주백석고등학교에 재학하던 남고생 7명이 재미삼아 개를 연쇄 도살한 동물 학대 사건.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이름을 붙여서 "양주 고교생 개 도살단 사건"으로 불리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주요 지상파 뉴스에서 보도되었으며 사건을 정리한 글이 각종 애견 커뮤니티, TV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 다음 아고라 등에 게재되어 많은 네티즌을 분노하게 했다. 비슷한 사건으로 고양이 은비 사건, 애완견 세탁기 사건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해당 항목 참고.

이 사건 이후 동물 학대 혐의에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이 상정되기도 했다.

2. 상세

범인들은 최대 18마리의 개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9마리에 대한 학대와 절도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들의 범행 대상 중에는 유기견 뿐만 아니라 엄연히 주인이 있는 개들도 있었으며 바로 그것 때문에 수사가 가능했다.

범행 수법이 극히 잔인했다. 둔기로 때리기는 기본이고 개를 하늘로 던져올린 다음 발로 차올리거나 불로 지지는 등 갖은 학대를 가했으며 만약 개가 도망가더라도 끝까지 뒤쫓아가 죽였다고 한다. 게다가 일당 중 리더격이었던 학생은 스스로 자신을 '개신'이라고 칭하면서 이런 범행 내용을 주위에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녔다고 한다. 이들이 나중에 덜미를 잡힌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이지만 마지막 피해 견공의 주인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요청하면서 일련의 범죄 사실이 드러나게 되었다. 피의자 일당이 마지막으로 죽인 개는 회사원이었던 주인이 몇 년에 걸쳐 보살핀 끝에 겨우 마음을 연 학대 당하던 유기견이었다고 한다. 회사 근처에서 발견해서 '뽀순이' 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회사의 공터에서 키웠는데 범인들이 직원이 모두 퇴근한 오전 1시경에 개를 훔쳐 죽인 것이다. CCTV에 이들이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는데 이들은 자신들이 촬영되는 것을 보았는데도 오히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처음 수사에 미온적이었지만 견주가 사체의 사진을 포함한 사건 내용과 CCTV를 인터넷과 방송에 공개하자 동물 애호가들이 관할 경찰서 홈페이지에 수사진을 성토하는 글을 올리는 등 여론이 형성되자 수사에 들어갔다. 또 피해 견주는 동물보호단체에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도움을 요청받은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목격자 사례금을 모금하고 현수막을 설치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는 적반하장으로 동물사랑실천협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을 철거하러 돌아다녔으며 게다가 동물들이 있는 보호소를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전화까지 걸었다. 그러나 목격자가 등장하고 경찰 수사가 진척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다수의 증거가 확보되었다. 발뺌하던 '고교생 개도살단' 증거확보 어떻게 했나 결국 일당 중 일부가 자백하였으며 사건 초기 발뺌했던 학교와 학부모들은 이 소식을 듣고는 잠적하였다. 물론 명예훼손 고소도 슬그머니 취하해버렸다.

3. 구속과 판결

경찰은 일당 7명 중 2명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였으며 동물 학대 사건으로는 최초로 구속수사가 진행되었다.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이례적으로 실형을 구형했는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고등학생 A군(19)과 B군(18)에게 각각 징역 장기 3년, 단기 1년과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동물 학대 혐의는 벌금형으로, 특수 절도 혐의는 징역형으로 구형하였다. 이런 검찰의 행보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은 미약하기 짝이 없는 대한민국의 동물 학대 처벌에 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일벌백계를 기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재판부(의정부지방법원 형사1단독 오연수 판사)는 7명 전원을 소년부에 송치하면서 "비교적 장성한 나이에도 생명의 귀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타인의 반려동물을 훔쳐 장난삼아 해한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한때 비뚤어진 생각과 집단심리 속에서 잘못된 행동에 이르렀으나 대부분 전과도 없는 평범한 고교생들로 이번 일로 인해 생명의 소중함과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이후 꿈을 가지고 학업을 계속해 사회구성원으로 살고자 하는 열망이 강한 점, 피해자와 합의된 점, 가족들도 철저히 선도할 것을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 소년부에 송치해 피고인들을 돕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지었다" 고 판시했다. #

