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그의 별명이 왜 고제트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 |
고영민의 플레이 스타일을 서술한 문서.
2. 수비
고영민의 플레이 스타일 하면 가장 먼저 언급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수비와 주루 능력이다. 기본적으로 수비 좋기로 유명한 두산의 내야수들 가운데서도 특히나 탄탄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로 유명했는데, 기본기도 준수했고 어깨도 강견인 편이었지만 역시나 돋보이는 것은 바로 넓은 수비범위. 특히나 타자에 따라서 일반적인 2루수 위치보다 더 외야 쪽으로 빠져 있는 독특한 시프트를 보여준 덕에 2익수(2루수 + 우익수)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분명히 외야로 빠져나갈 안타성 타구인데 갑자기 잔디 위에서 2루수가 튀어나오더니 공을 낚아채 아웃을 만들어버리니 타자나 상태팀 팬들은 환장할 노릇. 이렇게 넓은 수비범위를 뛰어다니며 팔을 쭉쭉 뻗어 공을 잡는 모습을 형사 가제트에 빗대 '고제트' 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이는 응원가에서도 적극 사용되는 등 고영민의 현역 시절을 대표하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한편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범위를 살리기 위해 백핸드 방향으로 땅볼 타구가 올 경우 포구 후 터닝 러닝스로우를 적극 활용했는데, 한 박자 더 빠르게 1루로 송구할 수 있지만 송구 자세가 불안정해져 미스가 나오기 쉬운데다가 어깨가 강하지 않으면 채용하기 힘든 자세라 대다수의 내야수들은 잘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영민은 경기에서 잘만 써먹고 재미를 봤었다.[1] 그리고 아래에도 나오지만 이걸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데도 써먹었다.3. 주루
창의적인 주루 플레이도 고영민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순수 스피드 자체는 주루 플레이를 장기로 하는 선수들 중에서는 그다지 특출난 편이 아니지만[2], 주루 센스는 육상부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두산 야수들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받았다. 공이 살짝 흐르기만 해도 한 베이스를 더 파고들어버리는 특유의 플레이가 워낙 인상적이라 아래에도 나오듯 '변태주루'라는 말이 붙었을 정도. 참고로 창의적인 주루 플레이는 2군 시절부터 유명했는데, 이 때문에 2군의 동료 선수들에게는 '야구천재'로 불렸으나 2군의 모 코치는 '미친놈'인 줄 알았다고 회고하기도.
4. 타격
타격에 있어서는 본인이 못 치는 공은 쿨하게 거르고 본인이 선호하는 존에 들어오는 공만 노려치는 타석 접근법을 가진 선수였다.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고 스윙을 아낀다는 점에서 추신수의 타석 접근법과도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당겨치기 일변도의 타격 스타일과 덩치에 비해 상당히 강한 손목힘 덕분에 일단 걸리면 뜬금포를 뽑아낼 수 있었으며, 타석 접근법의 특성상 볼넷도 많이 골라낼 수 있기 때문에 타출갭도 1할 정도 꾸준히 나올 정도였다. 다만 컨택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명확한 한계가 있었으며, 그만큼 삼진도 많았다. 결은 조금 다르긴 해도 오지환과 비슷한 결과값을 가지는 스타일. 그래도 전성기 시절에는 컨택의 약점을 출루율, 뜬금포, 수비와 주루로 커버치고도 남을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정근우를 밀어내고 대한민국 국가대표 황금기 시절의 2루수 주전자리를 꿰찰정도의 활약을 보여줬다.그러나 2009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은 이래로 타격 스타일에 관하여 다소 심하게 방황하면서 급격하게 몰락하고 말았다. 충격의 부진 이후 간결한 스윙으로 바꿀려는 시도를 지속적으로 했으나, 기본적으로 컨택 능력이 좋지 못한 선수가 갖다 맞추는 스윙을 하려고 하니 똑딱이로 변모하면서 강점은 죽고, 단점만 남는 심각한 부진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방황으로 여러가지 시도를 하였고 심지어는 좌타자로 타석에 들어가보기까지 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이런 와중 부상도 여러번 겹치는 동시에 2차 9라운드에 뽑혔던 오재원이 예상치 못하게 급성장을 하면서 결국 짧았던 전성기를 끝으로 유의미하게 반등하지 못하고 백업을 전전하다가 은퇴하게 되었다. 두산에서 전성기를 맞이했고 두산에서 모든 선수 생활을 보냈지만 같은 팀의 같은 포지션에 한살 차이로 국가대표급 선수가 2명이나 있었다는 것은 팀 입장에서는 축복이였을지 모르나 고영민 입장에서는 저주에 가까웠다. 차라리 고영민이 전성기때 보여준 활약이 미미했다면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며 활로를 찾았을지도 모르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국가대표 2루수의 포텐을 가진 선수고 팀의 전성기를 함께했으며 팬들의 지지를 받는 선수를 헐값으로 보내준다면 팬들에게 어떠한 원성을 들을지 뻔히 예상이 되었을 것이고 타팀 입장에서도 아무리 고영민이지만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는 선수를 비싼 값에 데려오기엔 너무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5. 고변태
특이한 플레이 스타일과 연계되어 '고변태'라는 별명도 붙었는데, 이유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1. 2익수. 2익수라는 표현을 사실상 처음 만들어낸 주인공. 해당 항목 참고.
