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9 02:22:35

고속도로 의문사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상세

1. 개요

2008년 4월 27일 경기도 광주시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갓길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남성 2명이 의문사한 사건.

2. 상세

2008년 4월 27일 48세 박모 씨가 119에 다급히 구조 요청을 해왔다. 구조대는 경기 광주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갓길에 주차된 승용차[1] 한 대를 찾았고, 여기서 전화를 한 박씨와 조수석엔 의사 김씨가 이미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부검 결과 수면제 성분이 검출되었고, 국과수는 자살이나 사고사가 아닌 중독사로 결론을 내렸었다. 그러나 수면제 성분이 치사량에 미치지 않는 바람에 조사는 미궁에 빠졌다. 두 사람이 사망 전, 한 휴게소에서 김 씨가 비닐봉투를 들고 화장실에 갔음을 CCTV로 확인하였는데, 그 화장실을 조사하니 쓰레기통에서 주사기, 주삿바늘 등이 발견되었다.

이때까진 평범한 음독 자살 사건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국과수에 조사를 의뢰하니 사망하기 전 구토물과 사망자들이 마신 홍삼 음료와 주사기 등에서도 약독물이 파악되지 않았다. 국과수에 보고된 특이 약독물 목록에 있는 물질 500여 종류까지 검사했으나 역시 확인이 안 되었다.

그래서 검출된 가루가 천연독이 아닐까 하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천연독은 당시 국과수 실험기기로는 분석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일단 가루가 독이 맞는지 검증하고자 소량을 흰 쥐에 투여했더니 3분 안에 쥐가 죽었다. 구토물, 홍삼 음료 등을 흰쥐에 투여해도 쥐가 빨리 죽었다.

이 미지의 물질(?)이 사건의 핵심이 되었다. 이후 수많은 분석으로 결국 성분이 규명되었는데, 바로 복어의 독, 그러니까 테트로도톡신이었다. 사망자가 복어를 먹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순도 높은 테트로도톡신이 나온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려웠다. 테트로도톡신을 고순도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거니와, 분리해도 실험용으로 제한적으로 쓰일 뿐이었기 때문에 의문은 여전히 남았다.

이 분석을 할 때 한 가지 일화가 있다. 시신에서 채혈한 혈액이 독극물 분석에 모두 쓰여서 한 번 실험할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남은 독극물 후보는 중금속독과 자연독이었는데, 의사인 김 모씨가 중금속독을 사용하지 않았으리라는 추측으로 자연독을 실험하여 밝혀내었다.

당시 국과수가 보유한 장비로는 해결이 안 되어 충북대 실험실에 조사 의뢰를 맡기기도 하는 등 온갖 고생 끝에 독약의 정체를 밝혔다. 그러나 사건 자체는 동반자살인지, 단순사고, 살인사건인지 알아내지 못래 결국 미결 사건으로 처리되었다.

2009년 국과수 법의학자들이 낸 책 <타살의 흔적>에서는 테트로도톡신 복용 이유로 미량의 테트로도톡신(치사량보다 훨씬 더 미량의 독)을 섭취할 경우 일종의 각성제 효과를 내므로, 당일 골프대회 우승을 위해서 먹었다가 이런 변을 당한 게 아니냐 하는 추측을 제시하였다. 사망에 이르게 한 물질이 복어 독이라고 밝혀지자 당시 경찰도 골프계에서 각성제 대용으로 복어 독을 사용하는 관행이 있는지 조사하였다.

2013년 7월 8일에 KBS1 채널에서 방영된 긴급출동 24시에 해당 사건과 그 사건을 담당한 국과수 법의학자[2]가 나왔다.

전화를 한 박씨는 헬스클럽을 운영 중이었고 조수석에 앉은 의사 김 모씨와는 절친한 고향 친구였다. 김씨는 박씨의 헬스클럽에 사람들을 자주 소개시켜 주었고 VIP 회원이었다. 김씨의 아내도 그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박씨와 사이가 가까워졌는데, 김씨가 두 사람의 사이를 의심하다가 배신감을 느껴 계획적으로 저지른 살인이라는 것이다. 음료수에 테트로도톡신을 주사하고 박씨가 그것을 마시게 했다는 것. 김씨가 죽은 이유는 주사하던 와중에 취급을 잘못해서 호흡기로 들이마시거나 피부에 닿아 중독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박 씨가 119 신고를 할 때 김씨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특수사건전담반 TEN 시즌 2의 10화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실제 사건과는 달리 여기서는 고등학교 때 반 친구를 죽인 여자 3명이 얽힌 스토리인데, 실제 사건과 똑같은 부분은 테트로도톡신으로 살해하려던 당사자도 긴장한 나머지 테트로도톡신을 카 시트에 흘렸다가 호흡기로 중독되었다는 것이다.


[1] 검은색 현대 그랜저XG[2] 최초의 여성 법의학과장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