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0년 10월 11일 경상남도 진주시 상봉동의 한 애완동물 호텔에서 강아지 곰순이가 방치되어 죽은 사건.기사1, 기사22. 경과
곰순이는 사모예드종으로 하얗고 북실북실한 털에 까맣고 동그란 눈, 쫑긋한 귀, 촉촉한 코, 마치 아기곰처럼 통통하고 순한 성격을 가져 보호자가 '곰순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곰순이는 사건이 일어나기 3년 전 보호자에게 입양된 강아지로 취업 준비를 할 때 혼자 공부하느라 너무 힘들 때 보호자에게 큰 도움이 된 강아지였으며 곰순이에 대한 보호자의 애정도 컸다.
2020년 10월 9일 보호자는 11일까지 취업시험을 보러 서울에 가게 되었는데 곰순이를 집에 혼자 둘 수는 없으니 진주시내에 있는 애견호텔에 곰순이를 맡겼다. 해당 애견호텔은 2018년부터 네 번이나 곰순이가 이용했던 곳이라 신뢰성도 컸다. 보호자는 오랜만에 곰순이를 맡기는 터라 신신당부하며 사료까지 챙겨주고 떠났다.
보호자가 곰순이를 맡기고 떠난 시각은 9일 오후 4시 30분이었다.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 40분에 애견호텔 사장은 곰순이를 쇠창살로 이루어진 좁은 케이지에 가두었는데 케이지 안에는 물과 사료, 배변 공간도 없었고 천장도 없어 사장은 케이지의 위에 플라스틱 판을 얹고 그것을 케이블 타이로 묶었다. 케이지에 손을 봐둔 사장은 오후 8시가 되자 퇴근하였고 곰순이는 다음날 사장이 출근할 시각인 오후 12시까지 장장 16시간을 케이지에 갇혀 있었다. 그 동안 울부 짖고 심한 몸부림을 쳤는데, 그 여파로 천장에 묶어둔 플라스틱 판이 내려 앉기도 했다.
다음날인 10일 오후 12시 출근한 사장은 개장 준비를 다 한 뒤에야 곰순이가 갇혀 있는 케이지의 문을 열었고 곰순이는 목이 말랐던 것인지 케이지에서 나오자 마자 물을 허겁지겁 마셨다.
그리고 당일 저녁 7시 20분 사장은 곰순이를 전날 가두었던 케이지에 다시 가뒀다. 내려 앉은 플라스틱 판을 다시 올려 놓고 그것을 케이블 타이로 고정시킨 뒤 10분 뒤인 7시 30분 퇴근했다. 다시 케이지에 방치된 곰순이는 울부 짖고 바깥으로 나오려 몸부림치다가 오후 9시 20분경 플라스틱 판을 고정하던 케이블 타이를 끊는 데 성공했다. 이후 쇠창살을 넘어 케이지를 빠져 나오려다 날카로운 쇠창살이 뒷발 허벅지와 배 사이에 꽂혀 버렸다. 쇠창살이 깊게 파고들어 빠지지 않았으며 곰순이는 12시간 동안 다리에 쇠창살이 박힌 채 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11일 아침 9시 20분 죽었다. 호텔 CCTV엔 케이지에 갇힌 곰순이의 불안해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됐지만 사장은 단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중에 추궁하니 사장은 10일에 2시간 일찍 퇴근하여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볼링장에서 볼링을 친 다음 귀가하여 친구들과 새벽까지 통화를 하다 잠들었다고 한다.
11일 오후 1시 30분 즈음 서울에서 시험을 마친 보호자는 곰순이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진주로 내려와 곰순이를 맡긴 애견호텔을 찾았다. 보호자가 도착한 시각엔 곰순이는 이미 죽어 있었다. 병원 검안 결과 사인은 감염과 순환 장애로 인한 사망이었다. 오른쪽 허벅지가 찔린 곳으로 세균 감염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날 사장은 과실을 인정하고 곰순이의 보호자에게 보상하겠다고 했다. 보호자는 이미 돈이 문제가 아니었으나 아픔을 똑같이 느껴 보란 마음으로 1000만원을 보상해 달라고 했다. 사장은 가지고 있던 160만원을 먼저 주고 나머지 840만원도 주겠다는 각서를 썼다. 진심으로 뉘우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12일 낮 12시쯤 사장은 돌연 태도를 바꿨다. 대뜸 보호자에게 전화해서 돈을 아무리 해도 구할 수 없다며 "법대로 하라"고 했다. 또 앞으로 개인적인 연락은 하지 말라는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다.
3. 보호자의 대응
곰순이 보호자는 14일 진주시청 농축산과 동물방역팀에 애견호텔을 신고했다. 그러나 담당 부서에선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계속된 항의 끝에 5일 뒤에야 해당 업체에 조사를 나갔다.확인 결과 해당 애견호텔은 사업자 등록만 해 놓은 '무허가 업체' 였다. 애견호텔과 미용을 겸하면 2018년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동물미용업과 동물위탁관리업 등록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무허가 업체'로 영업하던 3년 동안 이 같은 관리 밖에 있었다. 관할 지자체인 진주시청은 사고가 날 때까지 이 사실을 몰랐다. 동물보호법 제38조 2항에선 지자체가 '영업자에 대해 매년 1회 이상 점검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곰순이 보호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을 올렸다. 그는 동물보호법의 허술함을 알고 악용하는 사람이 없도록 해 달라며 동물 관련 사업에 대한 허가 기준도 강화해 달라고 청원했으며 무허가 영업을 방관한 지자체에 대해서도 처벌해 달라고도 했다.
4. 경찰의 무혐의 처분 및 논란
수사를 맡은 진주경찰서는 애견호텔 측의 동물 학대에 대해선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증거 불충분이 이유였다. 그래서 불기소 의견으로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에 송치했고 무허가 영업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을 냈다.#그러나 곰순이 보호자는 경찰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건 중요 증거인 애견호텔 CCTV 영상은 검찰에 제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CCTV 영상은 곰순이 보호자가 직접 검찰에 제출했다.
보호자는 "검사가 CCTV 영상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했으며 이와 관련해 해당 사건을 맡은 진주경찰서 수사관에게 동물학대 무혐의 사유를 물었으나 "직접 답변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CCTV는 확인했단 답만 들었다. 이어 진주경찰서 경무계를 통해 재차 답변을 요구했으나 "가르쳐드리기 곤란하다"는 대답만 들었다. CCTV를 안 낸 사유에 대해서도 답을 듣지 못했다.
곰순이 사망 사건에 대해 진주지청 관계자는 "경찰에서 사건이 올라왔고, 동물학대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이 동물학대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경찰에 재수사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보호자는 "재수사를 하더라도 다른 수사관이 맡게 해달라"고 청했다.