4. 평가

4.1. 처벌이 부당하다는 주장

4.1.1. 동물의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

우선 인간 사회의 법체계는 인간을 위한 것임을 명백히 밝혀 둔다. 주인이 있는 동물에 한정하자면 동물 학대는 동물 주인의 재산권뿐 아니라 동물을 기를 권리도 침해한다. 인간을 위해 충분히 학대범들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인간의 존엄성은 인간을 최고의 존엄한 존재로 상정하고 그에 대해 어떠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는다. 결국 이 헌법 원리는 인간이 다른 생명에 비해 우월함을 천명한 셈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조항이 담은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국가의 기본권확인보장의무이다.

즉 인간의 존엄함은 규정해 놨는데 인간이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규정해 놓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인간이 과연 만물의 영장인지는 법학의 관심사항도 아니니 인간이 과연 다른 생명체에 비해 우월한 것인지를 천명했다고는 볼 수 없으며 '인간의 존엄성' 규정이 헌법에 편입되게 된 이유가 양차 세계대전 중 나타난 가혹하고도 광범위한 인권침해가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함이다.

즉 '인간의 존엄성' 규정은 인간이 '인간 아닌 것들'에 대하여 하는 선언이 아니라 인간의 對인간 선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아닌 동물의 생명을 침해하는 근거로 헌법 제10조를 들먹이지는 말자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대해 "생명의 소중함" 이란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여 형벌로 처단함을 정당화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지닌다.
  • 동물은 현행법상 권리의 주체가 아니다.[1]
  • 생명의 소중함을 보호법익으로 한다면 모든 생명에 대하여 차별 없이 적용해야 할 것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위 판결에서도 동물의 권리가 아닌 소유주의 권리가 침해된 점을 들어 처벌을 내렸다.

4.1.2. 반론

"시골에서 복날에 때려 잡아 먹는 사람들도 사이코패스냐?"는 반론도 튀어나오지만 먹기 위한 도축과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즐기기 위한 고문은 엄연히 다름을 명심하자.[2] 그리고 개 도축은 돼지와 마찬가지로 전살법(電殺法)[3]이 보편화되어 있다. 다시 말해 몽둥이로 개를 때려잡는 건 멍청한 짓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이지도 못하다는 얘기다.

동물 도축 방법을 보면 유럽연합미국에는 법률에 도축 장비의 규격이나 사용 방법 등을 엄격히 규정한다. 이슬람식 도축법도 일격에 고통을 최소화할 것이 요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타기로 어차피 죽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면... 어차피 못 피할 죽음에 어찌 죽는 게 좋을지 입장 바꿔 생각하자. 물론 이렇게 말을 해도 "동물 입장에선 자기가 죽는지도 모르고 죽는 게 더 잔인하다."는 말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상당수 시식을 위한 도축에는 대상 동물을 완전히 기절시키거나 안락사시켜서 도축한다. 물론 해당 동물이 살려고 마구 발버둥치면 육질이 엉망이란 점도 있지만 해당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효과도 있다.

인간이 사육하는 동물과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을 분리한 뒤 사육동물에서 애완동물과 가축을 분리하여 애완동물에 특별한 지위가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서 해외에서는 애완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한 사례가 없으며 물론 한국에도 없다.

상속은 피상속인이 향유하던 권리와 의무를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제도다. 상속인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권리를 향유할 자격과 의무를 부담할 능력이 있어야 하므로 人, 즉 자연인 또는 법인이어야 한다. 따라서 동물은 당연히 상속人이 될 수 없다. 굳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권리의무를 승계시키려는 경우 유증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유증에는 상속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人이 아니면 유증을 받을 수 없다. 외국도 기본원리는 비슷하다.