2. 보통 빠른 발과 마른 체격을 가지고 수비 부담이 높은 포지션[3]에 있는 선수들은 장타보다는 단타 위주로 안타 생산력을 올리는 편이지만, 고영민은 풀스윙으로 장타율을 올려 홈런을 양산한다. 일단 때렸다 하면 대형 홈런.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때는 MLB의 대표적인 투수 친화 구장인 펫코 파크 좌중간을 훌쩍 넘겼고, 베이징 올림픽 직전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는 장외홈런에 근접한 초대형 홈런을 잠실에서 쳐 냈으며, 올림픽 본선에서도 대만전에서 3점홈런을 치는 등 특히 국제대회 때 꼭 홈런을 하나씩 치곤 한다. 사실 고영민은 겉으로만 말라 보이지 183cm의 작지 않은 키를 가진 강골이며, 여기에 수비할 때도 부각되는 사실이지만 손목 힘이 강해서 장타능력이 꽤 있는 편.
3. 일반적으로 한 선수에게서 나오기 힘든 괴랄한 스탯. 이른바 변태스탯. 볼넷과 삼진이 극단적으로 많아 2008년에는 볼넷 2위, 삼진 1위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선구안이 좋으면 볼넷이 많아지고 삼진이 줄어드는데 고영민은 볼넷 개수도 많으면서 삼진도 많다. 이는 시간이 지나 세이버메트릭스가 유입되고 타자들의 타석 접근법에 대해서도 더욱 심도있게 고찰하면서, 존을 좁게 잡아서 치기 힘든 공은 그냥 버리고 좋아하는 존에 들어오는 공만 때려내는 고영민의 타석 접근법 자체가 볼넷과 삼진이 둘 다 많이 나올 확률이 높아서 그런 것으로 정리되었다. 추신수의 타석 접근법과도 유사하며, OPS 히터의 정의에도 부합한다. 그런데 이런 유형의 선수들은 스윙 자체를 아끼기 때문에 득점권 상황에서도 눈야구를 하는 일이 많아 생각보다 타점이 적은 경우도 많은데, 고영민은 득점권 찬스에서 이상하게 강해 타점이 상당히 많다.[4] 기록만 봐도 득점권 타율이 타율에 비해 1할가량 높다. 위에 언급한 2008년에도 무려 70타점을 기록했을 정도.
4. 보통 선수와는 다른 기묘한 플레이 스타일. 3루 베이스를 맞는 2루타를 친 후 자기 루에 있던 수비수가 공을 든 채로 멍 때리고 있을 때 단독 진루를 감행해 성공하거나[5] 이종욱과 상대팀을 뒤흔들기도 하고 2루수가 1루수에게 공을 던지는 동안 3루에서 홈을 밟거나 플라이 타구에 1루에서 2루로 가는 플레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5년 두산의 우승을 결정지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이지영이 앞쪽으로 블로킹한 짧은 폭투에 홈까지 내달려 세이프되는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마지막 병살 플레이. 자세한건 하술.
5. 찍히는 사진마다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역시 변태"를 외치게 만드는 재주.
6. 어떤 의미에서는 KBO 최고의 인터뷰어로도 유명하다. 두산팬들은 고영민이 좋은 활약을 보여 경기 MVP가 유력시되면 9회말 역전 위기 찬스 때보다 더 가슴을 졸인다고 한다. "바깥쪽에 포커페이스를 맞추고..."나 "김동주라는 선배님..." 등이 유명하다. '고무식'이라는 별명은 이 때문에 생겨난 것. 그런데 2009년 포스트시즌부터는 인터뷰 스킬이 엄청나게 좋아져서 팬들을 경악케 했다.
7. 최정에 버금가는 '사구를 부르는 얼굴'로도 유명하다. 주전이 된 이후 경기 출장 수가 적은 2009 시즌을 제외하고는 매해 사구 개수 순위권이다. 그 마른 몸매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렇게 맞아대는지 팬들이 궁금해할 정도. 사구를 맞을 때 표정이나 동작이 지극히 불쌍하면서도 변태스럽기 때문에 그날의 포토제닉을 장식한다.
다음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보여준 고변태 플레이들.
1. 베이징 올림픽 지역예선에서 2루 땅볼 포구 미스로 팀 패배의 원인 제공
- 이것 때문에 베이징 예선을 한번 더 치렀다. 게다가 부정오더 논란에 휩싸이면서 일본을 기쁘게 해주었다.
2. 베이징 올림픽 본선 캐나다전, 7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2루 대주자로 나와 더블스틸을 시도하였으나 3루에서 아웃.
- 그 다음 3루 주자 이진영이 박진만 타석 때 캐나다 투수 데이비드 데이비슨의 폭투를 틈타 홈으로 진루하였지만 태그아웃되면서 결국 이닝이 마감되었다. 류현진의 완봉승이 아니었으면 참 큰일날 뻔했다.
3.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 일본전, 1회 초 뜬금없이 보여준 롤링송구
- 무리하게 송구하다가 이승엽과 니시오카 츠요시가 부딪혀 주자방해로 2루 진루. 이후 1사 1, 3루에서 투수 앞 땅볼이 나와 병살타 처리가 충분했으나, 박진만과의 사인미스로 타자 주자를 살려주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4. 베이징올림픽 결승 쿠바전, 9회말 3:2로 앞선 1사만루 상황에서 병살 수비때 보여준 러닝스로우
- 진갑용은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던지는 x끼도 있구나...'라며 감탄했으며, 박진만도 공이 뽈뽈뽈 날아가는 걸 보며 미치는줄 알았다고. 심지어 고영민 스스로도 그 당시 자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회고했다. 참고로 당시 두산 팬들은 맨날 보던 거라 던지는 순간 우승이라고 직감했는데, 타 팀 팬들은 뭐 저런 새끼가 있냐며 순간 경악했다고 한다.
5.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2회 결승전 3회 아오키의 직선타 포구실책으로 일본의 선취점에 일조함.
- 게다가 역대 최강의 역전이 나올 뻔한 9회 귀신같은 헛스윙삼진...
아무튼 고영민에 대해 뭐라 표현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으면, 그저 변태같다 하면 된다.
[1] 특히나 한국이나 일본은 21세기 들어서도 내야 수비에 있어서 안정감을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크게 남아있던 만큼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고영민의 터닝스로우는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팬덤 사이에서도 그닥 환영받지는 못하는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최근에야 그런거 없다지만.[2] 100m 기록이 12초 대인데, 이 정도도 빠른 편이긴 하나, 이대형이나 이종욱같이 다른 빠른 선수들에 비해선 그리 빠른건 아니었다.[3] 대표적으로 2루수, 유격수, 중견수.[4] 9회말 2사에서 원바운드성 슬라이더를 노려 동점타를 때리기도 했다.[5] 2007년 4월 29일 롯데전 5회 1사 주자 없을 때 기록. 이 당시 3루수는 바로 이원석이고, 투수는 장원준으로, 3루 진루는 투수 실책으로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