해외에서 애완견이 상속받는 가장 흔한 패턴은 해당 애완견을 돌보도록 신탁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도 신탁의 의사표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결국 수탁자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어쨌거나 법리상으로는 상속이 아니다. 외국에는 동물에게 재산 상속을 한 사례가 있다는 주장은 결국 왜곡되었거나 사실을 오인한 주장에 불과하다. 서구 영화 중에 돈 때문에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한 갑부가 자기 애완견에게 재산을 몽땅 상속하고 죽었는데 그 개를 둘러싼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개의 시점에서 그린 것이 있었다.

상속권은 오로지 피상속인과 상속인 간의 신분관계로 인하여 상속인이 획득하는 자격이다. 선대의 권리, 의무, 재산을 후대가 물려받는 것은 후대의 당연한 권리인데 아무리 피상속인이라고 한들 자기 멋대로 동물에게 준다는 것은 권리남용이다.

더구나 상속이 이루어지면 상속세를 징수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권리이며 상속세를 징수하여 형성한 재원은 부의 재분배의 한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상속세 징수는 국가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개인적 차원이든 국가적 차원이든 상속재산은 피상속인 마음대로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 넘길 수 없다.

4.2. 미래에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

연쇄살인범들의 과거사를 추적한 FBI 최초의 프로파일러들은 해당 범죄자들 및 주변인들을 인터뷰한 결과 동물 학대, 불장난, 수면 중 오줌 싸는 행동의 세 가지를 청소년기 이후까지 지속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해당 행동에 대해 가중처벌하지는 않더라도 심리상담 등을 진행하기는 한다.

또 동물 학대 같은 '공감능력'이 결여된 행위를 자행하는 것이 사이코패스로 보기 충분한 근거가 된다는 점. 그리고 사이코패스가 사회적 적응은 가능하지만 범죄자로 빠진 사이코패스가 일상 생활로 복귀한 사례는 없어서 교정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이코패스를 다룬 첫 서적의 요지 중 하나다.

하지만 형식적 의미의 형벌은 과거의 행위에 대해 단죄하는 것이지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의 일을 방지하려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일을 방지하려면 보안처분(치료감호 등)을 사용해야 하며 형벌로 다스리는 것은 법논리에 전혀 맞지 않는다.

형법의 예방적 기능은 그 범죄를 규정함으로써 국민들이 그 범죄를 하지 못하게 예방한다는 의미다.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예방한답시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형법의 예방적 기능과 무관하고 헌법에 위반된다. 대한민국의 현행법은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형벌로 동물 학대자들을 다스리는 것이다.

4.3. 사회적 통념으로 이들을 가중 처벌할 수 있는가

사회 통념을 근거로 하는 것은 전체주의 형법에서나 통할 말이다. 명확한 보호법익이 존재한다면 사회통념으로 이를 뒷받침 할 수는 있겠으나 다짜고짜 그냥 사회통념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장 공정해야 할 형법이 여론과 감정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또 이 사건에서 동물보호 단체가 이야기한 사회통념은 '동물의 권리'를 의미하므로 법에서 말하는 사회통념과는 다르다. 사회'통념' 이라는 것은 딱히 법적으로 명시되어 정의된 법익 같은 것은 아니지만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인정하여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관념을 의미한다. '동물도 하나의 생명인데 별다른 이유 없이 잔인한 수단을 사용해 죽이는 것은 부당하다.' 정도는 사회통념으로 충분히 인정될 수 있으나 동물보호단체의 '동물도 사람과 같은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4] 아직은 일반적인 사회통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마지막으로 조리나 관습법이 적용되는 민법 등의 사법과 달리 형법에서는 성문법이 아닌 조리나 관습법으로 형사처벌할 수 없다.
[1] 가령, 천성산 도룡뇽 사건은 공법에서의 사건이긴 하지만 이를 이유로 소를 각하함.[2] 도축 항목에도 나와 있듯 때려잡은 고기의 질은 피멍 때문에 심각하게 하락한다.[3] 전기 충격(=볼티지)을 가해서 기절시킨 뒤에 도축하는 방법을 의미한다.[4] 이를테면 이를 주장하며 동물(자연물)을 법적 주체로 주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원효터널 사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